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경기도 여주시 점동면 원부리에 사는 주민 85살 피인순 씨가 침수피해로 내다 버린 가재도구를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사진 = 조유송 기자> [ 경인방송 = 조유송 기자 ]

(앵커)

나흘동안 중부지방에 쏟아진 폭우는 주민들의 생계터전마저 모조리 휩쓸어 버렸습니다.

가재도구는 물에 잠겨 버려야 하는 상황이고, 토사에 묻힌 밭은 복구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유송 기자가 경기도 여주시 점동면 원부리마을 수해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청미천을 가로지르는 원부교를 중심으로 25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여주시 점동면 원부리 마을.

당시의 참상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아들이 사준 새 냉장고가 일주일도 채 안 돼 물에 잠겨버렸다는 85살 피인순 할머니는 가재도구를 씻으며 눈시울을 붉힙니다.

[인터뷰 / 주민 피인순 씨]
"아휴 말도 못 해요. 농에 있는 이불까지 다 물이 차서 다 절단났어. 어떻게 해.. 가재도구 다 버려야 해. 다 내놓고 이런 것 다 못 쓰고 이부자리하고 장판 다. 이부자리 저거 언제 말리냐고 아이고"

집안을 살펴보니 가전제품과 가구, 옷가지 등은 악취와 얼룩으로 가득합니다.

주민 피인순 씨 집안 내부 모습(좌측 사진)과 2일 폭우가 쏟아진 당시 물이 차올랐던 높이를 손으로 가리키는 피 씨 <사진 = 조유송 기자>

이웃집도 상황은 마찬가집니다.

60살 권미숙 씨는 집안에 무릎 높이까지 물에 잠기면서 가재도구를 조금이라도 건지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회상합니다.  

[인터뷰 / 주민 권미숙 씨]
"보일러는 다 젖어서 지금. 도배도 다 다시 해야 해요. 아침 7시부터 조금씩 물이 차더라고요. 전자제품 꺼내서 높은 곳에 다 올려놓고요. 장판 가장자리에도 물이 다 올라오잖아요. 농은 옮길 수가 없어서 다 떠서 쓸 수가 없어 버려야 돼"

생계터전을 하루아침에 잃은 농민들의 가슴은 더욱 먹먹합니다.
 
땅콩밭 1천여㎡가 떠내려온 토사에 파묻혔다는 79살 황선훈 씨는 "밭이 순식간에 토사에 파묻히는 모습을 그저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 농민 황선훈 씨]
"밭도 매몰되고 논이 침수되고 그랬지. 땅콩밭이 매몰되고. 토사가 위에서 밀려 내려와 땅콩밭 300평이 다 묻혔어요. 한 300평 돼요. 다 파여서 못 써. 다 묻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야"

수마가 할퀴고 간 상처는 깊고 컸습니다.

경인방송 조유송입니다.

4일 경기도 여주시 점동면 원부리 농민 79살 황선훈 씨가 토사에 파묻힌 땅콩밭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 조유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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