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사들이 관할 지자체에 제출한 사살한 멧돼지 폐사체 처리 사진. <사진=청취자 제공>
엽사들이 관할 지자체에 제출한 사살한 멧돼지 폐사체 처리 사진. <사진=청취자 제공>


(앵커)
경인방송은 앞서 경기도 내 각 지자체가 엽사들에게 사살한 멧돼지 폐사체 처리를 '주먹구구식'으로 지시한 사실을 보도했는데요. (2019년 10월 17일자)


올해 새해 첫날부터 또다시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은 멧돼지가 나왔지만, 도내 각 지자체에선 여전히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멧돼지 폐사체 처리에 생석회가 아닌 밀가루를 뿌리거나, 잡은 멧돼지를 다시 내다 팔고 있다'는 지적인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조유송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에서 엽사로 활동하는 A씨.


A씨는 올해 새해 첫날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은 야생 멧돼지가 또다시 발견됐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 엽사 A씨]
"돼지를 팔아먹던지 사진만 갖고 오면 돈 준다 이런 식이고 (현장에 공무원 안 나오고요?) 공무원 나온 역사도 없고. 그냥 갖다 집어던지고 사진만 찍으면 되고 밀가루 봉지에다 한 움큼 가져가서 뿌려놓고 와도 누가 보는 사람도 없어요. (실제로 밀가루 뿌리는 사람도 있나요?) 있죠"

엽사들 사이에선 상대적으로 상태가 좋은 멧돼지는 암시장에 마리당 40~50만 원을 받고 내다 팔기도 하는 데다, 직접 조리해 자가소비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지자체는 인력 부족을 이유로 손을 놓고 있습니다.


[녹취 / B시청 관계자]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해당 엽사가 사진을 찍어서 보내면 되나요?) 바쁠 때는 그렇게 하고요. 제가 다 나가서 확인할 수는 없으니까"


사살한 멧돼지 폐사체가 제대로 처리됐는지 확인조차 안 되는 겁니다.

게다가 '관할 지자체가 폐사체 처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규정도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녹취 / 경기도청 관계자]

"(규정은 따로 없다는 말씀이시죠? '현장을 확인해야 한다'는) 처리 방법만 있는 거지 어쨌든 교육은 했는데 일일이 현장을 다 확인하는 건 사실 어려운 부분이거든요. 그 사람(엽사)들에게 맡기는 거죠"


취재가 계속되자 도는 각 시·군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사살한 멧돼지 폐사체 처리 과정에서 엽사가 이를 시중에 판매거나 자가소비할 경우 영구 활동 정지 처분을 받게 됩니다.


경인방송 조유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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