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계속 위험 노출시키나" 학부모들 분통에 인천교육청 "추가 공사 예정" 해명

석면으로 만들어진 천장 마감재(텍스). <사진=환경부 제공>
석면으로 만들어진 천장 마감재(텍스). <사진=환경부 제공>

겨울방학 기간 석면 철거작업이 예정된 인천 내 초·중·고교 32곳 중 2곳은 '부분 철거'만 진행되는 것으로 계획돼 '학생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30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각 교육지원청은 이번 겨울방학 동안 초교 7곳, 중학교 8곳, 고교 8곳, 통합학교 1곳 등 모두 32개 학교에 있는 석면 16만여㎡를 철거할 계획입니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인체에 흡수될 경우 중피암을 비롯해 폐암, 석편폐증 등의 각종 악성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03년부터 각종 건축물 등에 석면자재 사용을 금지했으며, 오는 2027년까지 전국 학교에 있는 석면을 모두 제거키로 하고 매년 각 시도교육청과 함께 철거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겨울방학 기간 철거작업이 예정된 남동구 '구월중학교'와 '만수북초등학교'는 완전 철거 대신 '부분 철거'만 이뤄지는 것으로 계획됐습니다.

구월중의 경우 본관과 급식소에 있는 약 900㎡ 면적 석면자재(천장 마감재 등)가 철거되지 않고, 만수북초는 교사 화장실 등에 있는 300㎡ 면적 석면자재가 그대로 남을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아이들을 석면 위험에 계속 노출시키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분통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각 학교에 남은 석면자재 대다수는 천장 마감재여서 학생들의 손이 닿을 일이 거의 없다고는 하나, 공기 중에서 최대 2km까지 날리는 석면의 특성상 노출 위험은 여전하다는 게 학부모들의 주장입니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인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오늘 성명을 통해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의 특성상 철거할 때는 한번에 모두 철거해야 한다"며 "철거작업 중 안전 지침이 지켜지지 않은 경우가 많은 만큼, 철저한 감리와 모니터링 체계를 갖춰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동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현대화사업이나 개선공사 등 이른 시간 내 추가 공사가 예정된 곳은 부분 철거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석면 노출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구월중은 올해 중 추가 공사가 예정돼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3월 기준 인천 유·초·중·고 968곳 중 28.9%에 해당하는 280개교에는 여전히 석면건축물이나 석면자재가 잔존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시교육청은 올해 여름방학과 내년 초까지 이어지는 겨울방학 동안 모두 38곳 학교를 대상으로 석면 철거작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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