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무의대교가 개통되면서 영종도에서 무의도까지 육로로 이동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런데 무의도 해안도로변에 해양쓰레기와 위험 폐기물들이 쌓여 있어 안전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현장에 김도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무의대교 개통 이후 관광객이 급증한 인천 중구 무의도입니다.

연륙교가 생기고 교통량이 4배 가까이 늘었지만, 무의도 곳곳에서는 방치된 위험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무의도에서 소무의도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광명항 선착장입니다.

바다와 맞닿은 해안도로 길가에는 기름통을 비롯한 온갖 대형 폐기물이 즐비합니다.

줄지어 방치된 기름통 안에는 심지어 기름이 가득 차 있습니다.

뚜껑이 열려있어 냄새와 육안으로 내용물이 기름인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름통 바로 옆 1m 채 안 되는 거리에는 상점이 붙어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인화물질이 관리가 안 되고 있어 주변 상인들과 관광객들이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겁니다.

기름통 위 담배꽁초와 기름통 바로 가까이에 버려진 라이터들도 보입니다.

무의도의 한 주민은 공무원들이 기름통 방치 현장을 확인했지만, 처리는 감감무소식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 주민 A씨]

"위험하죠. 3개월 전에도 이거 (사진) 찍어가고, 두어 번 (사진) 찍어가고 하는 걸 내가 봤어요. 처리도 안 하고 그냥 있어요. 오래됐어요. 아무튼. 작년부터 (기름통이 방치돼) 있었다고 보죠."

광명항 반대 방향 해안도로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도로 한편에는 깨진 수족관들과 어망, 부표 등이 뒤엉켜 쌓여있습니다.

배를 정박할 때 사용하는 쇠말뚝(닻) 한 무더기도 녹슨 채 방치돼 있습니다.

인도가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아 좁은 차도로 지나다니는 관광객들은 불편을 호소합니다.

[인터뷰 / 관광객 B씨]

"아유 구청에는 얘기 백 번 해야 소용없어요. 위험한 거를 이렇게 하면 안 되지. 개선해야지 이런 거는."

섬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담당 지자체에 불법 폐기물 수거를 요청했지만, 해가 바뀌어도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담당 구청과 동행정복지센터에 무의도 폐기물 관련 민원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묻자 민원을 받은 적 없다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인터뷰 / 용유동행정복지센터 관계자]

"올해 민원 들어온 거라고 하면 쓰레기? 뭐 소소한 건들은 있어요. '집 앞에 쓰레기 치워달라' 이런. 그렇게 뭐 엄청난 민원이나 이런 것들 들어온 건 사실 아직까지는 특별하게 없어요."

민원을 넣었다는 주민은 있지만, 민원을 접수한 공무원은 없습니다.

[인터뷰 / 중구청 관계자]

"민원 자체가 저희는 어떻게 들어갔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처음 듣는 내용이거든요. 통화로 지금 제가 처음 알게 됐고. 이게 기름통이나 쓰레기나 어항 폐기되는 부분 이런 거 말씀하시는 건데, 그런 게 좀 버려진 주체가 있으면 (그분) 통해서 치우는 부분으로 계도를 좀 하고..."

현장을 확인한 공무원을 본 주민도 있지만, 무의도 민원 담당 공무원들은 현장 사정을 모르는 아리송한 상황입니다.

인천 무의도는 국내 여행객들 사이에 '코로나19' 속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현재 무의도는 관광객을 맞기 위한 도로 재정비와 신축 공사로 분주한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곳곳에 도사린 위험 폐기물로부터의 안전은 오롯이 주민과 관광객들의 몫입니다.

위험 폐기물 적재와 인화 물질 방치는 인재(人災)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관광지 활성화 포부에 앞서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 조치가 필요해 보입니다.

경인방송 김도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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