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경인방송 라디오 <장용의 시사토픽> FM90.7

■ 진행 : 장용

■ 인터뷰 : 구영은 우리미술관 큐레이터 <다시듣기>

◆ 장용: 우리 사회를 가장 뜨겁게 달군 이슈와 인물에 대해 심층 인터뷰합니다. 이슈인터뷰! '괭이부리말 아이들'이라는 김중미 작가의 창작 동화가 있습니다. 아주 장편이죠. 읽어보신 분들 계실텐데요. 괭이부리말은 인천시 동구 만석동 일대의 다른 이름이죠. 이 동네가 요즘 많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달라진 풍경의 중심에 미술관이 하나 있는데요. 주변의 많은 분들의 반응도 좋고요. 과연 어떤 변화를 보이고 있는지 우리미술관의 구영은 큐레이터 모시고 그 얘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구영은 큐레이터 어서 오십시오.

◇ 구영은: 안녕하세요. 저는 인천문화재단 공간문화팀 우리미술관을 담당하고 있는 구영은이라고 합니다.

◆ 장용: 인천 문화재단 소속이신 거군요? 거기서 우리미술관에 파견을 가신 거예요?

◇ 구영은: 담당하고 있습니다.

◆ 장용: 어쨌든 우리 미술관. 이게 생기고 동구 만석동이 주민들도 너무 좋아하시고 많이 달라졌다고 하는데 뭐가 달라졌어요?

◇ 구영은: 전체적인 동네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습니다. 처음 우리미술관이 생길때 주민들이 경계심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이제는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계십니다. 특히 우리미술관이 골목에 있다 보니까 처음 방문하시는 분들이 길을 헤메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요즘은 어른분들이 먼저 미술관 왔냐고 물어보시고, 길을 설명해주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 장용: 두리번거리면 '미술관 왔어? ‘좌회전해서 들어가면 돼.'이렇게 되는 거네요?

◇ 구영은: 맞습니다.

◆ 장용: 그 변화를 만들어내는데 우리미술관이 큰 공을 세웠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우리미술관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설명 좀 해주세요.

◇ 구영은: 우리미술관은 인천 동구 만석동에 있는 작은 미술관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주최의 한국예술문화위원회 주관 국민체육공단에서 후원하는 작은 미술관 조성 사업 공모를 통해서 2015년 11월에 개관했습니다. 인천광역시 동구의 만석동 공간을 문화공간으로 조성해서 인천문화재단이 동구에 위탁을 받아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 장용: 우리미술관처럼 작은 미술관들이 전국에도 꽤 많은 모양입니다?

◇ 구영은: 전국에 9곳이 있습니다. 작은 미술관이 위치한 곳은 문화공간이 부족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작은 미술관의 취지는 문화 소외 지역의 시간문화 확산을 위해서 탄력적인 미술 전시 공간을 운영하는 지역 밀착형 상설 소규모 미술관입니다.

◆ 장용: 전국의 9곳이 있다고 하는데 지난해 작은 미술관 중에서 최우수미술관으로 우리미술관이 선정됐다고요?

◇ 구영은: 네. 맞습니다. 작은 미술관으로써 역할을 잘 수행했는지에 대한 평가를 해서 선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미술관으로써 본질적인 역할을 잘 수행했는지 지역에서 공공문화시설로 문화소외에 부합했는지를 기준으로 했습니다.

◆ 장용: 거기에 구영은 큐레이터님이 고생을 많이 하셨네요? 동구 만석동이 갖는 지역적인 특색이 분명히 있죠? 사실 냉철하게 얘기하면 문화적 인프라가 굉장히 부족한 곳이기도 했었고요. 근데 우리미술관이 생겼을 때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썩 달갑게 받아들이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 구영은: 네. 만석동 일대는 대부분 65세 이상 어르신분이 살고 계십니다. 그래서 우리미술관에 오시기 전에는 한 번도 미술관에 방문해보신 경험이 없으셨어요. 그래서 어른들에게 미술관과 문화예술공간이 생소하고 낯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처음 우리미술관에서 일하면서 만난 어르신분들은 특별히 할 일이 없이 앉아서 시간을 보내고 계셨어요. 이 분들을 보면서 문화예술 필요성을 많이 느꼈고요. 2016년부터 현재까지 어르신분들과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직접 집 앞이나 골목으로 찾아가서 모시고 오기도 하고,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어르신분들이 좋아하실만한 관심사를 반영한 활동들을 접목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굉장히 즐겁게 참여하고 계세요. 작년부터 어르신분들 참여가 안정적으로 바뀐 것 같아요. 그래서 활동 중에는 푸드아트, 타악기, 노래하기 등 예술 치료 성격과 유사한 활동들을 하면서 참여자들 간 소통의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결과를 모아서 봄에 전시를 하는데요. 가족과 친구들을 초대해서 어르신들 본인의 작품을 보여주시고 뿌듯해하시고 정말 좋아하십니다.

◆ 장용: 미술관이면서 문화센터 기능도 하시는 거네요? 그래야 재미있는 공간이 되죠.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어르신들이 직접 그린 그림도 전시도 하고 재밌겠네요. 상상만 해도 흐뭇한 일이고요. 어쨌든 본연의 자세는 미술관이니까 전시를 많이 하잖아요. 어떤 전시를 합니까?

◇ 구영은: 저희는 다양한 전시를 하고 있는데요. 특히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주민이 주인공이 되는 전시도 있고, 지역 대학과 함께하는 전시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미술관에 와서 수업도 하고, 9월에 전시를 하는 프로그램인데요. 이런 프로그램을 준비하게 된 이유는 점점 고령화 되는 마을에서 청년들이 구도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향후 지역에서 함께할 일을 하는 목적도 있습니다.

◆ 장용: 그렇다면 지역 주민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전시도 많이 하셨다고 하셨는데 어떤 전시들을 하셨는지 구체적으로 소개 좀 해주세요.

◇ 구영은: 저희가 매년 봄에 교육 프로그램을 했던 걸 모아서 전시를 하는데요. 교육 프로그램은 어린이반, 주부반, 어르신반이 있어요. 이 때, 주민들이 만들었던 도자기 작품이라든지 어르신분들이 그렸던 그림, 어린이들이 활동했던 영상, 그림들을 모아서 전시를 하고 있고요. 또, 주민들 작품에도 우리 미술관이 생긴 목적이 시간예술이 부족한 지역의 미술관을 짓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시간미술에 대한 경험을 높이기 위해서 가급적이면 다양한 장르의 전시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총 44회의 전시를 진행했는데요.

그래서 회화작품도 있고, 설치전시도 하고, 미디어아트, 키네틱아트 등도 하고 있습니다.

◆ 장용: 미디어 아트도 해요? 백남준 선생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좋네요. 그럼 지금은 어떤 전시가 진행되고 있어요?

◇ 구영은: 지금은 레지던스 입주자의 결과전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미술관 레지던스에서 1년 동안 입주해서 창작활동을 해 온 정미타 작가의 '문제상점'이라는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정미타작가가 우리 미술관 레지던스에서 지내면서 그 지역 주변에서 개인의 문제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그 결과물을 모아서 재해석한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이때 모아진 문제가 170건 정도 됩니다.

◆ 장용: 말 그대로 문제 상점이군요. 레지던스에 입주했다는 것은 미술관 안에 레지던스가 있어요?

◇ 구영은: 네. 2개가 있습니다. 창작 문화공간 만석과 금창이라는 레지던스가 있습니다.

◆ 장용: 그럼 전문 작가가 거기 생활하시면서 창작활동을 하시는 거예요? 근사하네요. 작은 미술관인데 레지던스가 있네요. 그렇게 작진 않군요?

◇ 구영은: 작은 공간들이 여러 개가 기능적으로 모여 있습니다.

◆ 장용: 굉장히 특이하고 짜임새 있는 그런 미술관 인것 같아요. 말이 작은 미술관이지 그 안에 있는 내공은 엄청나게 큰 것 같습니다. 전시도 하셨고 어르신분들, 어린이,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셨는데 자세하게 설명해 주실 것이 있을까요?

◇ 구영은: 저희 미술관에는 모든 연령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특히 어린이반같은 경우는 만석동에 있는 지역설화 '괭이부리 호랑이'라는 설화가 있어요. 그래서 그 설화를 주제로 음악미술, 연극 활동을 하고 작년에는 우리미술관 교재도 개발해서 초등학교와 인근 도서관에서 프로그램도 진행을 했습니다. 또, 청소년 프로그램도 진행을 하고 있는데요. 전시와 연계해서 청소년들이 작가들도 만나고 창작을 경험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장용: 청소년들이 미술, 예술 쪽에 창작에 관심 있는 친구들은 많은 도움이 되겠네요. 근데 다른 동네 사는 사람들도 이 프로그램에 참여 가능한 거죠? 꼭 만석동 사람들만 하는 건 아니죠?

◇ 구영은: 우선순위는 어르신반과 어른이반 같은 경우는 만석동 주민을 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 장용: 아무래도 지역 주민을 우선으로 하는데 자리가 나면 만수동 사는 사람도 가능한 거죠? 같은 만씨인데... 말 그대로 다양한 활동 속에 이렇게 되면 주민들의 반응, 지역 내 의미 있는 변화가 많이 있었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우리 동네에 이런 게 생겼다고 하면 자부심도 생기고, '여기 참여하면서 나도 70평생에 그림을 한번 그려봤어.'이런 뿌듯함의 사례를 들어주세요.

◇ 구영은: 어르신들이 처음에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참여를 꺼려하시고 그랬는데 참여를 하시면서 예술 활동에 대해서 많은 관심과 흥미가 생기셨어요. 자랑도 하시고, 미술관 활동도 했는데 미술관에서 소질이 있다고 했다~그런 자랑도 하시고, 또 본인의 작품을 소중하게 생각하세요. 그래서 저희가 작은 액자에 넣어서 전시가 끝나면 드리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소중하게 가져가시고 또, 무엇보다 어르신들이 자신감이 많이 생기신 것 같아요. 연세가 드시면 여러 가지 신체적, 기억력 저하가 되잖아요. 그런데 이런 활동을 하면서 성취감과 보람을 느끼시고, 주민들이 같이 모여서 활동을 하다 보니 대화도 많이 하시고, 소통의 시간도 많이 생긴 것 같아요.

◆ 장용: 그런 걸 세련됐다고 하는 거예요. 주민들의 활동은 그렇고, 관람객들의 반응은 어떤 것 같습니까?

◇ 구영은: 예전에는 만석동에 오시는 분들이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인지도랑 각종 언론에서 보도된 쪽방, 가난 이런 단어들을 떠올리면서 이쪽에 오셨는데 지금은 좋은 작품과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을 하기 위해서 괭이부리 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또, 지역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선입견이 많이 없어졌어요. 현재 우리미술관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방문자수가 점점 많아지고, 전국에서 우리미술관을 찾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처음 우리미술관을 방문하신 분들이 하는 말씀이 '따뜻하고 정감 있는 동네다.'라고 말씀하십니다.

◆ 장용: 홈페이지 주소는 어떻게 됩니까?

◇ 구영은: 갑자기 생각이...

◆ 장용: 우리미술관 검색창에 치면 다 나옵니다.

◇ 구영은: 네, 맞습니다.

◆ 장용: 우리미술관 검색하면 전국에 9개가 나올 것 같은데 인천 동구 우리미술관으로 검색해야 되나요?

◇ 구영은: 우리미술관이라고 치시면 바로 나오고요. 작은 미술관으로 치면 전국 9개 미술관을 검색하실 수 있습니다.

◆ 장용: 구영은 큐레이터님 오늘 나와 주셨는데요. 큐레이터로서 미술 전문가로서 생각하고, 경험, 진행하시면서 우리미술관의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 구영은: 우리미술관은 지역에서 지역 주민이 주인이 되는 목적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미술관이 주민과 나눌 것은 문화예술입니다. 그래서 삶 속에 스미는 문화예술로 점점 더 행복해지는 모두가 되도록 역할을 다하는 것이 우리미술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 장용: 여기 음악회도 열립니까?

◇ 구영은: 마을 잔치를 가을마다 했어요. 수업에서 배운 노래, 악기 연주들을 모아서 가을에 잔치를 하고, 또 가족과 친구 분들을 초대해서 공연도 하고요.

◆ 장용: 솜씨 뽐내기도 하셨네요. 구영은 큐레이터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우리미술관의 앞으로의 계획은 뭐가 있습니까?

◇ 구영은: 2019년이 얼마 안 남았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미술관은 전시가 아직도 2개가 더 남았어요. 우리미술관 레지던스 작가인 박유미 작가의 '문밖 살롱'과 인천 세종 작은 미술관 교류전시회가 준비 중입니다. 세종에 있는 작은 미술관과 우리 미술관이 함께 하는 전시입니다. 많은 관람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미술관은 계속 새롭고 좋은 전시를 준비하고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 지역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서 작지만 알찬 문화 공간이 되고자 합니다.

◆ 장용: 표현이 작다는 것은 스몰의 느낌이 아니라 아주 견고하게 만들겠다는 의미로 들립니다. 오늘 아주 훈훈한 소식을 함께해서 저도 참 반가웠네요. 오늘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천 동구 만석동에 있는 우리미술관의 구영은 큐레이터와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애청자분들도 한 번 가보십시오. 멀지도 않고요. 동구 만석동에 가시면 구영은 큐레이터가 여러분들을 반갑게 환영해주실 거고요. 미술관도 설명해주실 겁니다. 가서 한 번 쓱 보시면 뇌가 맑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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