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천 영종도에는 워터파크 없는 워터파크역이 있습니다.

국제적인 수상 레저 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워터파크는 수 년째 조성되지 않고 있습니다.

주민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강명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인천시 중구 운서동에 위치한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의 '워터파크역'.

역명과 달리 워터파크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역에서 50m 떨어진 곳에 경정 훈련장과 축구장만 있을 뿐입니다.

지역 주민조차 '워터파크 없는 워터파크역'에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인터뷰 / 김창용(47) 씨]
"워터파크역 이라고 역사를 만들어 놓고 워터파크를 왜 안 만드는 지도 사실은 저희도 잘 모르겠어요."

지난 2008년 국토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공항 남측 유수지에 워터파크를 조성하기로 하고, 잔여 부지에 자기부상철도가 들어서자 '워터파크역'이라는 이름까지 붙였습니다.

경정 훈련장과 수상레저 시설이 있는 워터파크가 조성되면 연간 15만 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인터뷰 / 김민영(48) 씨]
"워터파크로 개장이 된다면 지역적으로도 아이들에게 아주 좋은 공간으로 여건을 마련해줄 수 있고. 워터파크 역이라는 명칭이 있기 때문에 워터파크가 곧 이곳에 조성되지 않을까."

하지만 현재 워터파크 조성이 계획된 부지는 갈대만 무성한 채 방치돼 있습니다.

공항공사는 투자자를 모집하는 대로 워터파크 개발 사업을 재개한다고 했지만 기약할 수 없는 상황.

실체 없는 역명으로 혼선은 불가피하지만 역명 변경 계획은 없습니다.

[인터뷰 / 인천공항공사 관계자]
"어차피 스포츠 시설은 들어오진 않았는데 경정 훈련장은 들어와 있잖아요. 지금까지 (역명) 변경 계획은 없다고 해요."

사정이 이렇자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역명 변경이 어렵다면 방치된 부지에 다른 편의시설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비슷한 사례인 '신길온천역'은 4호선 연장 개통 당시 역사 인근에 온천개발 계획이 있었지만 결국 무산됐습니다.

역명을 놓고 시민들이 혼선을 빚자 안산시는 최근 '신길온천역'의 새로운 이름을 시민들에게 공모하고 명칭 변경을 진행 중입니다.

하루 평균 수천 명의 승객이 이용하는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 워터파크 없는 '워터파크 역'을 4년이 넘게 지나고 있습니다.

경인방송 강명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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