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은 물골이다 표지 (사진 =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홈페이지)
미추홀은 물골이다 표지 (사진 =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홈페이지)

■ 방송 : 경인방송 라디오 <김성민의 시사토픽>

■ 진행 : 김성민 PD

■ 인터뷰 : 최재용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사무처장


[인터뷰 오디오 듣기] https://bit.ly/30aYh1j

◆ 김성민 : 우리가 살고 있는 인천에는 많은 동네 이름들이 있죠. 그런데 막상 그 이름들이 무슨 뜻인지 모르거나 유래를 잘못 알고 있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인천 시민들에게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의 뜻, 동네 이름의 뜻, 그리고 사연을 알려주기 위한 책이 출간됐습니다.

‘미추홀은 물골이다’라는 책인데요. 이 책의 집필을 담당한 최재용 인천 사랑운동시민협의회사무처장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사무처장님, 어서 오세요.

◇ 최재용 : 안녕하세요.

◆ 김성민 : 우선 인천 사랑운동시민협의회가 어떤 단체인지 소개를 먼저 해주실까요?

◇ 최재용 : 저희 협의회는 2003년에 시지원을 받아서 생겼는데, 인천 시민들의 애향심, 뿌리 의식을 키울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라는 취지로 만들어진 협의회고. 지금도 그것에 따라서 십여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책도 그런 협의회의 사업 중 하나입니다.

◆ 김성민 : ‘미추홀은 물골이다’라는 책의 집필을 담당하셨어요.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소개해주실까요?

◇ 최재용 : 인천에 있는 다섯 개구를 했는데, 인천의 남쪽의 5개 구입니다. 중구, 동구, 미추홀구, 연수구, 남동구, 5개 구의 동네 이름들 110개가 조금 넘는데요, 110개 정도 되는 동네의 이름이 어떻게 생긴 것이냐. 이를테면 관교동은 무슨 뜻이냐, 미추홀은 무슨 뜻이냐는 뜻을 풀어낸 책입니다.

◆ 김성민 : 특별하게 이번 책에서 미추홀 지역을 제목으로 꼽으신 이유가 있을까요?

◇ 최재용 : 조금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5개 구를 했는데 그 중에 가장 상징성이 있고 넓은 지역을 커버하는 게, 미추홀은 남구가 미추홀구로 이름을 바꿔서 미추홀구가 됐지만 원래는 인천 전체를 대표하는 이름이었으니까 가장 범위도 넓고 상징성이 큰 게 미추홀인 거 같아서 미추홀로 제목을 뽑았습니다.

◆ 김성민 : 그리고 특별히 인천 사랑을 강조했는데, 인천을 다룬 내용을 출간한 계기도 있었을 거 같습니다.

◇ 최재용 :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 협의회의 일이 인천에 대한 뿌리 의식, 애향심을 키워보자는 취지의 일을 하고 있는데, 여러 가지 행사도 하고 강연도 하지만 그건 1회성 행사로 끝날 가능성도 있고 해서 책이라는 건 훨씬 많은 사람들이 두고 오랜 시간 같이 볼 수 있고 서로 이야기도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취지에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인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 책이겠다 싶어서 인천에 대한 책을 내게 됐습니다.

◆ 김성민 : 책 편찬을 위해서 많은 역사 관련 자료를 조사하셨을 거 같은데 인천 지역에 잘못 알려지거나 왜곡된 역사가 많은가요?

◇ 최재용 : 역사라고까지 제가 감히 이야기 할 수는 없고, 저는 땅 이름에 대한 걸 주로 했으니까. 물론 역사도 같이 했지만 인천의 문제만은 아니고 전국적으로 다 동일한 현상이긴 한데 그 동네의 이름 유래, 땅 이름 유래에 대해서 잘 못 알려진 게 무척 많아요. 거의 전국적으로 다 똑같은 상황이고요.

그래서 이를테면 인천 같은 경우도 월미도가 달의 꼬리처럼 생긴 거라든가 소래가 삼국시대 때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왔기 때문이라든가 이런 식의 잘못된 내용들이 마치 맞는 것처럼 전해지는 게 많은데. 꼭 왜곡시키려고 했다기보다는 오랜 시간동안 전해 내려오면서 잘못 전달된 것인데 그런 게 무척 많습니다. 인천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인데 인천도 무척 많습니다.

◆ 김성민 : 월미도 이야기 나왔으니까 들어보죠. 월미도의 지명 유래는 어떻게 시작이 된 것입니까?

◇ 최재용 : 월미도 이름이 처음 사료에 나오는 건 18세기인데요. 1700년도 초반에 나오는 상소문에,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상소문에 나오는 이름인데. 그 전에는 월미도라는 이름이 없었어요. 그 전의 사료를 찾아보면 그 전 사료에는 월미도가 아니고 얼미도라고 나옵니다. 어을미도 또는 얼미도. 어을미도는 얼미도를 풀어 쓴 거니까 결국은 얼미도인데. 얼미라는 말은 얼 더하기 미인데, 말하자면. 얼은 섞인다는 뜻이고, 미는 지금의 물을 옛날에는 미라고 했거든요. 그러니까 물이 섞인다는 뜻이에요.

월미도가 지금은 바다와 연결이 된 게 다 없어져서, 매립이 돼서 섬이 아닌 섬이 됐지만 원래는 섬이었거든요. 그래서 육지에서 1km 떨어진 섬이었는데. 물이 바다에서 들어올 때마다 빙빙 돌면서 섞이는 거죠. 물이 섞이는 섬이다라고 해서 얼미라고 불렸던 게 발음이 바뀌어서 월미가 되니까 거기다가 사람들이 한자로 달월자에다가 꼬리미자를 붙여놓은 거예요. 아무 생각 없이. 그래놓고 나서 지금 와서 보니까 달월자에 꼬리미자가 붙어있으니까 달의 꼬리처럼 생겼다라고 하는데 가서 보면 전혀 그렇게 생기지 않았거든요. 달에 꼬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를테면 그런 식으로 잘못 전달되고 있는 땅 이름들이 무척 많은데 인천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입니다.

◆ 김성민 : 또 하나 궁금해지는 지역 중에 하나가 배다리에 배도 없고 다리도 없는데 왜 배다리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까?

◇ 최재용 : 배다리는 아직 사진이나 자료로 확실하게 나와 있는 게 없어서 답답하긴 한데, 그쪽에 예전에 지금의 거기까지 바닷물이 들어왔던 건 분명해요. 그러니까 저쪽 동구의 수문통 쪽으로 해서 물이 쭉 들어와서 거기까지 배들이 왔다 갔다 했던 사실이 있는 걸로 보입니다. 그래서 그때 배가 들어오는, 거기가 끝 부분이니까 그쪽에 다리가 있었던 거 같은데 그 다리가 어떻게 생긴 다리였는지 사진도 없고 자료도 없어서 알 수는 없으나 그쪽에 어쨌든 갯골이 있었으니까 그걸 건너다니는 다리가 있었을 것으로 보여요. 그래서 나온 이름인데, 그게 언제 없어졌고 언제까지 있었는지는 자료나, 사람들의 증언이 차이가 납니다.

이번 책에도 내용을 보시면 아는데 어떤 분들은 1900년대 이전에 이미 없어졌다라고 하는 분들이 있고, 자료에도 그렇게 나와요. 또 지금 살아계신 분 중에 연세가 많으신 분들 중에는 1930년대 당신께서 스스로 그것을 봤다, 거기에 배가 들어오는 걸 봤다는 분도 있어요. 그러니까 상당히 말이 안 맞거든요. 1900년대에 없어졌으면 1930년대에는 당연히 없어야 되는데 그때 들어와서 그걸 봤다는 분이 있어요. 배가 들어오는 걸 봤다는 분들이 있어요.

그래서 제 책에도 그런 양쪽의 경향을 다 소개했어요. 판단은 제가 감히 내릴 수 없으니까 사진, 자료가 발견될 때까지는 미뤄두자라고 결론을 내렸는데 어쨌든 1900년대 이전에는 그쪽으로 갯골이 있어서 물이 들어왔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건 자그마한 다리가 있었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없어져서 찾아볼 수가 없지만 이름만은 남아있는 거죠. 배다리라고. 그게 여기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다른데도 많이 있어요.

◆ 김성민 : 그리고 동인천은 인천 서쪽에 있는데 왜 동인천이라고 불리게 됐을까요?

◇ 최재용 : 지금 지도 펴놓고 보면 동인천은 인천의 서쪽에 있어요. 그런데 그 동인천이 생기게 된 이유는 경인 철도가 처음 생길 때, 인천역이 인천방면 종점이죠. 인천역에서부터 서울로 올라가면서 인천역, 축현역 이렇게 올라가는데 축현역이 있던 자리가 지금의 동인천 쯤 돼요. 그런데 인천역을 기준으로 보면 그 동인천 지역이 인천의 동쪽이거든요. 그 당시에.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인천역만 놓고 보면 인천역을 기준으로 방향을 보면 지금의 동인천은 인천역의 동쪽이니까 그래서 동인천이라고 했던 거예요.

그런데 그게 시간이 가면서 사람들이 동인천, 동인천 하다보니까 그게 굳어진 거죠. 그쪽으로. 그래서 나중에 거기 생긴 역의 이름도 동인천에 생겼으니까 동인천역 이래서 지금 동인천역이 1955년에 문을 여는데 인천역의 동쪽에 있는 역이다라고 해서 동인천역. 그래서 지금은 마치 동인천이 인천의 동쪽인 것처럼 이름은 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서쪽에 있죠.

◆ 김성민 : 그밖에 특이한 지명의 유래나 기억에 남는 지명이 있을까요?

◇ 최재용 : 많죠. 굉장히 많은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소래, 소정방이 왔다. 삼국시대의 소정방이 왔다. 그런데 사료를 찾아보면 삼국사기에만 봐도 소정방이 이리로 오지 않은 게 확실히 드러나요.

특히 김유신 열전에 보면 소정방이 군대를 이끌고 당나라에서 건너와서 인천 앞바다 덕적도에서 군대를 주둔시키고 그러면 신라에서 나중에 문무왕이 되는, 태자가 찾아가서 맞이하는 거죠. 둘이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데 소정방이 그렇게 이야기를 해요. ‘나는 바다로 밑으로 내려갈 테니까 당신은 육지로 와서’ 기벌포라고 지금의 금강 하구 쯤 되는데 ‘거기서 만납시다’ 그렇게 해놓고 자기는 내려가요. 덕적도에서 바로 금강 하구로 내려가지 절대로 이쪽으로 들어오지 않았거든요. 오지 않았는데 소래에 소정방아 왔다라고 우기는 거예요. 그건 전혀 아니고.

실제로는 수리라고 해서, 높은 걸 말하는 걸 수리라고 하는데, 고구려에서 나온 말인데 수리의 변형된 말이에요. 그쪽에 산이 많으니까 그래서 생긴 말인데 그걸 마치 이 사람들은 소정방이 왔기 때문에 그렇다는 식으로, 항상 이런 식으로 잘못된 내용들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전국적으로 다 거의 비슷합니다.

◆ 김성민 : 이렇게 인천의 땅 이름과 관련된 책을 예전에도 출간하셨어요. 땅 이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책을 출간하시게 된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 최재용 : 제가 기자 생활을 30년 했습니다.

처음에 기자 생활을 할 때 우연히 신문 기사로 연재를 했던 적이 있어요. 땅 이름에 대한, 동네 이름, 유래를 시리즈로 소개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1990년대 초반인데 제가 이쪽에 대해서 공부를 거의 안 한 상태에서 그냥 향토사학자 들이 했던 이야기들을 그대로 소개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어느 날 국어학을 전공하시는 인천대 교수님께서, 그분이 나중에 저한테 계속 가르쳐주시게 되는데, 제가 소개하고 있는 내용이 다 틀렸다라는 걸 지적해주신 거예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그게 아니고 이렇게 접근해야 된다라는 것을 알려주셨는데. 다행스럽게도 제가 전공을 국어학 쪽으로 해서 말씀하신 걸 금방 알아들었어요. 그러고 나서 보니까 그동안 잘 못 소개한 걸 어떻게 되돌릴 수도 없고 답답하더라고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제대로 써서 책으로 만들던지 뭘 하던지 해서 잘 못된걸 고치자라고 해서 처음에 그걸 5년 동안 공부하고 책으로 묶어서 2003년에 처음 책을 낸 게 계기가 됐습니다. 그 이후로 계속 공부를 하고 있고요.

◆ 김성민 : 인천 시민들이 인천의 땅 이름을 제대로 아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 최재용 : 일단 관심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협의회가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라는 이름으로 돼있는데 이번 책의 서문에도 저희 회장님께서 말씀하셨지만 사랑이라는 게 결국은 관심에서 시작이 되는 거거든요.

사람이든 지역이든 일단 관심을 가져야 그 지역에 대한 사랑이 생기는 건데. 땅 이름이라는 게 우리가 맨날 입에 올려서 이야기하잖아요. 오늘도 어디 간다, ‘무슨 동네 간다’ 이렇게 이야기 할 때 그게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 하는걸 아는 것도 하나의 관심의 시작이죠. 그런 관심들이 모이면 사랑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하는 게 저희들의 바람입니다.

◆ 김성민 : 다음 시리즈도 혹시 예정돼있나요?

◇ 최재용 : 지금 다섯 개 구만 소개를 했어요. 남쪽의 다섯 개구만 했는데. 기본적인 저희들이 업무가 있는데 그 업무를 하면서 직원들하고 같이 하면서 이것까지 같이 하려니까 너무 사실 시간적으로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그래서 다 할 수가 없었어요.

인천의 나머지 다섯 구군이 남아있죠. 옹진군, 강화군하고 서구, 부평구, 계양구, 다섯 개 구군이 남아있는데 이걸 내년도에 가능하면 해보려고 하는데 어떨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쉽지 않은 작업이어서 지금 계획은 그렇게 하고, 인천 이야기 시리즈이니까 저희들의 취지는 이 동네 이름유래뿐만이 아니라 인천에 있는 여러 가지 재밌는 이야기나 의미 있는 이야기들을 모아서 시리즈로 계속 내보려고 하는데 가능하다면 나머지 분도 하긴 해야겠죠. 어떻게든 하긴 해야겠죠.

◆ 김성민 : ‘미추홀은 물골이다’라는 책을 보고 싶으면 어떻게 하면 됩니까?

◇ 최재용 : 시에서 저희들이 사업 계획 신청서를 내고 허가를 받아서 시 예산을 받아서 한 사업입니다. 그래서 이건 예산으로 한 거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기 위해서 한 건데요. 저희 협의회에 전화를 주시면 저희 협의회가 송도 신도시에 있는데요. 우편으로 일일이 보내드리기가 사실 어렵고, 조금 번거로우시더라도, 전화를 안주셔도 되고, 전화 주시면 더 좋고, 찾아오셔서 이름 하나 써주시고 책을 받아 가시면 됩니다.

◆ 김성민 :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 방법도 있죠?

◇ 최재용 : 인천사랑시민운동협의회 홈페이지에 들어가시면 e-book 코너가 있습니다. 그 코너에 저희가 내용을 다 띄워놨어요. 인터넷으로 홈페이지에 들어오시면 책하고 똑같이 볼 수 있습니다.

◆ 김성민 : 땅 이름을 아는 것이 관심의 시작이고 그 관심의 시작이 나중에 사랑으로 이어진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이 책을 통해서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 다시 한 번 정리 해주시고 마무리하겠습니다.

◇ 최재용 :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관심이라는 차원에서 시작을 한 겁니다. 그래서 작은 거지만 동네 이름이 작은 거고, 이걸 모르다고 해서 내 생활에 큰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니긴 하지만 이런 작은 관심들이 모여서 지역에 대한 관심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외람되지만 바라는 게 또 하나 있다면 지역의 인문학적인 분위기를 살리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하는 게 저희들이 출간 목적이기도 하고 바람이기도 합니다.

◆ 김성민 : 오늘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인천 사랑운동시민협의회 최재용 사무처장과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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