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창단식 모습 <사진=연합뉴스>
SSG 창단식 모습 <사진=연합뉴스>

프로야구 KBO리그 SSG 랜더스가 구단 창단식을 연고지인 인천이 아니라 서울에서 개최한 것을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지역 내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부 팬들은 '사안을 키우지 말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인천경실련·인천상공회의소·인천YMCA 등은 5일 성명을 통해 "인천의 새 프로야구단 SSG 랜더스가 지난달 3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창단식을 열었다"며 "인천 연고 구단이 인천이 아닌 다른 도시에서 원정 창단식을 가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인천을 기반으로 그것도 첫발을 떼는 야구단이 보인 이 행태에 인천시민들은 당혹감과 실망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며 "만일 구단이 호남이나 영남의 도시를 연고로 했다면 다른 곳에서 창단식을 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못 했을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박남춘 인천시장도 지난 4일 홈 개막전 참석 후 페이스북에서 "성적보다 중요한 것은 팬들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며 "서울 창단식에 대해 시민들이 아쉬움을 많이 표현하고 있고 저 역시 아쉬운 마음은 같다"고 밝혔습니다.

정의당 배진교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지역 팬들의 실망감을 성의있게 위로하려면 당연히 정용진 구단주가 직접 소통해야 한다"며 "정용진 구단주가 연고지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고 인천 SSG랜더스의 출발을 순조롭게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SSG 구단은 정규시즌 개막 일정이 촉박한데다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창단식을 열게 됐다며 인천 야구팬에게 사과했습니다.

민경삼 SSG 랜더스 대표이사는 지난 2일 입장문에서 "이번 서울 창단식으로 인천 시민들의 야구단에 대한 애정을 헤아리지 못했다"며 "다시 한번 사과 말씀을 드리며 인천 시민의 애정어린 목소리를 경청하고 시민과 함께하는 야구단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야구팬 사이에서는 SK 와이번스 역시 2000년 구단 창단식을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개최한 사실을 거론하며,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가 지나치게 사안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천시 시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4일 "SSG 랜더스 야구단을 향한 비난에 '인천 시민들의' 목소리라고 매도하지 말아 주십시오"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청원인은 "당시 시범경기가 서울 잠실에서 이루어졌고, 장소 역시 웨스턴조선 호텔이 창단식을 준비하기 최적의 장소였을 것"이라며 "당시 상황을 재고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인천 연고를 가진 구단이 서울 특별시에서 창단식을 가졌다고 '인천시민'들이 실망했다 라는 식으로 비판을 가하는 것은 지양해 주셨으면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한편,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인천을 연고로 한 프로야구단은 삼미 슈퍼스타즈, 청보 핀토스, 태평양 돌핀스, 현대 유니콘스, SK 와이번스에 이어 SSG가 6번째 구단입니다.

강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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