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암2지구 주택·상가 등 2만3천세대 불편…상수도본부 "소화전 방류 탓"

까맣게 변한 수도꼭지 필터. <사진=연합뉴스>
까맣게 변한 수도꼭지 필터. <사진=연합뉴스>
인천 서구 지역에서 수돗물 흐름을 바꾸는 '수계 전환'을 앞두고 진행된 소화전 방류 작업으로 주택가에서 녹물이 나와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20일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쯤부터 인천시 서구 검암동 검암2지구 일대 주택과 상가에서 녹물과 붉은 수돗물이 나온다는 민원이 150건가량(오후 3시 기준) 접수됐습니다.

상수도사업본부 측은 10월 초로 예정된 수계 전환을 하기 전 사전 작업으로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시 40분까지 소화전 방류를 하던 중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방류 작업 중 관로에서 예상하지 못한 수압이나 유속 변화가 일어나면서 검암2지구 고지대를 중심으로 녹물이 나왔다는 설명입니다.

검암2지구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400㎜ 주 관로는 현재 서구 공촌정수장에서 물을 끌어오는데 해당 정수장은 전동밸브 교체로 인해 10월 5∼6일 가동이 중지될 예정입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이 기간 남동·수산 정수장에서 수돗물을 끌어오기 전 관로 끝 쪽에 남아 있는 정체수를 미리 제거하기 위해 이번 방류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로 인해 현재 검암2지구에서 수돗물을 급수받는 2천300여세대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날 검단·검암 지역 맘카페에는 '필터를 보지 않고 양치했다가 깜짝 놀라서 생수로 헹궜다'거나 '아무런 공지도 없었는데 아까운 정수기 필터만 망가졌다'는 등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추가 소화전 방류 조치를 해 이날 중에는 수질을 안정화한다는 계획입니다.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소화전 방류는 과거 발생했던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와 같은 일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며 "앞선 수계 전환 때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으나 이번에는 수압이나 유속 변화로 관로에 있던 침전물 등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소화전 방류가 끝나야 녹물 등 현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계속 방류 작업을 하고 있다"며 "해당 수돗물이 공급되는 아파트와 학교 등에는 저수조 밸브를 차단해달라고 안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2019년 인천 서구에서는 이른바 적수 사태가 2개월 이상 이어지면서 서구 공촌정수장 급수 구역에 포함되는 26만1천세대가 피해를 입은 바 있습니다.

서구에서는 2020년에도 공촌정수장 활성탄 여과지에 날벌레가 알을 낳으면서 발생한 깔따구 유충이 수돗물에서 잇따라 발견되는 '수돗물 유충' 사태가 빚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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