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덩어리에 '아연실색'...업체는 '다음 주 수거할게요...'

유명 두유업체 제품에서 나온 검은색 이물질. <사진=독자제공>
유명 두유업체 제품에서 나온 검은색 이물질. <사진=독자제공>

(앵커)

팩으로 된 두유 제품에서 커다란 곰팡이 덩어리가 나왔습니다.

소비자는 두유를 몇 모금 들이켰다가, 역한 냄새가 느껴지자 가위로 잘라 내용물을 확인했는데요.

업체 측의 무성의한 대응이 소비자를 더 힘들게 했습니다.

보도에 안덕관 기자입니다.

(기자)

미추홀구에 사는 남성 A씨가 입에 머금고 있던 두유를 뱉어냈습니다.

빨대를 꽂을 때부터 역한 냄새가 느껴졌는데 두유팩에서 '덜그럭'거리는 소리까지 나자 의심이 든 겁니다.

팩을 가위로 잘라낸 A씨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안에서 나온 건 물컹거리는 검은색 이물질로, 손가락 마디만한 크기의 곰팡이로 추정되는 상황.

두 달 전 홈쇼핑을 통해 구입하고 오늘(27일) 개봉했으니 유통기한이 아직 두 달가량 남았습니다.

[A씨]

"굉장히 불쾌하잖아요. 또 이상한 냄새 나는 거 살짝 들이켜면...어지럽더라고요. 급체 같아요. 급체..."

하지만 업체의 무성의한 대응에 A씨는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해당 업체는 당장 수거하긴 어렵고 다음주 중순에나 가져가겠다고 밝힌 겁니다.

식약처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만류했다고 A씨는 주장합니다.

결국 다음날 제품을 수거하겠다며 업체 측은 뒤늦게 말을 바꿨습니다.

업체 측은 대응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습니다.

[두유 업체 관계자]

"사실 이제 저희가 좀 기분 나쁘게 한 건 있지만 저희가 절차를 말씀드리고..."

다만 제조 공정 과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

소비자가 박스를 칼로 뜯다가 두유팩이 손상돼 곰팡이가 생겼을 거로 추측된다는 겁니다.

지난 2018년 식약처에 신고된 이물질 신고는 3천여건에서 지난 2020년 4천여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경위로 이물질이 생겼는지 밝히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소비자 보상이 잘 안 되고 업체에 대한 처벌은 미미한 수준입니다.

경인방송 안덕관입니다.

저작권자 © 경인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