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바이러스 <사진=연합뉴스>


(앵커)
'코로나19' 자가격리 해제자들에게 "엘리베이터를 타지 말고 계단으로 다니라"고 하는 등 이웃 주민들 간 갈등이 빚어지면서 우울감과 불안감을 호소하는 '2차 피해'가 일어나고 있는데요.

자가격리 해제자들은 이 같은 '사회적 낙인'에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는 등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조유송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최근 자가격리 해제 조치를 받은 A씨는 현재까지도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재난심리지원 상담을 끝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웃 주민들 간의 '사회적 낙인' 때문입니다.


A씨는 가깝게 지내던 이웃 주민들로부터 "엘리베이터를 타지 말고 계단으로 다녀라",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지 말라"는 말을 들은 뒤 고립감과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최근 자가격리 심리 상담을 마친 B씨는 자신의 개인정보가 이웃 주민들 간에 공유되면서 상담 과정에서 "극단적인 생각도 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이들을 현장에서 돌보는 도내 상담가들은 이러한 사회적 낙인이 우울감과 불안감을 더욱 악화시킨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 경기도청 관계자]
"지역사회 내에서 지인들이 있었는데 그 지인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하니까 본인 삶이 무너져 내리신 거죠. 그 동네 오래 사셔서 믿었던 지인들인데. 격리가 해제됐는데도 불구하고"


도가 지난 1월 말부터 진행한 '코로나19 자가격리자 심리지원'은 16일까지 모두 3천여 명의 도민이 심리 상담을 받았습니다.


이중 2천500여 명은 상담을 끝냈지만, 나머지 400여 명은 현재까지도 상담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중 도에서 파악한 고위험군은 모두 10여 명에 달합니다.


전문가들은 심리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친인척 등 가까운 지인과의 꾸준한 연락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인터뷰 /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의학과 교수(전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
"활동이 없어지면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지는 건 일반적인 것이거든요. 지금 과장돼 있기 때문에 너무 불안을 가질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번 기회에 그동안 못 챙겼던 가족들과 연락하고 친척들도 챙기고 좋은 기회로 만들 수 있거든요"


전문가들은 또 "코로나 관련 TV와 온라인 뉴스와 같은 미디어와 거리를 둘 필요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현재 이들을 위해 도내 31개 시군에 설치된 정신건강복지센터는 모두 37개소로 집계됩니다.


경인방송 조유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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