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순찰차 타고 아슬하게 시험장 도착하기도

오전 8시 경찰이 시험장을 잘못 찾은 학생을 경찰차에 태우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강명윤기자>
오전 8시 경찰이 시험장을 잘못 찾은 학생을 경찰차에 태우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강명윤기자>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3일 인천지역 57곳의 시험장에서 치러졌습니다.

평소대로라면 2만4천717명의 수험생은 가족과 후배, 선생님의 힘찬 응원 속에 입장하지만 올해는 집단 응원 행사 등이 금지돼 차분한 분위기 속에 시험을 치렀습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수험생 4명은 각각 인천의료원과 체육공단 경정훈련원에서 시험을 치렀고, 자가 격리 수험생들도 별도로 마련한 시험장 5곳에서 시험을 봤습니다.

오전 7시 인천 미추홀구 학익고등학교 앞에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보였지만, 학생 간 잡담도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한 분위기였습니다.

시험장에 입실하는 고3 선배들을 응원하는 후배들의 응원도 없었습니다. 학생들은 모두 마스크를 쓴 상태였습니다.

시험장 입구를 들어선 수험생들은 건물 입구에서 첫 번째 체온 측정을 했습니다.

같은 시간 연수구 박문여고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이른 시간임에도 수험생 자녀를 수능 시험장으로 배웅하는 학부모들은 무사히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기원했습니다.

연수구 송도동에 사는 학부모 이미정(48·여) 씨는 "혹시나 수험생인 둘째 딸이 코로나19에 걸릴까 봐 외출을 하지 않았다"며 "문제없이 시험을 잘 치렀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수능 시험장 안팎에선 크고 작은 소동들이 있었습니다.

인천의 고3 수험생은 시험 당일 코로나19 확정 판정을 받고 병원에서 수능 시험을 치렀습니다.

이 학생은 최근 며칠 전부터 미각과 후각을 느끼지 못해 지난 2일 연수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체 검사를 받았고, 3일 0시 양성 판정을 받고 오전 2시 인천시의료원으로 긴급 이송됐습니다.

수능 전날 재학생 2명과 졸업생 1명 등 3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이날 추가로 확진자가 나오면서 별도 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은 4명으로 늘었습니다.

올해에도 지각 위기에 놓인 수험생들이 경찰 순찰차를 타고 무사히 시험장에 도착했습니다.

오전 8시 께 인천 백석고에 가야 하는 학생 A군은 시험장을 잘못 찾아 대인고 앞에서 교통안내를 하던 경찰관에게 다급한 목소리로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현장에 있던 경찰관은 무전을 통해 경찰차에 지원을 요청했고, 2분여 만에 꽉 막힌 도로를 뚫고 대인고에 도착한 경찰차는 A군을 태우고 사이렌 울리며 백석고로 이동했습니다.

이날 총 15명의 수험생이 경찰 순찰차를 타고 시험장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또 2명의 수험생은 경찰의 도움으로 신분증과 수험표를 찾았습니다.

한 수험생은 입실 시각을 5분 남긴 오전 8시 5분께 미추홀구 학익소방서 사거리에서 차량 정체로 택시 안에 갇혀 있었습니다.

마침 이를 목격한 교통 순찰차가 학생을 태워 입실 마감 전 시험장인 학익고에 간신히 도착했습니다.

입실 시각을 7분 앞둔 오전 8시 3분께 경찰 순찰차를 타고 아슬아슬하게 시험장에 도착한 수험생도 있었습니다.

인천 경찰 관계자는 "교통 문제를 대비해 경찰들이 대기하고 있었다"며 "시험장을 잘못 찾은 수험생이 있으면 바로 조치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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