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노후 아파트 비율 57%로 전국에서 2번째

<사진 = 김도하 기자>
<사진 = 김도하 기자>


내년부터 아파트 단지에 '전기차 충전'시설이 의무화되면서 현재도 전기 사용량을 감당하지 못해 정전이 잦은 노후화된 아파트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인천지역 노후화 아파트 비율은 57%로 서울에 이어 전국에서 2번째로 높아 많은 아파트 단지가 전력 과부화로 인한 사고의 우려가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27일 인천시에 따르면 신축 아파트에만 적용됐던 전기차 충전 시설을 내년 1월부터는 노후 아파트에도 설치해야 합니다.

1천~1천500세대 아파트 단지에는 최소 2개 이상의 전기차 충전 시설이 마련돼야 합니다. 2개의 충전시설을 급속으로 만들 경우 100KW의 전기가 소요됩니다.

이정도의 전기량은 33세대 이상이 아파트 단지에 추가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1세대당 쓰는 전기가 약 3KW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노후화된 아파트 단지가 전기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충전시설이 추가된다면 지금보다 더 빈번한 정전과 화재 등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지난 2주사이 무더위로 인해 인천지역 노후화된 아파트 단지 내에서는 정전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전력 사용이 급증하면서 지난 18일 서구 당하동 아파트 단지가 지난 22일에는 연수구 옥련동 한아파트 단지에 전기 공급이 끊겼습니다.

지난 26일에도 부평구 일신동 아파트 단지에서 정전이 발생했습니다. 3건 사고 모두 15년 이상 노후화된 아파트에서 일어난 사고였습니다.

시 관계자는 "전력 사용이 급증하고 있는데 노후화된 아파트단지에 전기차 충전시설이 들어서면 정전과 화재사고가 더 자주 일어날 우려가 있다"며 "관련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전력공사 인천본부는 정전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변압기 교체 등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지만 미미한 실정입니다.

한 아파트 단지의 변압기 교체에서는 최소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비용이 들어갑니다. 한전 인천본부가 지원하는 예산은 14개 단지에 약 4억 원에 불과합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통계청의 '주택의 종류, 연면적 및 건축연도별 주택(2018년 기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 지역의 준공 15년 이상 노후 아파트는 총 310만9천155세대로 전체 516만4천20세대의 6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서울시가 69%로 가장 높고 인천은 57%로 전체 아파트 중 절반 이상이 교체 대상인 상태입니다.

한전 인천본부 관계자는 "인천의 아파트 거주비율과 노후화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편"이라며 "노후 아파트단지에 노후화된 변압기 등을 교체하라고 권유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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