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사월마을 주민들과 환경단체 글로벌에코넷이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강명윤 기자>
24일 사월마을 주민들과 환경단체 글로벌에코넷이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강명윤 기자>


정부의 주민 건강조사에서 '주거 부적합' 판정을 받은 인천 사월마을 주민들이 환경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집단이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24일 사월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환경비상대책위원회와 환경단체 글로벌에코넷은 이날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환경부의 주거 부적합 판정 이후 1년 4개월이 지났지만 주거 환경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마을 주변에 있는 1천500톤 가량의 건설폐기물과 수많은 공장, 수도권매립지 수송 도로를 오가는 대형 트럭으로 인해 미세먼지와 소음·악취로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서구 왕길동에 있는 사월마을은 1992년 마을 인근에 수도권쓰레기매립지가 조성되면서 매립지수송로를 통과하는 쓰레기 운반 대형차량들로부터 나오는 질소산화물과 분진, 소음 등의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마을 주변으로 대규모 순환골재처리장, 폐기물 처리업체 및 수백여 개의 각종 소규모 공장들이 난립해 주거환경은 더욱 악화됐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환경부는 지난 2019년 11월 주거지역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아 환경 개선을 위한 특별 관리를 진행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사월마을 주민들은 주거 부적합 판정 이후에도 주거 환경이 개선되지 않아 아직까지 미세먼지·소음·악취 등에 시달리고 있다며 시에 이주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실제 주거 부적합 판정 후 1년만인 지난해 11월 사월마을 3개 지점에서 측정한 초미세먼지(PM 2.5) 농도는 여전히 모두 일평균 대기환경 기준치(35㎍/㎥)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옥경 환경비대위원장은 "주거 부적합 결정 이후 사월마을 주민들은 '이제야 사람답게 살 수 있게 되었구나'라는 작은 희망을 품고 마을 이주를 위한 절차를 기다렸는데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며 "하루라도 빨리 이주를 시켜달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당초 사월마을 주민의 집단이주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용역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개발을 요구하는 주민 청원에 따라 취소했다"며 "지금은 환경개선 대책 마련을 위한 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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