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시사] 엄윤상 법무법인 드림 변호사 13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정인 양의 양부 안 모 씨가 재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경인방송 = 보도국 ]

■ 방송 : 경인방송 FM 90.7MHz <김성민의 시사토픽>

■ 진행 : 김성민 PD

■ 인터뷰 : 엄윤상 변호사(법무법인 드림)


[인터뷰 오디오 듣기]https://bit.ly/2XGJcSM


◆ 김성민 : ‘법으로 보는 시사’ 시간으로 4부 이어가겠습니다. 법무법인 드림의 엄윤상 변호사 스튜디오에 나와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엄윤상 : 안녕하십니까.


◆ 김성민 : 오늘은 어떤 얘기를 나누어 볼까요? 


◇ 엄윤상 : 어제 중요한 재판이 하나 있었죠. 정인이의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이 있었는데요. 오늘 이 재판에 대한 주요 쟁점과 정인이의 사망사건을 계기로 지난 8일에 국회에서 통과한 법률이 있었는데, 정인이 법에 대해서 좀 알아볼까 합니다.


◆ 김성민 : 저는 개인적으로 법 앞에 아이들 이름이 붙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거든요. 근데 우리 사회가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의 이름이 붙은 법을 또 하나 만들어냈어요.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겠습니다. 먼저 정인이의 양부모에 대한 재판이 어제 있었죠? 


◇ 엄윤상 : 지난 1월에 정인이를 입양한 뒤 수개월에 걸쳐 폭행 등으로 정인이를 사망하게 한 양모 장 모씨, 양부 안 모씨에 대한 첫 재판이 어제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있었습니다. 앞서 서울 남부지검은 양모 장 씨를 아동학대 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양부 안 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는데요.


검찰은 양모 장 씨 등에 대한 살인죄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복수의 부검의에게 정인이의 진료기록과 증거 사진 등을 통해서 사망 원인과 부상 정도 등을 재감정해 줄 것을 의뢰하기도 했는데요.


어제 재판에서 검찰은 양모  장 씨에 대한 공소사실을 주위적으로는 살인, 예비적으로 아동학대치사로 변경하는 공소장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이에 대해 양모 장 씨는 아동학대 부분에 대해서 일부 인정하기는 했지만, 학대치사 부분과 살인의 고의 등 대부분의 공소사실을 부인한 상태입니다.


◆ 김성민 : 어려운 말이 나와요. 주위적 공소사실?


◇ 엄윤상 : 주위적 공소사실이라는 것은 “주위적으로 먼저 이것을 판단해 주시고 이것이 인정이 되면 이것으로 처벌해 주시고, 만약 이것이 인정이 되지 않는다 하면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해서 판단해 주시라” 이런 걸로 공소장을 청구하는 겁니다.


◆ 김성민 : 검찰이 처음에 아동학대치사죄로 기소했었잖아요. 이번에 공소장을 변경하면서도 아동학대치사 부분은 예비적으로 유지를 했고요. 만약 아동학대치사죄로 인정될 경우, 정인이의 양모 장 씨에게는 어떤 처벌이 내려질까요? 


◇ 엄윤상 : 아동학대 처벌법상 학대를 통해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한 아동학대치사죄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아동의 생명에 대한 위험을 발생하게 하거나 불구 또는 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한 아동학대중상해죄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지게 됩니다.


그리고 상습범의 경우는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됩니다. 그런데, 대법원 양형기준표라는 것이 있거든요. 양형기준표에 의하면 아동학대치사의 경우 기본형이 징역 4년에서 7년 사이입니다. 가중한다고 하더라도 6년에서 10년 사이거든요. 또, 아동학대중상해죄는 이보다 2년 정도 더 낮습니다. 이렇다 보니 판사가 선고할 수 있는 최대 형량이 징역 10년밖에 안 됩니다. 


◆ 김성민 : 이게 생각보다 형량이 낮네요. 최소한 20년 이상은 되지 않을까 싶은데 10년 정도가 최대 형량이라는 거죠?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검찰에게 살인죄로 공소장을 변경하라는 요구가 상당히 높았던 걸로 알고 있어요. 결국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했고요. 그렇다면, 살인죄의 경우에는 형량은 어떻게 정해지나요?


◇ 엄윤상 : 살인죄의 경우, 대법원 양형기준표에 자세히 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가정폭력이나 성폭행 피해자가 가해자를 살해한 경우와 같이 참작할만한 동기가 있는 살인의 경우에는 기본형이 4년에서 6년 사이이고, 의처증, 의부증으로 배우자를 살해하는 경우와 같은 보통 동기 살인의 경우에는 기본형이 10년에서 16년 사이입니다.


재산적 탐욕에 기인한 살인이나 불륜 관계 유지를 위해 배우자를 살해하는 경우와 같이 비난 동기가 있는 살인의 경우 기본형이 15년에서 20년 사이이이고요. 약취, 유인한 미성년자를 살해하거나 인질을 살해하는 경우와 같은 중대 범죄와 결합한 살인의 경우에는 기본형이 20년 이상, 무기징역입니다.


그리고 연쇄살인과 같은 극단적 인명경시 살인의 경우에는 기본형이 23년 이상, 무기징역입니다. 여기에 피해자가 범행에 취약한 아동이거나 직계존속인 경우에는 형량이 가중되고, 살인의 고의가 미필적인 경우에는 형량이 감경됩니다. 


◆ 김성민 : 이해하기 어려운 말일 수도 있어요. 미필적 고의라는 게 어떤 뜻인가요?


◇ 엄윤상 : 살인의 고의도 확정적 고의가 있고 미필적 고의가 있습니다. 확정적 고의는 ‘죽이겠다’고 생각하고 죽인 경우이고, 미필적 고의는 ‘죽을지도 몰라’라고 인식하고 죽인 경우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정인이 양모 장 씨가 어제 재판에서 살인의 고의를 부인한 이상, 검사는 고의를 입증해야 하는데요. 확정적 고의를 입증하기는 어렵다고 보이고, 결국 미필적 고의가 있었음을 입증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가 않습니다.


정인이가 아동학대 현장에서 바로 사망하였다면 적어도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기는 어렵지 않겠지만, 정인이가 지속적인 학대를 받다가 상해가 누적되어서 사망했기 때문에 미필적 고의 인정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검사가 이 부분을 어떻게 입증하는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입니다. 만약에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돼서 정인이 양모 장 씨가 살인죄로 처벌된다면, 대법원 양형기준표 상 적어도 징역 15년은 선고될 것으로 보입니다.


◆ 김성민 : 적어도 징역 15년 선고가 예상이 된다. 문제는 검찰 쪽에서 미필적 고의를 입증을 해야 하는군요. 그런데 국민 상식으로 보면요. 정인이가 지속적인 학대를 받아서 상해가 누적돼서 사망을 했다는 게 사실로 여겨지고 있잖아요. 사실 이게 더 끔찍한 거 아닙니까?


계속해서 아이를 학대했고 상해가 계속 이어졌다는 것이니까 말이죠.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뒤늦게 정치권에서 소위 ‘정인이 법’을 만들었어요. 그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 먼저 개정된 정인이 법에는 아동학대 신고가 있을 경우, 즉시 조사나 수사에 착수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신설되었어요?


◇ 엄윤상 : 네. 그렇습니다. 국회는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발의된 6개의 아동학대 처벌법 일부개정 법률안과 이번 달 5일 발의된 3개의 일부개정 법률안 등 6건의 일부개정 법률안의 내용을 통합·조정해서 의결했습니다.


이번에 개정된 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아동학대 범죄 신고가 있을 때 지방자치단체나 수사기관이 즉시 조사나 수사에 착수할 의무를 부과한 점인데요, 아동학대 신고가 있는 경우 자치단체 또는 수사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즉시 조사 또는 수사에 착수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했습니다.


◆ 김성민 : 아동학대 범죄 조사를 위한 경찰이나 공무원의 권한도 강화가 됐겠죠?


◇ 엄윤상 : 네. 아동학대 범죄 신고를 접수한 사법경찰관리나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이 출입해 조사할 수 있는 장소를 기존 ‘신고된 현장’에서 ‘신고된 현장 또는 피해 아동을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장소’로 확대했습니다.


또한, 피해아동에 대한 응급조치 조항을 신설해서 경찰관이 아동학대 범죄 행위의 제지나 아동학대행위자를 피해 아동 등으로부터 격리시키기 위해 다른 사람의 토지·건물·배 또는 차에 출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 김성민 : 피해 아동에 대한 조사 절차나 아동학대 범죄 현장에 대한 조사 규정도 보완됐어요?


◇ 엄윤상 : 네. ‘아동학대 범죄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나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이 신고된 현장에서 아동 또는 아동학대행위자 등 관계인을 조사하거나 질문을 할 때 피해 아동, 아동학대 범죄 신고자, 목격자 등이 자유롭게 진술할 수 있도록 아동학대행위자로부터 분리된 곳에서 조사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신설됐습니다. 해야 한다죠. 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고 반드시 해야 합니다.


또한, 현장출동에 사법경찰관리와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이 동행하지 않았을 때에는 수사기관의 장과 지자체장 간에 현장출동에 따른 조사 결과를 서로에게 통지하도록 의무규정을 마련했습니다.


◆ 김성민 : 어떻게 보면은 이번에 개정된 법률이 당연한 것 같은데 그동안에 이렇게 되어있지 않았던 거잖아요. 


◇ 엄윤상 : 네, 그렇게 안되어 있다 보니까. 이번에 경찰들도 법적으로 사실문제가 없거든요. 처벌에 대해서 의무가 이렇게 마련이 된 이상 그렇게 하면 경찰들에게도 징계처분이나 해고 처분까지 갈 수 있는 규정들이 마련되었습니다.


◆ 김성민 : 경각심을 가지고 경찰이나 담당 공무원들도 좀 더 엄밀하게 아동학대에 대해서 조사하고 조치를 취해 주시길을 바라겠습니다. 그런데, 그동안에 아동학대행위자에게 출석이나 자료 제출을 강제하는 규정이 없었지요?


◇ 엄윤상 : 네. 이번 개정에서 의무규정을 신설했는데요,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이 피해 아동의 보호 및 사례 관리를 위한 조사를 위해 필요한 경우 아동학대행위자나 관계인에게 출석·진술 및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고, ‘아동학대행위자 및 관계인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이에 따라야 한다’는 의무규정을 신설했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의무를 위반해 출석 요구나 진술 요구, 자료제출 요구에 따르지 않거나 거짓으로 진술하거나 허위 자료를 제출한 사람에게는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도록 했습니다. 


◆ 김성민 : 사실 뭐 그런 일도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와서 부모를 조사를 하려고 하는데 뭐 '먹고살기 바빠요. 다른 일이 있어서 나중에 갈게요.' 그러다가 유야무야 되는 경우, 그런 경우가 있었는데 의무화되었군요.


반드시 출석을 해야 하고 자료 제출을 해야 한다. 어기면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가 되는 의무규정이 신설이 되었습니다. 아동학대 범죄의 증인에 대한 신변안전 조치도 강화되었어요? 


◇ 엄윤상 : 네. 그렇습니다. 아동학대 범죄 사건의 증인이 피고인 또는 그 밖의 사람으로부터 생명·신체에 해를 입거나 입을 염려가 있다고 인정될 때 검사가 관할 경찰서장에게 증인의 신변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을 요청하도록 하는 의무조항을 신설했습니다.


증인은 검사에게 신변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청구할 수 있고, 재판장은 검사에게 이 같은 조치를 하도록 요청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요청을 받은 관할 경찰서장은 즉시 증인의 신변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고 그 사실을 검사에게 통보하도록 했습니다.


◆ 김성민 : 그밖에 개정된 내용은 뭐가 있나요?


◇ 엄윤상 : 아동학대행위자를 피해아동 등으로부터 격리하고 피해아동 등을 아동학대 관련 보호시설로 인도, 긴급치료가 필요한 피해 아동을 의료기관으로 인도 등 응급조치 기간이 응급조치를 할 수 있는 임시조치이거든요.


기존에는 72시간을 넘을 수 없었는데 이 시간 계산 시에 공휴일과 토요일은 제외하도록 함으로써 피해아동 등의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48시간의 범위에서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했습니다.


경찰관으로부터 임시 조치 청구 신청을 받은 검사가 임시 조치를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의 상한 역시 기존 ‘응급조치가 있었던 때부터 72시간 이내’에서 공휴일과 토요일은 제외하도록 해 최대 48시간 연장이 가능해졌습니다.


◆ 김성민 : 그런데, 아동학대 범죄자들에게는 반드시 법정 최고형을 구형해야 한다. 이런 여론의 목소리가 상당히 높거든요. 이번 개정안에는 아동학대 범죄의 법정형을 높여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 같은데요. 왜 형량을 높이지 않은 것인가요?


◇ 엄윤상 : 강하게 처벌하자는 취지는 저도 이해하지만, 국회에서는 역효과를 우려한 것 같습니다. 국회 법사위 법안소위의 법안 심사 과정에서 법정형이 높아질 경우 오히려 피해자 등이 신고를 꺼리게 돼 아동학대 범죄가 은폐될 가능성이 있고, 검찰이 기소할 때도 입증의 부담이 커지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법으로 법정형을 올리면 현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최근에 장애인 성폭력 사건에 대한 법정형이 높아졌는데, 그랬더니 기소가 안 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장애인 여성을 가둬놓고 빵과 우유만 먹이면서 끔찍한 짓을 벌였는데도 기소가 안 됐습니다. 형량이 높아지니까 입증에 자신이 없는 사건, 피해자 진술이 유일한 증거인 사건들은 불기소가 되어 버리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 김성민 : 실제로 법률 현장에서 법원에서 유죄로 인정받기 어렵기 때문에 검찰에서 불기소를 하는 일이 있었나 보네요. 


◇ 엄윤상 : 형량이 세진다는 건 그만큼 피해를 입증할 책임이 커진다는 의미입니다. 검찰이 ‘이 정도 증거로 유죄를 받아낼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이기기 어렵다고 생각하면 기소를 안 하게 되고, 재판을 받는다고 해도 원하는 것처럼 가해자를 세게 처벌하기 어렵습니다.


가해자가 법정형 하한이 15년인 사건에서 재판을 받는다고 할 때, 법정형 하한이 2년인 때와는 재판에 임하는 자세가 다릅니다. 판사도 형량이 센 사건이다 보니까 더 구체적이고 높은 수준의 증거를 요구하게 되고, 피해자가 확보한 증거가 판사가 요구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무죄판결을 받고 끝나게 됩니다.


특히 아동학대 사건은 명백한 증거가 있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오히려 가해자가 더 쉽게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 김성민 : 이 아동학대가 대부분 가정에서 일어나잖아요. 그래서 증거 자체가 없죠. 가정 내 CCTV를 검찰이나 경찰이 확보를 할 수 있는 경우도 거의 없고요. 현실적인 문제들이 생기는군요. 지금보다 더 강한 처벌을 받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엄윤상 : 대법원 양형위원회에서 양형 기준을 올리면 됩니다. 국회는 법정형 하한선을 올리는 법을 만들 게 아니라 이런 뜻을 갖고 있다는 의견을 내는 게 아동학대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들을 가능한 한 엄하게 처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성민 : 네, 아무튼 뒤늦었지만 아동학대를 방지할 수 있는 법률이 개정이 되었고요. 정인이 같은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다 같이 기도를 하면서 노력을 더 같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엄윤상 : 네, 고맙습니다.


◆ 김성민 : 엄윤상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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