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인천 서구 가좌동의 도축장 출입구 방역시설, 48시간 일시 이동중지명령에 따라 축산 차량 이동이 중단됐다. <사진=한웅희 기자>
18일 인천 서구 가좌동의 도축장 출입구 방역시설, 48시간 일시 이동중지명령에 따라 축산 차량 이동이 중단됐다. <사진=한웅희 기자>



(앵커)

경기도 파주에 이어 연천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면서 인천에서도 불안감이 커가고 있습니다.

방역 활동이 한 층 강화된 가운데, 돼지 농가와 관련 업계는 구제역 악몽이 되풀이될까 노심초사입니다.

한웅희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어제(18일)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파주 양돈농가의 돼지가 도축된 인천 서구 가좌동의 도축장.

출입구부터 인근 도로는 소독과 방역을 위해 뿌려진 석회가루로 바닥이 하얗습니다.

인천 전역은 물론 경기도와 서울을 포함해 이 곳에서 도축되는 돼지는 하루 1천400여 마리에 달합니다.

하지만 전국 가축에 대한 이동중지 명령이 내려지면서 도축장을 드나드는 차량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인터뷰/도축장 관계자]
"지금 스탠드스틸(일시적 이동중지명령)이 걸려서 내일 목요일 아침 6시 30분까지 전국에 모든 가축 운반 차량, 또 돼지 이동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도축장 주변 축산물시장은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입니다.

이 시장에서만 30년 넘게 도매업을 해 온 박창길 씨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30% 이상 줄었는데 돼지열병까지 발생해 걱정"이라며 "방역을 철저히 해 하루빨리 유통이 정상화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육점과 음식점 등 시장 내 130여 개 점포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뷰/차창덕 인천 축산물시장 상인회장]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고, 소비가 어떤 방향으로 튈지, 어느 정도까지 갈지 현재로선 아무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보니 저를 비롯한 상인들은 굉장히 좌불안석인 상태예요."

정부와 지자체가 총력 대응을 선언했지만, 돼지 농가들은 과거 구제역 악몽을 떠올리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인터뷰/한돈협회 인천지부 관계자]
"농가 분위기는 침울하죠. 그전에 구제역이 터져서 농가 피해가 상당히 많았거든요. 정신적으로나 금전적으로나 굉장히 많이 피해를 봤는데 또다시 그런 일이 생길까 봐 굉장히 조심하면서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죠."

농장주들은 현재 전전긍긍하면서도 휴대폰을 통해 전달되는 행동지침에 따라 농가를 소독하고 외출을 자제하는 등 전염을 막기 위한 활동에 분주합니다.

접경지역이면서 돼지열병 중점관리지역인 경기 김포시와 맞닿은 강화군은 고강도 차단 방역에 나선 상태입니다.

김포와 강화를 잇는 강화대교와 초지대교에서는 축산차량을 대상으로 거점소독시설을 활용한 24시간 방역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인천 돼지 농가 43곳 중 35곳이 몰려있는 강화군에는 현재 3만8천여 마리의 돼지가 사육되고 있습니다.

경인방송 한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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