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여당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입법 추진에 반대하며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윤 총장의 사의 표명 한 시간여 만에 즉각 사의를 수용했습니다.

윤 총장은 4일 오후 2시 대검찰청 청사 현관 앞에서 “오늘 총장을 사직하려고 한다”면서 “이 나라를 지탱해 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그 피해는 오로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총장은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 올린 상식·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기 어렵다"며 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를 전제로 중수청의 입법을 추진하는 데 대한 반대 의사를 거듭 피력했습니다.

윤 총장은 “검찰에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지금까지 해왔듯이 앞으로도 제가 어떤 위치에 있든지 자유민주주의와 국민 보호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윤 총장은 이날 사의를 표명하면서 ‘정계 진출’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이에 문 대통령은 1시간여만에 윤 총장의 사의를 수용했습니다. 윤 총장의 사퇴로 대검찰청은 조남관 대검 차장의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됐습니다. 청와대는 검찰총장 후임 인선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입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법무부에 사표가 접수됐고 사표 수리와 관련된 절차는 앞으로 행정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며 “후임 임명도 법에 정해진 관련 절차를 밟아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 총장은 지난 2019년 7월 25일 제43대 검찰총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오는 7월 24일 2년 임기를 4개월여 앞두고 물러나는 셈입니다. 1988년 검찰총장 임기제가 시행된 뒤 취임한 22명의 검찰총장 중 임기를 채우지 못한 14번째 검찰 수장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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