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500명 전수조사서 50여명 학교폭력 피해경험, 처벌은 5명에 불과

<사진 = 김도하 기자>
<사진 = 김도하 기자>

(앵커)

동료 선수와 감독으로부터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한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철인3종경기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고 최숙현 선수 사건으로 학생선수에 대한 인권 보호가 도마 위에 올랐지만, 체육계 폭력피해 사건에 대한 대처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김도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교육당국이 지난해 인천지역 초·중·고교 학생 선수 3천5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폭력피해 전수조사에서 50여 명이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변했습니다.

성폭력이나 신체폭력, 언어폭력과 같은 가혹행위를 경험한 인천의 학생 선수는 모두 51명.

초등학생 선수가 15명, 중학생 선수가 25명, 고등학생 선수가 11명이었습니다.

인천시교육청의 사건 조치 결과를 보면 학교 내에서 자체 종결한 사건은 40여 건입니다.

이 중 지도자에 대한 처분은 5건인데 모두 주의, 견책 등 솜방망이 처분에 그쳤습니다.

설문조사에 실수로 잘못 표기했거나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아 '자체 종결'된 사건도 무려 46건에 달했습니다.

설문조사에서는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지만, 교육청 관계자가 직접 학교를 방문해 조사를 시작하면서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인터뷰 / A교사]

"아무래도 직접 나서서 말하기는 어렵죠. 설문조사에서는 분명히 폭력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현장에 가서 사실관계를 파악해보면 잘못 표기했다거나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각에서는 폐쇄적인 체육계 특성상 피해 학생이 나서서 피해를 증언하기 어렵다며 실질적인 피해자 보호 조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

"수년간 지속된 체육계 폭력 행태에 대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스포츠 문화와 구조의 변화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합니다."

고 최숙현 선수 사건 이후 학생선수의 인권 보호와 재발 방지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가해자와 피해자에 대한 조치는 여전히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경인방송 김도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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