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병원 정형외과 이우진 과장

나은병원 정형외과 이우진 과장
나은병원 정형외과 이우진 과장

80~90년대 인기 있었던 멜 깁슨 주연의 액션 영화 [리썰웨폰]을 보면 주인공인
형사가 위기의 순간에 어깨 관절을 스스로 탈구시켜 결박에서 탈출하는 장면이
나온다. 재미삼아 어깨 관절 전문의의 입장에서 진단해보면 아마도 악당과
맞서는 주인공의 직업 상 어깨 관절의 잦은 외상이 있었을 것이고, 이에 의해
탈구가 발생되면서 전하방 불안정성이 유발, 이후 반복된 외상으로 방카르트
병변 등을 동반한 습관성 탈구로 진행된 경우가 아닐까 싶다. 영화상에서는
위기의 순간을 벗어날 수 있었던 주인공의 뛰어난 능력이었지만, 실제로는
이와 같은 탈구 또는 아탈구를 유발하는 어깨 관절의 불안정성은 어깨 관절
건강의 상당히 심각하고 까다로운 질환이다.

어깨 관절은 우리 몸의 모든 관절 중 가장 운동범위가 크고, 마치 골프공을
골프 티에 올려놓은 모양과 같이 상대적으로 작고 얕은 관절면을 가지고 있어
근원적으로 불안정한 관절이다. 이 때문에 모든 관절 탈구의 50%를 차지할
만큼 견관절 탈구는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견관절 탈구는 스포츠 활동 등으
로 활동량이 많고 강도도 강한 젊은 연령층에서 흔히 발생하며, 또 어린 나이
에 발생할수록 재발할 가능성이 큰 경향을 보인다.

반복되는 습관성 또는 재발성 탈구의 경우 환자가 정확히 자신의 증상과 진단
을 알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처음 탈구가 발생한 경우에는 팔을 조금도 움직
일 수 없을 정도의 극심한 어깨 통증을 호소하고, 탈구 없이 불안정성만 있는
경우에는 ‘어깨가 내려앉는 느낌이 든다’, ‘어깨가 빠질 것 같다’는 말로
표현하기도 하며, 어떤 경우에는 단순히 반복되거나 지속되는 통증만을 호소
하기도 한다.

어깨 관절의 불안정성은 외상으로 인한 단방향 불안정성과 대개 선천적으로
발생하는 다방향 불안정성의 두가지로 나누고 있다. 단방향 불안정성은 넘어
져 다치면서 탈구가 발생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수술적 치료가 필요
한 경우가 비교적 많다. 다뱡항 불안정성은 선천적으로 어깨 관절이 느슨한
경우이며 대개 보존적으로 치료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분류는 뚜렷이 구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며, 심지어는 두 가지 특징을 모두 가진 환자도 있어
모든 경우를 위의 두 가지로 명확하게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깨 관절의 불안정성은 특정한 경우에만 약간의 불편감을 유발하는 정도부터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탈구까지 매우 넓은 스펙트럼을 포함하는 질환이다.
또한 관절낭, 관절와순, 관절면의 손상, 관절면과 상완골두를 연결하는 인대,
어깨 주변의 근육 등 수많은 해부학적 구조물들이 연관되고, 외상의 병력과
선천적인 관절의 유연성까지 매우 많은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다. 특히나 활
동성이 크고 스포츠 활동이 많은 젊은 연령층에 어깨의 불안정성이 자주 발
생하기 때문에 불안정성의 진단과 치료 방법의 선택에 있어서 환자 뿐만 아니
라 이와 같은 환자를 대하는 의사 역시도 매우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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