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통합당 연수을 경선에서 승리해 기뻐하고 있는 민경욱 의원 <연합뉴스 제공>
지난 24일 통합당 연수을 경선에서 승리해 기뻐하고 있는 민경욱 의원 <연합뉴스 제공>

미래통합당 인천 연수을 후보 공천이 하루에만 두 번 뒤집히면서 '막장 드라마'를 연출했습니다.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 간 힘겨루기가 도화선이 됐습니다.

통합당 최고위원회는 어제(25일) 저녁 황 대표 주재로 비공개 회의를 열고, 공관위가 요청한 '민경욱 의원 공천 무효'를 기각했습니다.

앞서 공관위는 인천시선관위가 민 의원의 선거 홍보물에 허위사실이 포함됐다고 결정하자 민 의원에 대한 공천을 취소하고, 경선 상대인 민현주 전 의원을 단수후보로 추천했습니다.

그러나 이진복 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최고위원회의 이후 브리핑을 통해 "(해당 문제가) 법률적으로 그렇게 심각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 하에 공관위에서 올라온 것을 취소했다"고 말했습니다.

공관위가 민 의원의 공천 취소를 결정한 지 불과 4시간 만에 최고위가 이를 번복하면서 하루에만 후보가 두 번이나 바뀌는 사태가 전개됐습니다.

미래통합당 인천 연수을에 단수 추천으로 공천이 확정됐으나 공관위 번복으로 민경욱 의원과 양자 경선을 치르게 된 민현주 전 의원이 1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당 공천 관련 기자회견 중 울먹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미래통합당 인천 연수을에 단수 추천으로 공천이 확정됐으나 공관위 번복으로 민경욱 의원과 양자 경선을 치르게 된 민현주 전 의원이 1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당 공천 관련 기자회견 중 울먹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선관위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두고 최종 결정이 내려지긴 했지만, 통합당의 연수을 공천 과정은 '막장 드라마'를 방불케 했습니다.

애초 당 공관위는 지난달 28일 연수을 현역인 민 의원을 컷오프하고, 민 전 의원을 단수후보로 추천했습니다.

그러나 최고위의 재의 요구를 공관위가 수용하면서 단수추천이 취소되고 경선이 진행됐습니다.

경선 결과 민 의원이 승리하면서 공천을 확정짓는 듯 보였지만, 선관위의 '허위사실 공표' 결정에 공관위는 또 다시 공천 취소를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최고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민 의원은 두 번째 컷오프(공천배제)를 목전에 두고 기사회생했습니다.

반면 민현주 전 의원은 두 번이나 단수 추천을 받고도 탈락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됐습니다.

당 지도부와 공관위는 취소에 취소를 거듭하는 공천 결과에 장외 설전까지 벌이며 갈등을 그대로 노출했습니다.

선거가 불과 20여 일 남았지만, 지역 유권자들은 후보의 정책이나 검증은 커녕 자고나면 바뀌는 후보에 혼란을 겪어야 했습니다.

형평성 문제도 제기됩니다.

앞서 통합당은 연수갑 경선에서 승리한 김진용 전 인천경제청장에 대해 선관위가 '허위경력 기재'로 판단하자 공천을 취소하고, 경선 상대인 정승연 인하대 교수를 공천했습니다.

비슷한 사안에 대해 다른 결정이 내려지면서 황교안 대표가 친황(친황교안)계 인사로 알려진 민 의원 챙기기에 직접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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