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싸게 분양한다며 투자자 모집하고 예약금만 챙겨

송도 아메리칸타운 1단계 사업 조감도. <코암인터내셔널 제공>
송도 아메리칸타운 1단계 사업 조감도. <코암인터내셔널 제공>

송도 아메리칸타운 1단계 사업의 전 시행사인 코암인터내셔널 대표가 사기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코암 대표는 상가를 싸게 분양해 주겠다며 투자자를 모집해 놓고 예약금만 챙겨 지금까지 갚지 않고 있습니다.

15일 경인방송 취재를 종합하면 코암 대표인 A씨는 지난 2014년 상가를 분양한다며 투자자를 모집해 예약의향서를 체결했습니다.

상가 가격은 3.3㎥당 2천만 원으로 당시 주변 상가 시세가 3.3㎥당 2천800만~3천만 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조건입니다.

A씨는 투자자들로부터 1명당 500만 원씩 예약금을 받고 향후 정식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습니다.

예약의향서에는 코암이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 법인 KAV1과 대표이사 A씨의 이름이 적혀있고, 법인 직인이 찍혀있습니다.

이후 투자자들은 계약금을 납입하기 위해 A씨에게 계좌를 요구했지만, A씨는 회사 상황이 좋지 않다는 등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계좌번호를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실제 당시 코암은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지난 2014년 말 송도 아메리칸타운 1단계 사업의 시행사는 코암인터내셔널에서 송도아메리칸타운(SAT)으로 교체됐습니다.

SAT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민간자본의 투자를 받은 인천투자펀드와 자본금 10억 원을 투입해 설립한 법인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A씨는 지역 건설업체들로부터 하도급 공사 발주를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아 검찰에 수사를 받았습니다.

또 공무원과의 유착관계 의혹으로 압수수색도 받았습니다.

투자자들은 반드시 상가를 분양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A씨의 말을 믿고 2년 넘게 기다렸지만 분양을 받지 못했습니다.

일부 투자자들은 상가 분양은 필요 없고 예약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고, A씨는 2017년 이행각서까지 써줬습니다.

하지만 A씨는 예약금을 받은 지 6년이 지난 현재까지 일부 투자자들에게 예약금을 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한 투자자는 "500만 원이 크다면 크고 적다면 적은 돈이지만 6년 넘게 A씨는 돈을 주지 않고 있다"며 "명백한 사기 행위"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투자자는 "A씨에게 돈을 달라고 할 때마다 이리저리 핑계를 대며 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A씨로부터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에 따르면 이들이 체결한 예약의향서에 관리번호가 90~100번대까지 적혀 있습니다.

A씨와 상가 예약의향서를 체결한 사람들이 100명이 넘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현재 코암은 사업시행사 자격을 잃고 송도 아메리칸타운 2단계 사업의 분양대행을 맡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A씨는 당시 분양대행사가 상가분양을 진행한 것이며, 예약의향서 체결과 자신은 상관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A씨는 "분양대행사를 통해 상가 계약을 맺었고,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정리가 된 상황"이라며 "일부 투자자들의 예약금은 이달 안에 지급할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한편, 송도 아메리칸타운 1단계 사업은 지하 3층~지상 49층 규모 아파트와 오피스텔, 상가 등을 조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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