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호불호 갈려…"계양 얕잡아 본다" vs "지역개발 호재"

인천 계양구 계산동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계양을 후보의 선거사무실. <사진=경인방송>
인천 계양구 계산동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계양을 후보의 선거사무실. <사진=경인방송>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를 두고 19일 계양주민들은 인물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무연고 출마'에 부정적인 분위기였습니다. 지난 8일 이 전 지사가 장고 끝에 '새 정부를 견제해야 한다'며 출마 선언을 했던 때보다 이같은 바닥 민심의 기류는 좀 더 선명했습니다. 다만 차기 대권주자의 지역 입성으로 개발 호재가 날 것이라는 기대 심리도 뒤따랐습니다.

19일 오전 인천 계양구 계산동에서 만난 50대 여성 이모씨는 10여년 째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40~60대 중년 여성이 주 고객층이라는 이씨는 "최근 손님들 사이에선 이재명 후보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며 "아무래도 지역 연고가 없기 때문에 계양을 얕잡아 보고 출마했다는 비판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그분들 중에는 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를 뽑았다는 분들도 있는데 지방선거는 인물을 더 보기 때문에 그러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인근의 한 음식점 주인 70대 남성 김모씨는 "우리가 매번 송영길만 뽑아줬으니까 온 거지, 인천이 좋아서 온 건 아니지 않느냐"며 "어차피 뽑히면 몇 년 있다가 또 떠날 사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자 매장 안에 있던 손님은 "만만하니까 그래. 정치하는 사람들 생각이 다 똑같다"라고 거들었습니다.

계산시장에서 만난 축산업자 60대 남성 정모씨는 이번에는 여당 후보를 찍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선거 포스터만 봐도 답이 나온다. 계양에서 25년 동안 일한 사람이 주소 옮긴 지 25일 되는 사람보다는 당연히 더 나을 것"이라며 "진짜 민주당은 이번에 정신 차려야 한다. DJ(김대중 전 대통령)때만 해도 민주당은 품격이 있었다. 그런데 요새 보면 뭐가 그리 급한 지 강성세력만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 지사가 이번 출마와 함께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오전에는 전국 순회를, 오후에는 계양구로 돌아와 밤 늦게 골목 유세를 벌이는 것에도 '벌써부터 계양을 홀대한다'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한 시장 상인은 "안 그래도 지역 연고 없다고 말들이 많은데 밤에만 들르는 건 지역에 관심 없다는 걸로 밖에 안 느껴진다"며 "솔직히 본인이 전국구니까 이해는 하지만 매번 국민의힘 비판만 하고 우리를 위해 뭘 하겠다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 전 지사의 선거사무실 앞 사거리에선 최근 불거진 가로수 논란 때문에 2명의 주민이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60대 남성은 "이재명 현수막 앞의 가로수만 가지가 다 잘리고 주변의 다른 나무들은 풍성한 건 납득이 안 된다"고 했습니다. 30대 남성은 "구청에서 교체 사업인지 뭔지 한다며 지난해부터 작업 중인 거라고 다 해명했다. 별 것도 아닌 걸로 왜 트집을 잡으시느냐"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전 지사의 출마로 지역 개발에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습니다. 한 부동산 업자는 "이런저런 얘기가 많지만 이재명 후보의 출마로 우리 지역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며 "특히 이재명 후보가 경제 전문가라는 점에서 최근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손님들이 많다"고 밝혔습니다.

근처의 또 다른 부동산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왔다. 60대 남성 현모씨는 "성격이야 애초에 호불호가 갈리는 분이 아닌가. 하지만 성남시장이나 경기지사일 때 개발 하나는 확실히 했기 때문에 지역구 의원으로 크게 해줄 거란 기대감이 크다"고 했습니다. 민주당 지지자라는 한 30대 남성 손님도 "여기서 오래 살았다고 일을 잘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이재명 후보가 계양을 위해 중앙에다 큰 목소리도 낼 수 있고 영향력도 발휘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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