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학재 전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 방송 : 경인방송 라디오 <김성민의 시사토픽>

■ 진행 : 김성민 PD

■ 인터뷰 : 이학재 전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인천 서구갑)

◆ 김성민 :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지 벌써 두 달이 지났습니다. 국회에 처음으로 들어가는 초선의원들도 있고, 반면에 낙선한 현역 의원들도 있었죠. 이번 시간에는 인천 서구갑 지역구의 미래통합당 이학재 전 의원과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이학재 전 의원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학재 : 네 안녕하세요.

◆ 김성민 :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 이학재 : 제가 한 42일간 백두대간 종주를 하고 지난 목요일 저녁때 돌아왔습니다. 주로 산에만 있었습니다.


"오래 전부터 백두대간 동경했었다"

◆ 김성민 : 백두대간 종주, 이게 사실 쉽지 않은 일이에요. 어떻게 하다가 백두대간 종주를 해야겠다고 결심하셨습니까?

◇ 이학재 : 백두대간이 우리 백두산에서부터 지리산까지잖아요. 북한 빼면 진부령에서부터 지리산까지 구간인데 우리 국토의 중심축이기도 하고 허파이기도 하고 등뼈이기도 하고 그래서 동경을 했었어요. 언제 한번 가야겠다. 그랬는데 이번 낙선이 저에게 좀 큰 선물 중에 하나가 그런 기회를 줬죠. 그래서 가자 그리고 제가 공직 생활만 한 18년 정도 하다 보니까 한 번 마음의 정리라고 할까요.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그런 생각으로 떠났습니다.

◆ 김성민 : 구체적으로 코스도 설명해주실까요?

◇ 이학재 : 코스는 백두대간은 남에서부터 북으로 가는 북진도 있고 북에서부터 남으로 가는 남진도 있는데 저는 지리산서부터 해서 진부령까지 북진으로 해서 갔고요. 대표적인 큰 산 권역은 보면 지리산, 덕유산, 소백산, 태백산, 오대산, 설악산, 금강산 권역까지 쭉 연결되는 것이고 이 산은 우리도 보통 산을 가면 계곡으로 해서 많이 올라가는데 이건 능선. 산마루의 금을 타고 가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마루금이라고 하고 여기에는 그러다 보니까 물이 지나가는 곳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에요.

계곡물 같은 것이 지나가는 것이 없는 것이고요. 그러니까 산에서 물 구하기는 굉장히 힘든 것이고 가끔 아주 간혹 가다가 예를 들자면 지리산의 선비샘이라든지 그런 샘이 가끔씩은 있지만 전체 구간 중에서 제가 보기엔 한 서너 번밖에 없었어요. 그러니까 한 전체가 백두대간은 1400km라고 하는데 남한 구간만 하면 대략 750km인데 그 750km 내에 샘이 없는 것이죠.

◆ 김성민 : 식량 보급은 어떻게 하셨습니까?

◇ 이학재 : 다 지고 간다 그러면 쌀도 한 가마 지고 가야 하니까 불가능한 것이고요. 산의 마루를 쭉 탄다 하더라도 그 산에 약간 낮은 곳에 옛날부터 과거를 보러 가거나 무슨 보부상들이 지나갔다든지 그러다 보니까 그게 길이 됐다든지 대관령 진부령 뭐 이런 것들이 다 그런 데잖아요. 그런 데를 지나갈 때에 지원을 받아서 거기서 지원을 받고 숙박도 그 근처에 있는 처음엔 텐트에서 며칠 잤었는데 텐트에서 자는 것이 불법인 경우도 많고. 그걸 다 지고 다닐 순 없는 것 이거든요. 그래서 지원을 받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 김성민 : 어떤 생각을 하셨습니까 백두대간 종주를 하면서?

◇ 이학재 : 백두대간은 참 아름다워요. 아름답고 근데 그런 아름다움을 저나 극성스러운 산악인들만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아까운 것이에요. 왜 그러냐면 등산로 정비가 안 돼서 위험한 구간이 많고 그런 곳은 대부분 비법정 등산로로 지정해뒀기 때문에 출입이 안 되고 들어가는 것 자체를 불법화하고.

그래서 저는 빨리 여기를 정비해서 그래서 모든 국민들이 이 백두대간을 즐길 수 있게 하고 그러다 보면 전 세계에서 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을 세계인들이 백두대간으로 정해서 오고. 그러면 우리 관광 산업에도 경제에도 도움이 되고요.

우리는 사계절이 뚜렷해서 봄 여름 산하고 가을산 겨울산이 다 다르잖아요. 한 곳에 세 번도 올 수 있고요. 그런 것을 많이 생각을 했고. 또 인심이 전국의 인심이 정말 좋아요. 도시 생활만 하다 보니까 각박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어디를 가든지 저는 왜 사람들이 이렇게 선할까.

이런 정도로 민박집 같은 데에 갔는데 거긴 약간 특이한 케이스인데 1인당 만 원씩 받는 것이에요. 저희는 두 명 가서 2만 원을 냈는데 그런데 밥값이 6천 원이에요. 3만 2천 원에 숙박과 식사가 다 해결되는데 그런데 여기서 그런 데는 식당이 아니니까 민박집이니까. 곱창을 내왔는데 이게 식당에서 먹으면 한 5만 원치 되는 것이에요. 그리고 출출하다고 전 부쳐주시고 그러니까 너무 고마워서 2만 원을 더 드렸어요. 그랬더니 싸움이 붙은 거예요. 안 받으시려고. 그래서 결국 타협해서 만 원만 드리고. 대부분이 그래요.


"백두대간에서 4시간 동안 길 잃고 헤맸다"

◆ 김성민 : 이게 우리 인심인 것 같아요. 사람 사는 인심. 청취자 정원 님께서 죽기 전에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백두대간 종주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마음이 착해요"라고 해주셨어요. 종주 과정에서 에피소드 있을까요?

◇ 이학재 : 에피소드가 일단은 길을 잃어서 4시간 동안 산속에서 헤맸던 것. 그러다가 그 길을 잃은 걸 알았을 때.

◆ 김성민 : 안 무서워요?

◇ 이학재 : 산은 좀 무섭긴 해요. 무섭다고 하면 이제 산짐승들이 있을 수도 있고.

◆ 김성민 : 들개한테도 쫓긴다고 하더라고요.

◇ 이학재 : 저는 그런 건 없었는데 산짐승이 있을 수가 있고요. 막연하게 곰이라든지, 멧돼지라든지 이런 걱정들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무서운 건 이런 암벽이라든지 위험한 것이 제일 무서웠는데 길을 잃었다가 내가 길을 잃은 걸 알았을 때 털썩 주저앉고 울고 싶은 심정.

빨리 오늘은 틀렸으니까 탈출해야겠다 했는데 길을 잃었으니까 탈출로도 없고. 그래서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서 길을 찾았을 때 이 안도감 내지는 그냥 시작한 것 이런 것이 큰 에피소드고. 괴산에 가면 은티마을이라는 곳이 있어요. 굉장히 예쁜 마을인데 거기서 자는데 산에 별이 쏟아지는 것이에요. 그거 우리 못 보잖아요 잘. 아궁이에 불 때서 구들 뜨끈뜨끈하게 해 주시고 거기에서 불 땐 숯으로 삼겹살 구워 먹고 이런 것들.

◆ 김성민 : 상상만 해도 좋습니다.

◇ 이학재 : 많은 분들을 만났는데 농촌 분들이죠. 산에 사시는 분들. 산촌에 사시는 분들 이런 분들의 인심, 이런 것들이 정말 많이 남았어요.

이학재 전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인천 서구갑). 사진=이학재 전 의원 SNS
이학재 전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인천 서구갑). 사진=이학재 전 의원 SNS

"미래통합당이 발목만 잡고, 짜증나는 집단으로 보였을 수도"

◆ 김성민 : 백두대간 종주하면서 정치 생각은 안 하셨습니까?

◇ 이학재 : 정치는 그동안 제 개인적으로는 오랫동안 18년 동안 했는데 제가 특별한 재주가 있어서 했다기보다는 특히나 선출직이니까 많은 분들의 도움 속에서 했는데 그 도움받은 만큼 잘했는지, 또 하다 보면 정치가 결국은 조정과 타협이고 그러다 보니까 상대방들의 의견을 다 수렴하지 못해서 상처가 있을 수도 있고요.

그런 것들은 없는지 이런 생각 개인적으로도 많이 했고요. 또 제가 보기에는 이번 선거 결과가 굉장히 일방적으로 끝났잖아요. 그것에 대한 한편으로는 반성이랄까요. 이런 상황이 만들어진 데에 대한 반성이고 앞으로는 또 한쪽으로만 가면 안 되니까. 그런 우려, 이런 것들도 좀 생각을 했죠.

◆ 김성민 : 미래통합당이 왜 이렇게 참혹하게 패배를 했을까요 이번 선거에서?

◇ 이학재 : '제 탓이오. 미래통합당 탓이오'지요. 그런데 저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더불어민주당이 잘해서 선거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고 하기보다는 우리가 잘못해서 선거 결과가 이렇게 나온 측면이 많다는 생각을 해요.

왜냐면 여러 가지 구체적인 말씀을 시간상 다 드릴 순 없지만 우리가 여러 가지 비판을 하는 것이 황당한 것들이 아니고 나름대로 근거가 있는데, 그것이 비판에만 머물렀지 우리가 선도적으로 그것에 대한 대안이랄까 행동 실천이랄까 이런 것들이 부족하다 보니까 말뿐이고 쟤네들은 발목 잡기만 하고 이렇게 짜증 나는 집단으로 보이는 그런 측면이 많이 있는 것 같고요.

스스로를 변화시켜야 되는데 맨날 같은 말을 반복하다 보니까 수구적이고 개혁적이지 않고 다들 변화를 요구하는데 그런 것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 김성민 : 이번 총선 치르시면서 개인적으로 얻은 것과 잃은 것 뭐가 있을까요?

◇ 이학재 : 잃은 것은 국회의원을 잃었고요. 자리를 잃었고. 얻은 것은 늘 선거니까 많은 사람을 얻습니다. 이 어려움 속에서도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고 응원을 해준 마음들 그런 것들을 얻었고 저는 선거에서 져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 김성민 : 처음 지신 것이죠?

◇ 이학재 : 네네. 반장 선거서부터 제가 진 적이 없었는데 그런데 진짜 진 사람의 심정이랄까요? 이런 것들도 많이 얻었죠. 그리고 진짜 백두대간을 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 이게 얼마나 큰 축복이에요.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는 인천을 살리는 길"

◆ 김성민 : 미래통합당의 인천시당 위원장으로 거론이 되고 있어요. 생각 있으세요?

◇ 이학재 : 제가 그것은 산에 있었기 때문에 전혀 거론된 것조차도 모르고 실제로 그런 거론이 전혀 모르겠고요. 일정이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겠고 아마 당에서 시당위원장도 해보기도 했고 뭐라 그럴까 큰 벼슬이 아니니까. 당에서 우선 어떤 논의들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 김성민 : 알겠습니다. 바깥에서 보시기에 백두대간 종주하시느라 못 보셨을 것 같지만 바깥에서 보셨을 때 서구청이나 국회에 바라는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떤가요?

◇ 이학재 : 국회 전체로 보다 지역으로 보면 태생적으로 서구 출신이고 인천 출신이고 그러다 보니까 특별한 재주는 없어도 우리가 잘 되어야 된다. 이런 애향심 같은 것이 있잖아요. 우리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구청장님들이나 국회의원분들이나 이런 분들 중에서는 고향이 이쪽이 아닌 분들이 많이 있으시잖아요. 그래서 이분들은 애향심이 없다고 규정하는 것이 아니고 그렇기 때문에 더 지역이라든지 지역 주민이라든지 거기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바라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 김성민 : 인천 서구지역 현안 중에 이거 하나만은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이런 것이 있으실 것 같아요.

◇ 이학재 : 저는 고속도로 일반도로화 그겁니다. 그건 제가 수도 없이 강조한 건데 이건 인천을 살리는 길이고 인천을 재생시키는 길이고 굉장히 오랫동안 준비되어왔던 건데 시장이 바뀌면서 자꾸 이게 잘 안 되는 것이 이번에도 원래 유정복 시장 때 계획으로 하면 내년이면 끝나야 되는데 박남춘 시장 임기 동안에 시작이나 할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그래서 사업 방식만 가지고 이게 좋다 나쁘다 이렇게 하다 보면 한도 끝도 없기 때문에 일단은 언제 끝난다는 걸 정리하고 밀어붙여가면서 사업 방식이라든지 예산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해결해 나가야 시간 내에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 김성민 : 1분 정도밖에 안 남았네요. 끝으로 계획 한마디 해주시고 마무리하죠.

◇ 이학재 : 제 계획은 일단 70이 되기 전에 다시 백두대간 종주를 하는 것이고요. 제가 종주하면서 느낀 것이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아 등산로 정비를 해서 우리 국내분들 뿐만이 아니고 외국인들도 자주 찾는 그런 것을 만드는 데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제가 18년 동안 구청장으로서 국회의원으로서 정치나 행정을 바라봤는데 이제는 정말 시민의 입장에서 제가 안 그러려고 해도 관의 입장이나 정치인의 입장에서 정치나 행정을 봤을 수도 있거든요. 시민의 입장에서 좀 봐야겠다. 함께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김성민 :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학재 : 감사합니다.

◆ 김성민 : 미래통합당 이학재 전 국회의원과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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