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독자 제공>
<사진 = 독자 제공>

(앵커)

인천지역 일부 시내버스의 소독과 방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천시는 '매일 방역'을 권고하고 있지만 버스회사마다 사정이 달라 매일 방역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하루 수백 명이 이용하는 버스가 자칫하면 코로나19 집단 감염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도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인천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시내버스 업체 33곳에 약 2억 원 상당의 연막 방역 장비를 배부했습니다.

매일 1회 이상 연막방역을 실시해 시민이 안심하고 버스를 이용하도록 한다는 취지입니다.

방역을 마치면 매일 방역 완료 차량임을 표시합니다.

하지만 인천지역 일부 버스회사는 ‘매일 방역’을 지키지 않고 있지만 ‘매일 방역’ 푯말을 버스에 붙이고 운행하고 있습니다.

방역을 위해 인력을 따로 두는 회사도 있지만 일부 회사는 버스기사에게 방역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인천의 A 버스회사는 80대가 넘는 버스를 운행 중인데, 방역 소독을 담당하는 직원은 단 한 명에 불과합니다.

이 회사의 버스 차고지는 서구 석남동과 청라동, 중구 영종도 등 3곳으로 한 사람이 매일 지역을 넘나들면서 모든 버스를 소독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A 회사는 이달 초 버스기사 7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버스기사들은 방역조치 미흡에 따른 예견된 결과였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 A 회사 운전기사]

"매일 방역이라고 버스 앞에 붙여두고 다니지만, 실상은 주에 1~2회 정도 하고 연막 소독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하고 있습니다. 소독분무기를 나눠주면서 알아서 매일 소독하라고 하는데, 하루 종일 버스 운전하고 30분 동안 화장실 가고 식사하기 바쁜데 어떤 기사가 자발적으로 소독을 하겠습니까?"

현행법상 시내버스운송사업자는 운수종사자의 운행시간이 4시간 이상이면 운행 종료 후 30분 이상의 휴식시간을 보장해야 합니다.

휴식시간이 30분뿐인 버스기사들에게 방역 업무까지 요구하는 건 과도한 ‘책임 떠넘기기’라는 지적까지 나옵니다.

이에 대해 A회사는 버스기사들이 방역 소독을 매일 하고 있으며, 버스 방역이 철저히 이뤄지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인천시 관계자는 "버스회사와 조합 측에 매일 방역을 계속 지도하고 있다"며 "일부 버스가 방역 소독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에 인천시도 불시 점검과 함께 주기적으로 현장에 나가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깜깜이 환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버스에 대한 촘촘한 방역 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경인방송 김도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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