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출신 송암 박두성 선생 반포, 훈맹정음 관련 유물과 유구도 문화재로

송암점자도서관 전시장 내부 모습. <사진=인천시>
송암점자도서관 전시장 내부 모습. <사진=인천시>

인천 출신 박두성 선생이 반포한 한글점자 훈맹정음이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됐습니다.

4일 인천시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송암박두성기념관에 전시돼 있는 한글점자 훈맹정음 설명서와 선생이 사용했던 제판기, 점자타자기 등 관련 유물 8건 48점을 문화재로 공식 지정했습니다.

국가등록문화재 제800-1호로 등록된 ‘한글점자 훈맹정음 제작 및 보급 유물’은 훈맹정음의 사용법에 대한 원고와 제작과정을 기록한 일지, 제판기, 점자인쇄기(로울러), 점자타자기 등 한글점자 제작·보급을 위한 기록과 기구입니다.

유물은 인천시 미추홀구 송암박두성기념관에 전시돼 있으며, 인천시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에서 소유·관리하고 있습니다.

문화재청은 일제강점기 시대 시각장애인을 위한 고유언어라는 점에서 문화적 가치가 크며, 당시의 사회상을 반영할 뿐 아니라 근대 시각장애인사를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문화재 등록 가치가 높다고 등록 사유를 밝혔습니다.

시각장애인 문화유산이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훈맹정음은 인천 강화 출신인 박두성(朴斗星, 1888~1963) 선생이 1926년 11월 4일에 반포한 우리나라 최초의 6점식 점자입니다.

일제강점기 시대 시각장애인들이 한글과 같은 원리를 통해 글자를 익히도록 한 고유 문자체계입니다.

송암 박두성 선생은 국립맹아학교의 전신인 제생원 맹아부 교사로 재직하며 시각장애인 교육에 매진했습니다.

당시 일제의 한글말살정책으로 일어점자를 사용했는데, 선생은 1920년부터 일제의 잔혹한 감시 속에서도 한글점자 창안에 몰두해 1926년 훈맹정음을 발표했습니다.

이후에도 인천 영화학교 교장에 취임해 한글 점자 보급에 힘썼으며 출판한 한글 점자책만 200종이 넘습니다.

강화군 교동면에는 그의 생가터가 남아있으며, 남동구 수산동에 묘소가 마련돼 있습니다.

이번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으로 문화재청과 협력해 보수, 정비 등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를 위한 국비지원도 받게 됐습니다.

시는 인천의 귀중한 문자 문화 역사를 널리 알리기 위해 송도국제도시에 2022년 개관 목표로 추진 중인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 ‘훈맹정음 상설 전시관’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시 관계자는 "훈맹정음 관련 유물의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을 위해 노력한 끝에 결실을 맺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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