(앵커)
우리나라 철도 운영 120주년을 맞아 인천이 한국 철도의 시발지임을 알리는 특별한 전시가 열렸습니다.
전시는 철도의 최초를 기념하는 여러 조형물들이 그동안 엉뚱한 곳에 잘못 세워진 점을 지적하며,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강신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인 경인철도가 첫 영업을 시작한 건 1899년 9월 18일.
영업 개시 다음날 발행된 독립신문에 따르면, 당시 인천 정차장을 출발한 기차는 노량진역으로 이동해 대한제국 관료를 비롯한 귀빈을 태우고 인천역에 돌아와 개업예식을 열었습니다.
한국 철도의 시발지가 인천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사료입니다.
그런데 지난 1975년 세워진 철도 시발지 기념비는 정작 서울 노량진역에 있습니다.
개업예식 사진에 대한 한 연구자의 잘못된 판단을 검증없이 받아들이면서 엉뚱한 위치에 기념비를 세운 것입니다.
인천시립박물관은 철도 운영 120주년을 맞아 '다시 철도, 인천이다'를 주제로 특별전시를 열고, 철도의 최초를 기념하는 조형물들이 잘못돼 있다는 점을 알렸습니다.
[인터뷰 - 유동현 인천시립박물관장]
"서울 노량진역에 철도 시발지 기념비가 있는데 역사적 고증을 해보면 철도 시발지는 분명히 인천입니다. 노량진역에 있는 것을 가져오지 못할지라도 우리가 인천역 구내에 올바른 기념비를 새로 세워야죠."
경인철도의 기공식을 기념해 중구 도원역 인근에 세워진 한국 철도 최초 기공지 기념비도 마찬가지입니다.
박물관 측은 실제 기공식이 열린 곳은 비석이 세워진 곳에서 400여 m 떨어진 곳으로 기념비를 이전해 바로잡아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 철도의 시작이 우리 민족의 주체적인 노력에서 비롯됐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당시 일본과 미국에 사신단을 보내며 철도에 관심을 높여 왔던 조선 정부는 1896년 미국인 모어스와 경인철도 부설에 대한 계약을 체결해 공사를 시작합니다.
특히, 1888년 미국공사왕복수록에 따르면 조선과 미국 간 철도 부설 논의는 경인철도가 완공된 1899년보다 10여 년 앞선 시점에 이뤄졌습니다.
공사 중 재정난에 부딪힌 미국인 모어스가 일본에 회사를 넘기며 완공을 했지만 그 시작은 우리 민족이었던 것입니다.
[인터뷰 - 김성열 인천시립박물관 전시교육부장]
"일본이 아니라 미국인 모어스가 주축이 돼 만든 미국 동양건설회사와 부설계약을 체결하고 철도를 부설해 왔던 거죠. 우리가 스스로 꿈꿨던 철도의 역사는 미국인과 함께 시작했고 일본인들이 결과물을 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특별전은 수인선과 상인천역 등의 역사적 사실을 비롯해 미래 철도 지도 등 다양한 내용을 선보이며 다음달 27일까지 이어집니다.
경인방송 강신일입니다.
- 기자명 강신일 기자
- 입력 2019.09.18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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