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시 부명초등학교 학생들이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자료= 부명초등학교>
경기도 부천시 부명초등학교 학생들이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자료= 부명초등학교>

(앵커)

학교에서 이뤄지는 성교육은 범죄 예방 교육이 주를 이루는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부천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성의 기본 정의부터 전문적인 지식까지 배울 수 있도록 성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생들끼리 조를 이뤄 성에 관한 작품 전시나 캠페인을 벌이기도 하고, 가족과 함께 토론회를 열기도 한다는데요.

이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무엇을 느끼고 배웠을까요?

김국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학교 중앙현관에 붙은 알록달록 종이들.

종이엔 학생들이 성교육을 받은 뒤 느낀 점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습니다.

'내 몸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라거나 '상대방의 의사를 물어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다.'는 내용이 눈에 띕니다.

성차별을 주제로 UCC를 제작한 모둠도 있습니다.

여자는 분홍, 남자는 파랑으로 교구 나눠주기, 넘어져도 남자니까 울면 안돼 라는 주변에서 한 번쯤 들었거나 겪었던 성차별을 영상으로 제작했습니다.

[인터뷰/김유주 부명초교 학생]

"사춘기가 왜 오는지 사춘기에 대해 더 많이 배웠고, 내년에는 짧은 UCC말고 긴 동영상을 만들어서 유튜브에 올려보고 싶어요."

성 교육이 마련된 경기도 부천의 부명초등학교는 교육부 지정 마을과 학교가 제안하는 혁신학교로 교육과정의 20%를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들은 학교가 아이들에게 올바른 성교육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전교생을 대상으로 이번 성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전문적인 교육은 부천시청소년성문화센터와 업무협약을 통해 진행됐습니다.

교육에 참여한 학생들은 학년별로 교육 소감을 작성한 느낌공책 제작, 캠페인 활동, UCC 제작과 같은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인터뷰/ 이현미 부천 부명초교 교장]

"얼마 전 조주빈이 대법원에서 42년형을 확정 받았잖아요,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접하면서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쳐야 되지 않을까 하는 책임감이 생겼거든요. 아이들이 성에 대한 지식과 정보도 바르게 알고 이런 시간이 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의 이런 노력에 학부모 호응도 좋아 오는 12월에는 가족이 함께 모여 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토론의 자리도 마련합니다.

부천 부명초등학교는 내년에도 아이들이 의미있는 성교육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도록 꾸준히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경인방송 김국희 입니다.

저작권자 © 경인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