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창화 전국입양가족연대 대표 “정인이 사건은 입야의 문제가 아니라 아동학대의 문제”

전국입양가족연대가 지난 19일 국회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전국입양가족연대>
전국입양가족연대가 지난 19일 국회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전국입양가족연대>

■ 방송 : 경인방송 라디오 <김성민의 시사토픽>

■ 진행 : 김성민 PD

■ 인터뷰 : 오창화 전국입양가족연대 대표

[인터뷰 오디오 듣기]https://bit.ly/3bV4epi

◆ 김성민 : 지난 18일이었죠.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당시 정인이 사건의 재발 방지 대책을 묻는 질문에 답변을 이런 식으로 이야기했었습니다. 입양 아동 학대 방지 대책을 내놓은 거죠. 그러면서 “입양 취소”, “입양 아동 교체” 등의 발언을 해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전국입양가족연대는 청와대가 다시 내놓은 사전 위탁제 보완 취지 해명에 대해서도 사전 위탁제 해명은 2차 가해라고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습니다. 관련해서 전국입양가족연대의 오창화 대표와 전화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 오창화 : 안녕하세요.

◆ 김성민 : 먼저 소개 말씀을 부탁드릴게요. 전국입양가족연대는 어떤 분들과 함께 하는 단체인가요?

◇ 오창화 : 전국입양가족연대는 2018년에 어떤 의원님께서 입양특례법전부개정안을 잘못된 방향으로 발의하시려고 할 때 모이게 된 입양 가족들의 모임이고요. 저희는 입양 입법을 모니터링하고 아동 최우선의 입양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입양 가족들이 모인 당사자 단체입니다.

◆ 김성민 :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정인이 사건의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으셨는데 직접 말씀하시긴 그렇지만 뭐라고 하셨는지 살펴볼까요?

◇ 오창화 : 1월 4일쯤에 청와대 브리핑에서 말씀하신 내용은 정부는 입양 가족을 방문하는 횟수를 늘리고, 입양 후의 상황입니다. 그리고 입양 가정 조사를 할 때 주변인 방문과 조사를 의무화하고 마지막으로 입양 부모의 양육 부담 측정을 위해서 양육 스트레스 테스트를 한다고 세 가지를 제안하셨는데요.

한번 상상을 해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사후 관리로 1년에 4번 정도 방문을 하는데 그것을 더 많은 공무원들이 양육하고 있는 부모를 방문했다는 거. 이번에 정인이 사건 같은 경우에 그 가정이 이미 텔레비전에 나가고 많은 분들이 그 가정을 봤거든요. 수많은 사람들이 그 가정을 보고 노출된 가정인데도 아무도 그것에 대해 퀘스천을 그 당시에 달지 않았죠.

그리고 입양 가정 조사 시 주변인 방문 조사를 함께 하는 걸 의무화한다고 했는데 저희 가정 옆집에서, 주변 사람들이 계속해서 저희 가정을 쳐다보고 조사가 의무화된다고 그러면 입양 가정을 어떤 눈으로 바라봐야 할지, 계속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이 아이가 잘 자라는지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묻게 되고, 이런 게 주변 가족들 내에서 계속 이뤄질 텐데 그런 것들이 만약에 진행된다고 하면 그 스트레스 때문에 아이를 키울 수가 없습니다.

일반 가정에서 상상을 해봐도 정말 진행할 수 없고, 또 양육 스트레스를 계속 받는다 그거야 말로 굉장히 스트레스가 될 수 있거든요. 왜냐면 이번 사건은 일반 가정에, 여태까지 200건이 넘는 아동학대 살인사건이 일반가정에서 대부분 일어났는데 이건 케이스로 해서 이렇게 검사를 하고 조사하겠다고 하면 지금도 입양 대상 아동보다 입양 가족이 없는 상태에서 정말 이것을 감히 통과하면서 입양할 수 있다고 선택할 수 있는 입양 가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해서 이런 청와대 발표야 말로 입양에 대한 편견이 가득한 대책이고 이로 인해서 더 이상 입양은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성민 : 문제가 됐던 게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인이 사건에 관련된 아동 학대 해법으로 “입양 부모의 경우에도 마음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 안에는 입양을 취소한다든지 또는 여전히 입양하고자 하는 마음은 강하지만 아이와 맞지 않는다고 할 경우에 입양 아동을 바꾼다든지 하는 여러 방식으로 입양 자체는 위축시키지 않고 활성해나가면서 입양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거든요. 이런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까?

◇ 오창화 : 그것이 오전에 그렇게 청와대에서 말씀한 내용이고 이것이 문제가 되니까, 많은 사람들이 이것에 대해 성명서를 내고 하니까 오후에 사전위탁제를 언급한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이것 또한 정말 저희가 보기에는 입양에 대한 편견이 굉장히 강했기 때문에 말씀하신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정말 이걸로 인해 많은 가정이 상처를 받았는데 저희들이 말씀을 또 드리고 싶은 것은 이 기자회견을 통해서 입양 가정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과 고민이 있었다면 절대로 그런 식으로 말씀하실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 김성민 : 사전위탁보호제를 보완하기 위한 취지였다고 청와대가 해명을 했어요. 현재 사전위탁보호제가 어떻게 작용되고 있습니까?

◇ 오창화 : 사전위탁보호제는 저희는 입양전제 위탁이라고도 부릅니다. 왜냐면 이것은 다 입양을 전제로 한 사전위탁보호제거든요. 관행적으로 복지부 묵인하에 시행되고 있는데요. 법적 근거 없이요. 이것이 2012년에 시행된 입양 특례법이라는 법의 입법 부작용 때문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왜냐면 지금 현재 입양하려고 하면 아동과 결연된 후에 가정법원의 심사와 판결을 기다려야 되는데 그게 보통 5-6개월 걸리게 됩니다. 아이들이 태어나서 이 기간 동안 애착 관계가 형성되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해요.

그런데 이 시기를 아동은 시설에서, 부모는 대기하면서 기다려야 되는, 법원의 판결을 기다려야 되기 때문에 그 기간에 대해서 최대한 아동의 입장에서 아기가 애정 결핍이 생기지 않고 양부모와 애착관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만든 제도입니다. 그래서 이 제도를 그런 방향으로 아동을 위해서 만든 것이지 부모가 아이를 고르기 위해, 부모를 위해 만든 제도가 결코 아니거든요.

말씀드린 대로 전반적인 내용을 잘 모르셨기 때문에 아니면 청와대에 관련되신 분들이 이것에 대해 판단하지, 인지하지 못하셨기 때문에 말씀하셨는데 다시 말씀드리지만…편견이 굉장히 강한 거였다고 말씀을 드립니다.

◆ 김성민 : 사전위탁제도는 온전히 애착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아이를 위해서 만들어진 제도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단체에서 과거 정부의 입양 정책 실패를 사전위탁제 법제화 반대 근거로 제시했는데 현재 입양특례법이 어떻게 시행되고 있고, 반대 근거를 제시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 오창화 :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 당시에 입양 단체, 입양을 홍보하거나 입양을 원하는 단체가 했던 것은 아닙니다. 입양을 반대하는 단체의 목소리였고요. 미혼모 네트워크나 몇몇 단체들이 사전위탁제 과정 중에 아동의 학대나 그런 것들에 의해 반대했는데. 기본적으로 입양가정들은 사전위탁제에 대해 반대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아동 중심이라면 저희는 당연히 진행되길 바라고요. 앞으로 만들어질 어떠한 법도 아동이 최우선이 된다면 어느 입양 가정도 반대하지 않습니다.

◆ 김성민 : 입양 가정에서 현재 보완해야 할 부분이 없을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오창화 : 비극적인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이 사건에 대해서 저희가 조금 들여다봤으면 좋겠는데 아동학대 사건은 양부모 가정, 한부모 가정, 조부모 가정에서도 나오고 이번에 입양 가정에서도 한 건 나왔고요. 아동학대 신고가 제 작년에 3만 건, 작년에 4만 건 굉장히 많은 비율로 늘고 있는데요.

조금 더 보면 그중에 동일한 아동학대 사건이 2번 이상 된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고된 아이들이 원가정으로 돌아가는 비율이 80%가 넘거든요. 그렇게 복수의 신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케이스는 당연히 분리돼야 하고요.

아동의 심각성 원인이 무엇인지 조사한 뒤에 방향을 결정해야 합니다. 지금 시설 부족과 위탁 가정의 부족 등으로 인해 원가정으로 바로바로 돌아가는 현실 가운데 저희들이 바라봐야 될 문제는 정말 아이들을 위해서 어떤 것이 가장 최선인지 돌아보면 원가정에서 분리되는 게 너무나 중요하고요.

범죄 후 즉시 분리돼야만 할 적에 공권력을 가진 경찰들이 현장에서 재량권을 가지고 즉시 분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성민 : 한편으로는 정인이 사건 때문에 나온 이야기이긴 하지만 정인이 사건을 입양 아동에 대한 문제로 확대시키는 것이 바람직한 일인가 싶기도 하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오창화 : 정인이 사건은 만약 저희가 입양의 문제로 보게 되면 아마도, 왜냐면 말씀드린 대로 지난 10년 간 200여 건의 아동학대 살인사건 중에 이건 극히 한 건 정도의 일부 사건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정인이 사건을 입양의 문제로 보면 한 건 정도 구할 수 있겠죠.

그런데 이건 결코 정인이 사건이 아니라 말씀드린 대로 200여 건이 양부모 가정, 한부모 가정 다 나오고 있습니다. 아동학대의 개념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게 되면 앞으로 수많은 아이들이 원가정에서 분리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가정에서든지. 그럼 그 아이들이 현재까지 다 아동학대가 일어난 후에 원가정으로 돌려보내면서 복수의 또 다른 아동학대가 일어나는 것을 만들어내는데 그 아이들이 분리된다고 하면 앞으로 이 아이들을 어디서 키운다는 거죠?

아기들은 시설에 들어가서 자랐을 적에 지금도 양육보호시설에서 자란 아이들이 사회에 나왔을 때의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고 어렵게 됩니다. 그 아이들의 사회 적응이 어렵기 때문에요. 정인이 사건을 아동학대의 문제로 바라봤을 적에 이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고 어떻게 앞으로 양육할지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게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입양의 문제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아동학대 문제로 바라보고 그것에 맞는 대책을 만든다면 입양을 어떻게 촉진하고 준비해야 될까로 귀결되게 되겠죠. 그래서 저희들은 문제 인식과 대책 방향에 대해서 끊임없이 입양의 문제가 아니라 아동학대 문제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김성민 : “정인이 사건은 입양의 문제가 아니고 아동학대의 문제”라는 말씀을 해주셨네요. 그러면 우리 사회에 입양 인식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이 더 필요할까요?

◇ 오창화 :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에서 부모와 단절된 아이들, 요보호아동이라고도 부르는데요. 그 아이들의 집단 보육 시설이 60%가 넘을 정도로 가장 높습니다, OECD 국가 중에서요.

아동 복지를 최우선 원칙으로 하려면 가정 보호를 해야 된다고 전 세계 모든 분들이 이야기하시는데 우리나라는 전혀 그것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죠. 오히려 입양에 대한 편견이 가득한 이런 말들, 이런 뉴스들 그런 것들이 가득한 나라가 우리나라입니다.

입양은 부모와 단절된 아이들에게는 유일하고 온전한 영구적인 대책이 될 수밖에 없거든요, 가정 보호에 대해서. 입양에 대한 편견이 가득한 정책이 없어져야 되고요. 지금 현재 입양특례법도 많은 문제를 갖고 있는 것에 대해 조속히 해결돼야 하고.

모든 것들의 배경은 가정이 필요한 아이들 입장에서 이렇게 고통을 받거나 했던 아동의 입장에서 저희들이 바라보고 사회 인식이 통용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한 가지만 말씀드리면 2014년에 미국에 입양 간 현수란 아기가 미국에서 아동학대로 죽었습니다. 이것이 그 당시 굉장한 사회적 이슈가 됐었는데요. 그 당시에 미국 현지 언론은 아동학대로 보고 이 부모가 왜 이 아동을 학대했을까, 무엇이 문제일까, 부모를 어떻게 처벌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 미국 뉴스에 가득했다면 한국 뉴스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고 이것이 입양의 문제라고 많은 대책과 이야기를 내놨습니다.

결국 그 당시에도 똑같은 상황인데 미국에서는 이것이 아동학대의 문제로 인식했고 한국에서는 이것을 입양 문제로 인식함으로 인해 입양에 대한 문제의 합당한 대책을 만들겠다고 그 당시에도 많이 쏟아냈죠. 이번에 정인이 사건도 저희 쪽에서는 입양의 문제가 아니라 아동학대의 문제로, 한 나쁜 사람이 만든 악행의 문제로 봐야지 이 한건을 가지고 모든 입양인이 잘못했다고 말하면 앞으로 분리될 아동들은 가정을 얻을 수 있는 권리와 기회가 박탈된다고 저희들은 생각합니다.

◆ 김성민 : 혹시 못다 한 말씀 있으면 더 해주시고 마무리해볼까요.

◇ 오창화 :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건 아동들은 시설이 아닌 가정에서 자라야 됩니다. 그 아이가 부모가 있건 없건 시설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가정에서 자라야 될 텐데요. 정인이도 온전하고 건강한 가정이 필요했겠죠. 저희들이 주장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해외 입양 보내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엄청나게 많은 아이들이 보육시설에서 자라고 있거나 길거리에서 방황하는 가출 청소년들, 그런 청소년들을 가정에서 키우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즉 입양 가정과 위탁 가정이 없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성민 : 수많은 바깥에서, 시설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의 입양 가정과 위탁 가정이 없는 사회를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말씀 잘 기억해야 할 거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오창화 : 감사합니다.

◆ 김성민 : 지금까지 오창화 전국입양가족연대 대표와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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