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박남춘 '수도권매립지 책임공방' 2라운드 속 이정미 '내 뒷배는 인천시민'

(좌측부터)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국민의힘 유정복, 정의당 인천시장 후보가 16일 인천언론인클럽과 인천‧경기기자협회가 주관한 토론회에 참석했다. <사진=인천언론인클럽>
(좌측부터)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국민의힘 유정복, 정의당 인천시장 후보가 16일 인천언론인클럽과 인천‧경기기자협회가 주관한 토론회에 참석했다. <사진=인천언론인클럽>


지방선거를 16일 앞두고 치러진 인천시장 후보 2차 토론회에서 세 후보가 핵심 공약을 놓고 치열한 난타전을 벌였습니다. 양강을 형성하고 있는 국민의힘 유정복, 민주당 박남춘 후보는 지난 1차 TV토론회와 마찬가지로 '수도권 매립지' 등과 관련 책임공방을 이어갔고, 이들을 추격하는 정의당 이정미 후보는 인물론을 내세우며 존재감 알리기에 주력했습니다.

◇ 劉·朴 '수도권매립지 책임공방' 2라운드 설전

세 후보는 16일 인천언론인클럽과 인천‧경기기자협회가 주관한 토론회에 참석해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습니다. 각 후보들은 모두 발언 이후 곧바로 '수도권 매립지 사용 종료' 논쟁에 들어갔습니다. 박 후보는 "서울과 경기가 대체 매립지를 찾지 못하면 인천의 매립지를 더 사용할 수 있도록 유 후보 때 보장한 4자 합의가 문제"라며 "저는 임기 중 2026년 생활폐기물 인천지역 반입 금지와 2025년부터 건설폐기물 반입 금지 등의 결실을 이뤄냈고 이를 토대로 인천만의 친환경 매립지를 조성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후보는 또 "유 후보가 자랑스럽게 들고 나온 (대체 매립지) 후보지도 저희 때 2곳 내지 3곳으로 이미 압축이 됐던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자 유 후보는 "대체 매립지 없이 자체 매립지만 만든다고 어떻게 매립이 종료되느냐"며 "4년 내내 제가 대체 매립지를 조성하도록 4자 합의로 다 해놓은 걸 갖다가 임기 내내 하지 않으니까 해결이 안 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체 매립지 후보지 선정도 박 후보가 해놓은 거라면 왜 여태 얘기조차 안 했는가"라고 따져물었습니다. 반면 이 후보는 "과거의 공방이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지방선거가 끝나면 4자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양 후보를 공박했습니다.

◇ 劉 "(KTX연기)내용도 모르고 생떼" vs 朴 "한중해저터널 공약 철회 사과해야"

이어 두 후보는 KTX 개통 연기 논란을 두고 다시 한 번 설전을 벌였습니다. 포문은 박 후보가 열었습니다. 박 후보는 "유 후보 재임 시절인 2018년 2월 당시 이미 시 국장들이 늦어질 것 같다고 보고했다"며 "그런데 왜 책임을 저한테 돌리느냐"고 따졌습니다.

이에 유 후보는 "그래서 당시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게 (국장들의) 보고 내용을 전달했고 김 장관이 KTX는 2021년 차질 없이 개통한다고 발표했다"며 "실현 가능성을 두고 따지려면 김 장관에게 따지시라"고 반격했습니다. 유 후보는 "당시 설계도 안 됐는데 철도가 애들 장난도 아니고 어떻게 3년 만에 완공된다고 주장하시느냐"는 박 후보의 공세에도 "인천발 KTX는 새로 공사를 하는 게 아니라 수원 어천역과의 접속 부분만 하는 것"이라며 "박 후보는 내용도 모르고 생떼를 부린다"고 했습니다.

박 후보는 공세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유 후보가 자신의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던 '한-중 해저터널 건설' 공약을 제외한 것을 겨냥해 "국민의힘 경선 후보였던 이학재 전 의원도 '그랜드 허무맹랑'이라고 비판했던 공약"이라며 "이거 취소하셨다면 시민들에게 사과하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유 후보가 "국가 정부 차원에서 검토하는 것이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답하자 "그럼 그냥 시민들 기분 좋으라고 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박 후보는 이와 함께 유 후보의 '뉴홍콩시티' 공약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앞서 유 후보는 중국의 국가보안법 강화로 홍콩 내 9천여개 글로벌 기업이 이전하는 것을 두고 국제공항과 항만을 소유한 인천이 제2의 홍콩 조성의 최적지라며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이에 박 후보는 유 후보가 시장 재임시절 실패했던 '검단 스마트시티'사례를 들며 "이보다 더 큰 규모의 뉴홍콩시티 공약을 어떻게 실현하겠느냐"고 했습니다. 유 후보는 즉각 "박 후보는 제가 하는 건 무조건 안 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며 "매립지도 바로 그렇게 망해놓고 인천 KTX도 그렇게 해서 지연시키지 않았느냐"고 했습니다.


◇ 李 "내 뒷배는 대통령도 대권주자도 아닌 인천시민" 존재감 부각

한편 양강구도의 선거판도를 비판해온 이 후보는 이날 작심한 듯 두 후보를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우선 유 후보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 전에는 소상공인 등 551만 곳에 피해지원금 최대 5천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당선 후 지급대상을 330만 곳으로 줄였고 피해지원금은 600만원 일괄지급으로 바뀌었다"며 "사실상 반토막이 나 버렸는데 인천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유 후보는 "손실보상의 대원칙은 정부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면서도 "적정보상이 안 되는 부분은 인천시에서 책임지고 재원마련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했습니다.

박 후보에 대한 공세는 좀 더 거칠었습니다. 이 후보는 "민주당 보좌진들이 최근 당내 성비위 문제를 폭로했다"며 "박 후보 재임 시절에도 인사 비위 문제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어 "인사갑질로 감사를 받아야 할 소통기획관과 소통협력관은 사표를 내거나 환경부로 복귀해 유야무야됐다"며 "사과하시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박 후보는 "감사원에서 감사를 마친 사안으로 문제없다고 들었다"며 "균형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시라"고 반박했습니다.

이날 마무리 발언에서 유 후보는 "잃어버린 4년을 되찾는 깨끗한 시장이 되겠다"며 "시민 여러분과 함께 인천의 잠재력을 다시 일으켜세우면서 시민이 행복한 인천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박 후보는 "인천이음으로 인천 안에서 경제순환을 이끌었고 빚더미 부채 도시 인천을 재정우수단체로 승격시켰다"며 "미래먹거리 산업도 충분히 잘 챙기겠다"고 했습니다. 이 후보는 "제게는 도와줄 대통령도 없고 대권주자도 없다"며 "인천시민 삶을 위해 서로를 헐뜯고 부정하기보다는 미래지향적으로 인천시정을 이끌겠다"고 인물론을 앞세웠습니다.

▶ 인천시장 후보 2차 TV토론회는 16일 밤 10시 경인방송 90.7MHz에서 청취하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인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