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한 버스기사 (기사와 관련없는 사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마스크를 한 버스기사 (기사와 관련없는 사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코로나 19' 여파속에 하루 평균 수백여명의 승객을 대하는 인천의 버스운전자 상당수가 마스크를 지급받지 못해 자비를 들여 구매하고 있는 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인천시와 버스업체는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합니다.

한웅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인천의 한 버스회사에 근무하는 A(43)씨는 서구 청라에서 남동구 구월동까지 1시간 20분 거리를 왕복 3번 운행하며 매일 400명이 넘는 손님을 태웁니다.

하지만 A씨가 '코로나 19' 확산 이후 회사에서 지급받은 마스크는 고작 2장입니다.

자비로 마스크를 구입하는 게 부담스럽지만, 자신은 물론 가족과 손님의 건강을 위해선 어쩔 수 없습니다.

[인터뷰 / 버스기사 A씨]
"일단 저희는 많은 대중들을 만나는 직업이잖아요. 마스크라도 써서 저 뿐만 아니라 대중분들 위해 마스크를 써야 하는데 무방비로 노출이 된 상황이라서 걱정이 되는 거죠."

오늘(14일)에서야 처음 마스크를 지급 받은 버스기사들도 있었습니다.

연수구 옥련동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버스기사 B(53)씨는 "감기 걸린 손님만 타도 감기가 옮는데, 지급이 안 되니깐 불안한 마음에 개인적으로 사서 써왔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인천시는 버스업체에 수차례 마스크 지급을 지시했다고 했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마스크 구매가 어려울 경우 '버스기사가 개별로 구매한 영수증을 제출하면 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게 했다'고 했는데, 버스기사들은 물론 업체들도 상당수가 모르고 있었습니다.

버스업체들은 마스크 수급이 어려운 점을 토로하면서도 시의 지원이 없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 C 버스업체 관계자]
"공문은 뭐 엄청 내려와요. 하라고 하라고 하는데. 예산 지원은 어떻게 할 것이며. 공동 구매라도 해가지고 나눠 주던지. "

반면 인천시는 '마스크 구매는 각 버스업체가 할 일'이라는 입장입니다.

시 관계자는 "기사에 대한 고용을 각 업체가 했기 때문에 마스크 지급은 업체 측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준공영제라고 모든 걸 시가 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시는 지난해 기준 '시내버스 준공영제'에 1천2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사용했습니다.

국가 재난에 준하는 상황이지만 시와 업체의 책임 떠넘기기에 버스운전자들의 고충은 커가고 있습니다.

경인방송 한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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