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연령 65세, 최고령 만82세...어렵던 시절 학교 못간 한 풀어

코로나19 이전 남인천중고교 졸업식장에서 학생(성인)들이 윤국진 교장과 선생들을 향해 감사의 표시로 하트를 그려보이고 있다. (사진=남인천중고교)
코로나19 이전 남인천중고교 졸업식장에서 학생(성인)들이 윤국진 교장과 선생들을 향해 감사의 표시로 하트를 그려보이고 있다. (사진=남인천중고교)


60세 중반이 훨씬 넘는 어른들이 정규 학업을 마치고 당당하게 졸업장을 받게 되는 졸업식(대면)이 코로나19 발생 3년만인 오는 2월 2일 남인천중고교 대강당에서 거행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인천시 미추홀구 학익 1동에 소재한 남인천중고교는 어린 시절 경제적 어려움과 병든 부모와 동생들을 수발하는 등 개인 사정으로 '배우고 싶어도 배울수 없었던' 성인들이 늦은 나이에 배움에 도전하는 성인들의 학교입니다. 학생들의 평균 연령은 65세이며, 최고령자는 만 82세.

이날 졸업식에는 중학생 155명, 고등학교 239명 등 394명의 만학도들이 배움의 한을 풀고 졸업을 하게 됩니다. 재작년과 작년, 2년간은 온라인 졸업식으로 진행했으나 올해는 대면으로 졸업식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매년 졸업식마다 배움의 한을 풀고 당당히 학력을 인정받는다는 기쁨과 지난 어려웠던 세월의 회상이 복받치면서 눈물바다로 진행되었습니다.

남인천중·고등학교는 설립자 윤국진 교장이 '나처럼 불우한 환경으로 인해 배우고 싶어도 배우지 못하는 저소득층 자녀와 불우 청소년에게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항구적인 배움터를 만들어 주겠다' 는 의지로 세워진 학교입니다. 윤교장은 어린시절 부모을 여의고 혈혈단신 고향인 충북 괴산에서 차비도 없이 기차타고 동인천으로 올라와 구두닦이, 신문배달 제과점 점원 등으로 고학을 하며 중고교를 마쳤습니다. 그후 신포시장에서 의류장사로 돈을 모아 학교를 설립, 지금까지 40년간 운영하고 있습니다

윤 교장은 6.25전쟁으로 배움의 기회를 잃어버린 사람들부터 남녀 간의 평등의식이 부족했던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 부모를 일찍 여읜 탓으로 동생을 돌보느라 학교에 다니지 못한 사람들까지 배우고 싶었으나 배울 수 없었던 슬픈 사연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사재를 털어 1984년 7월20일 학생 7명과 교직원 5명으로 새마을 실업학교를 설립했습니다. 그후, 2000년 3월 2일 인천 최초로 만학도를 위한 성인 중·고등학교를 개설, 첫 입학식을 거행했습니다.

당시 신문팔이, 구두닦이 공장 남녀직원 등 20대부터 70대까지 저마다의 사연과 배움에 대한 한을 가슴에 안고 눈물을 흘리며 입학식을 치렀고, 현재는 성인 886명, 교직원 35명의 남인천중·고등학교로 발전하며 지금까지 1만6천여 명의 동문을 배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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