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 백령도 전경. <사진 = 옹진군 제공>
옹진군 백령도 전경. <사진 = 옹진군 제공>

최근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서 20대 출산모의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사연이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쓸쓸함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이 사연은 백령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의 원인과 이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호소하는 글인데 섬이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저조한 청원동의를 얻는데 그치고 있습니다.

해당 글은 지난 21일 20대 출산모가 60대 남성이 음주상태로 몰던 트럭에 치여 사망한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당시 사고로 사망한 여성은 출산한지 50여 일밖에 되지 않은 산모.

사고가 발생한 지 10시간 동안 응급수술을 받지 못해 사망으로 이어졌다는 사연입니다.

당시 백령병원의 응급수술이 어려워 육지에서 10시간만에 들어온 의료진으로부터 진료를 받았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 산모를 살리기 위해 헬기를 띄우려고 했지만 기상상태가 좋지 않아 이마저도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이 같은 사연을 전하는 청원글에는 이번 음주사고가 도서지역의 열악한 의료체계와 대중교통의 문제점을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도서지역의 경우 오후 6시 이후에는 버스 등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하게 음주운전이 잦은 상황.

실제 작년 10월에도 만취한 택시기사가 70대 남성 관광객 2명을 치어 1명이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경찰 역시 부족한 인력으로 섬 치안을 담당하고 있다보니 음주단속까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입니다.

게다가 섬 지역은 도심지와 다르게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인도'가 없어 교통사고 발생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연은 오늘(27일) 오전 10시 기준 3천66명의 동의를 얻는데 그쳐 청와대 국민청원 요건인 20만 명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천 옹진군과 강화도 등 도서지역 주민수가 모두 8만9천385명인 점을 고려하면 이 사연이 국민청원의 동의를 받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

백령도 주민 김모 씨는 "이번 사고는 백령도의 열악한 의료체계와 대중교통 특히 음주운전이 문제"라며 "주민서명을 받아 의료지원에 대한 건의는 인천시에 하고, 음주운전에 관한 문제는 인천경찰청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사연의 국민청원 마감 기간은 다음달 20일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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