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철도문화유산에 대한 이해와 일반적 인식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보존 '시급'"

의왕철도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혈궤열차의 객차<사진= 한준석기자>
의왕철도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혈궤열차의 객차<사진= 한준석기자>

(앵커)

수인선 협궤열차를 추적해보는 기획보도 시간입니다.

앞서 경인방송은 협궤열차가 얼마나 어디에 남아있는지 알아봤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추적한 열차들이 근대교통문화 역사로서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 지 여부를 짚어봤습니다.

한준석 기잡니다.

(기자)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철도박물관.

국내 최대 규모의 철도전문 박물관이기도 한 이곳에는 증기기관차와 화차, 객차·동차 등 수인선을 달렸던 협궤열차가 총 6대 전시돼 있습니다.
1995년 폐선과 함께 이곳으로 이전 전시됐는데, 한 눈에 봐도 특별한 관리없이 방치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2년 전인 2008년을 끝으로 별다른 보수를 하지 않아 객차 내 의자는 곰팡이와 먼지가 쌓여 원래 색을 알아볼 수 없고, 나무로 제작된 창틀은 여기저기 부서지고 틀어졌습니다.

외부도 군데군데 도색이 벗겨지고 녹이 슬어 초라한 모습입니다.

[인터뷰/ 조성면 문학평론가 (수원 지혜샘도서관장)]
"너무 많이 낙후돼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너무 부식이 돼서 떨어져 나가고 있는데 보존이 시급합니다"

고증도 부정확합니다.

자체 동력으로 객차를 끌던 동차를 기관차 뒤에 배치해 마치 객차처럼 보이게 하는 오류를 범하는가 하면, 동차 전면부를 객차와 같은 파란색으로 색칠해 동차와 객차를 구분할 수 없게 만들어 놓기도 했습니다.

인천시 남동구 소래역사관에 전시돼 있는 협궤열차 역시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이 열차는 국내에서 가장 늦게까지 운행됐던 협궤열차로, 퇴역 후 강원도 대관령까지 팔려갔다 20여 년 전 인천으로 돌아왔습니다.

지난해 도색을 실시해 외관은 비교적 깔끔하지만 햇빛과 비를 막아줄 지붕 없이 외부에 전시돼 있어 녹이 슬면 재도색하는 일이 수년마다 반복되고 있습니다.

또 협궤열차의 운전실 내부 압력계와 밸브 등 유압이 이동하는 통로는 압력에 강한 황동으로 제작되는데 이 열차의 압력계와 밸브는 모두 철제에 노란색 페인트로 덧칠해져 있습니다.

유실된 황동이 비싼 물질이다 보니 값싼 철제로 대체해 구색만 맞춘 겁니다.

[인터뷰 / 전현우 서울시립대 연구위원]
"(황동으로 복원하지 못한 점은) 추가적으로 돈을 못들인 거죠. 협궤기관차고 증기 시대 종말을 보여주는 하나의 기술사적 사료라면 황동을 쓰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어요"

열차의 보존 처리 방식과 정도는 전시 기획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유물의 모습이 현재 철도문화유산에 대한 이해와 일반적 인식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며 제대로 된 보존 작업이 시급하다고 강조합니다.

경인방송 한준석입니다.


[공동취재= 구민주·한준석·김도하 기자]


- ​[추적! 수인선 협궤열차] ①그 시절 수인선 협궤열차 다 어디로 갔을까?( http://www.ifm.kr/news/288889 )

저작권자 © 경인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