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으로 보는 시사] 이승기 변호사 "추신수 발언으로 소환된 '최동원의 정신'의 의미"

이승기 리엘파트너스 대표
이승기 리엘파트너스 대표

■ 방송 : 경인방송 라디오 <까칠한 시선, 이도형입니다> (FM 90.7MHz 오전 7~9시 방송)

■ 진행 : 이도형 앵커(경인방송)

■ 인터뷰 : 이승기 리엘파트너스 변호사

[인터뷰 오디오 듣기]http://t2m.kr/tkdnu

*인터뷰 저작권은 경인방송 라디오에 있습니다. 인용 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이도형 : 4부는 법으로 보는 시사 시간으로 이어가겠습니다. 학교폭력을 정면으로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가 거의 신드롬이라 부를 정도로 지금 전 세계적으로 인기인데요. 이게 단순히 드라마가 재밌다는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학폭에 대해 진지하게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 학교 폭력 장면들 상당수가 허구가 아닌 실제 있었던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고 해서 지금 이런 이전 사건들이 다시 소환되고 있고요. 여기에 과거 학폭이 문제 됐던 연예인들도 다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이승기 변호사와 함께 '더 글로리'가 우리 사회에 던져준 학폭 문제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처음으로 인사드립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이승기 : 먼저 진행자로 그리고 앵커로 이렇게 데뷔하신 거 너무 축하드리고요. 앞으로 까칠한 시선, 아주 저도 이 제목 듣고 이런 제목이 나오네라고 했는데. 까칠한 시선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우리 사회의 이슈들을 성역 없이 아주 꼼꼼하게 까칠하게 좀 분석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저도 더욱 까칠하게 열심히 하겠습니다.

◆ 이도형 : 감사합니다. 그렇게 까칠하지만은 않은데, 우리 변호사님 말씀 들으니까 좀 더 까칠하게 해야 되나 생각이 드는데요.

◇ 이승기 : 까칠하지만 따뜻하게.

◆ 이도형 : 그렇습니다. 말씀 감사하고요. 앞으로 좋은 코너를 변호사님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승기 : 제가 더 분발하겠습니다.

◆ 이도형 : 그러면 오늘 내용 본격적으로 얘기를 해 볼까요. 변호사님 이 드라마 보셨습니까?

◇ 이승기 : 설날 연휴 동안 제가 정주행을 했는데요. 지금 현재 시즌 1까지만 공개가 됐고 본격적인 복수가 시작되는 시즌 2는 오는 3월 정도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그때까지 어떻게 기다리냐, 넷플릭스의 상술이냐" 이런 목소리가 많은데 사실 저는 시즌 1로도 충분히 이 드라마의 진가가 드러났다고 봅니다.

사실 이런 류의 드라마에서는 시즌 2는 어느 정도 예상이 되거든요. 시즌 2에서는 이제 복수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냐 또 이게 초점이 맞춰지고요. 더 나아가 과연 엔딩에서 '철저하게 복수를 완료하냐' 아니면 극적으로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하냐' 이 부분이 어찌 될지 나올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에 반해 시즌 1에서는 정말 그간 그 어떤 드라마에서도 볼 수 없는 이 학폭에 대한 아주 현실적인 접근법을 보여줬고요. 여기에 배우들의 연기가 워낙 리얼하다 보니까 이 정도만 해도 정말 충분히 명작으로서 보여줄 부분은 다 보여줬다 이렇게 봅니다.

◆ 이도형 : 지금 설날 연휴 동안 정주행을 하셨다고 얘기를 하셨는데요. 그러면 드라마 내용 좀 소개 좀 부탁드릴까요?

◇ 이승기 : 드라마의 전체 구조는 사실 간단합니다. 배우 송혜교 씨가 연기한 문동훈이라는 주인공이 고등학교 시절부터 5명의 동급생 우리에게 학교 폭력을 당합니다. 그리고 그 무리의 우두머리 같은 역할을 하는 게 바로 박연진이라는 인물인데요. 그런데 학교 폭력의 정도가 어떠냐면 때리고 돈 뺏고 성추행하고 여기에 아주 머리를 말은 고데기로 열 체크를 한다면서 몸을 지지는 사실상 고문 행각도 한 겁니다.

그래서 피해자는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지만 박연진 부모의 권력에 의해 사건이 묻히고 심지어 교사들도 이걸 모른 척합니다. 그러자 주인공이 아예 학교를 자퇴를 하는데 그때 자퇴 사유에 학교 폭력에 대해 자세히 쓰지만 오히려 담임교사는 "너에게도 잘못이 있다면서 당장 이걸 지우라"면서 오히려 피해자인 주인공을 이제는 폭행을 합니다.

이후에는 주인공의 어머니가 돈을 받고 합의를 해 주면서 사건 자체가 묻혀버리고요. 애들끼리 서로 장난친 거니까 그냥 넘어가거라 한 거죠. 그런데 피해자가 자태를 하는 날 박현진과 그 무리를 찾아가 이렇게 말을 합니다. "연진아 오늘부터 내 꿈은 너야" 이게 지금 가장 명대사로 뽑히고 있는데요. 이후 피해자는 18년간 철저하게 복수를 준비합니다. 일을 하고 또 교대에 가고 또 교사가 된 다음에는 가해자 박현진의 딸 담임교사로 돌아오는 그리고 하나하나 차근차근 준비한 복수를 이어가는 게 주요 내용입니다.

◆ 이도형 : 드라마를 안 보신 분들도 변호사님 얘기를 들으니까 줄거리가 쏙쏙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사실 드라마 내용만 보면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시간이 흘러서 가해자에게 복수한다, 어떻게 보면 뻔한 내용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이 드라마가 이렇게 인기를 얻는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 이승기 : 바로 리얼리티입니다. 그러니까 복수의 방식이 현실성이 있다는 거죠. 사실 그동안 이런 유의 드라마를 보면 보통 피해자가 시간이 지나 크게 성공을 해서 큰 권력이나 엄청난 부를 가지게 되거나 그도 아니면 정말 인간 병기라고 할 정도로 정말 피지컬을 키워서 가해자를 찾아와 복수를 하는 그런 내용이 많습니다.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카타르시스를 느끼는데 바로 이런 갑을 관계가 반전이 되는데 학교 폭력도 마찬가지인 거죠. 매일 괴롭힘을 당하던 피해자가 나중에 성공해서 나타난다, 그도 아니면 알고 보니 슈퍼히어로였다. 그래서 이런 가해자가 철저히 의례 지위가 되고 통쾌한 복수극이 이어지는 게 그간 가장 흔한 플롯입니다. 그런데 '더 글로리'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주인공인 문동은은 18년간 복수를 준비했지만 그렇다고 큰 부자도 아니고 권력자도 아닙니다.

◆ 이도형 : 그렇죠 교사가 되기는 했습니다마는 우리가 교사라고 해서 엄청난 권력이었다고 이렇게 보지는 안잖아요?

◇ 이승기 : 피지컬도 그냥 평범한 한 인간이고요. 그에 반해 가해자들은 아직도 강합니다.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권력도 재력도 그대로고요. 가해자의 대장 격인 박연진은 집도 대단하지만 본인도 인기 기상 캐스터에 결혼도 거의 준 재벌급하고 했습니다. 어찌 보면 아직도 학창 시절의 갑을 관계는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그대로 유지되는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인공이 내세우는 무기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기억 그리고 소문입니다.

성공한 박연진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도 바로 자신의 학폭 사실이 세상에 알려질까 두려워한다는 겁니다. 드라마에서도 주인공인 박연진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너의 아주 오래된 소문이 될 거야" 이렇게 해요. 결국 이 드라마가 현실적인 지점이 바로 여기인데요. 학폭의 피해자가 기존 영화나 드라마처럼 엄청나게 강해지거나 아니면 정말 크게 성공해서 돌아오고 이후에 통쾌하게 복수를 하는 건 현실에서는 실제로 잘 일어나지 않는 내용입니다.

사실 학폭 피해자들이 과거의 기억을 이겨내는 것도 쉽지 않고 가해자를 만나 다시 복수를 한다는 생각을 하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잊고 싶은 기억인데 가해자를 만나 이걸 대 갚아준다는 것이 쉽지 않은 거죠. 오히려 지금은 학폭 피해자가 인터넷상에서 자신의 피해 사실을 담담히 털어놓고 이를 공론화하는 게 가장 일반적입니다.

특히 가해자가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이거나 연예인 유명인이라면 이것만큼 현실성 있고 강력한 복수는 없다는 거죠. 결국 '더 글로리'에서 정말 현실적인 복수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가장 대중적인 복수의 방식을 직접적으로 다룬 겁니다.

◆ 이도형 : 그러니까 주인공이 교사 힘은 없지만 박연진이 잃을 게 많다 보니까 이렇게 생기는 것 같은데요. 결국 학폭 가해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피해자들이 과거를 기억하고 이를 언제든 외부에 알릴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건데요. 드라마에서도 이 부분을 정확히 다룬 거라고 볼 수 있겠네요.

◇ 이승기 : 주인공은 슈퍼히어로도 성공한 사업가도 아닌 그냥 일반인인데도 통쾌하게 가해자를 몰아붙이고 또 가해자들은 덜덜 떱니다. 오직 과거를 기억하는 힘 때문인데요. 결국 이 드라마의 핵심 주제는 두 개의 대사에 있습니다. "연진아 오늘부터 내 꿈은 너야" 그리고 "나는 너의 아주 오래된 소문이 될 거야" 이 두 대사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 이도형 : 변호사님이 거의 문화 평론가 수준으로 드라마를 철저히 분석한 것 같습니다.

◇ 이승기 : 방송 때문에 정말 고시 공부하듯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학폭 분야는 저도 평소에 사건을 많이 다루는 부분이라 관심도 많았습니다.

◆ 이도형 : 학폭 분야를 많이 다루시는군요. 그런데 드라마 속 학폭 중에서 가장 충격을 준 게 아무래도 고데기로 몸을 지져 화상을 입히는 끔찍한 장면인데요. 이거는 드라마 안 보신 분도 워낙 많이 회자가 되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게 실화라고 하던데요. 어떻게 어린 학생들이 이런 행동을 할 수가 있을까요?

◇ 이승기 : 안타깝게도 정말 실제 사건이 맞습니다. 2006년 5월에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3학년 학생 몇 명이 고데기, 옷핀, 야구방망이 등을 이용해 동급생 한 명을 괴롭힌 사건이 있었는데요. 특히 이들은 온도 체크를 한다면서 뜨겁게 달궈진 고데기로 피해자의 팔과 다리 허벅지 가슴 등 온몸을 지졌는데요. 수시로 지지다 보니까 상처가 아물 틈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상처가 아물려고 하면 딱지를 손톱으로 떼어내는 하나의 의식도 했다고 하고요. 여기에 돈을 뺏고 집단 구타를 하는 건 기본이었고요. 당시 이 사건이 워낙 충격적이다. 보니까 언론에서도 크게 다루기는 했는데요.

그런데 가해자들이 과연 어떻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드라마가 화제가 되면서 이 사건이 다시 소환이 됐는데요. 확인해 보니까 충격적이게도 가해자들 모두 형사처분을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당시 사건의 주동자였던 A 양의 경우에는 이례적으로 수사 과정에서 구속까지 됐습니다. 그래서 정식 재판까지 넘어갔는데요. 하지만 법원은 이 사건을 소년보호 사건으로 송치를 했고요.

결국 가정법원에서는 부모가 직접 가해 학생을 보호하며 주기적으로 보호 단체 간의 지도를 받는 수준의 보호 처분을 내렸습니다. 그러니까 소년원 송치도 안 된 겁니다. 그리고 이런 보호 처분은 형사처분이 아니니까 아예 전과 기록도 남지 않습니다.

◆ 이도형 : 전과 기록도 남지가 않는군요. 아니 고데기로 화상을 입히고 딱지까지 떼내고 사실상 거의 고문과 진비가 없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너무 처벌 수위가 낮은 것 아닙니까?

◇ 이승기 : 맞습니다. 소년법에서는 범죄를 저지른 소년에게 1호부터 10호까지 총 10가지의 보호 처분을 내릴 수 있는데요. 숫자가 높을수록 처분의 수위가 높습니다. 그래서 가장 높은 10호 처분이 2년 이하의 소년원 송치, 9호 처분은 6개월 이내 소년원 송치 이렇게 됩니다. 그런데 가해자들이 받은 이 처분은 위탁이라고 해서 가장 낮은 1호 처분입니다. 가호보호위탁이라고 해서 그래서 보호자인 부모에게 훈육을 맡기는 겁니다. 그러니까 가정에서 아이를 잘 돌보라는 거죠.

그리고 주동자인 A 양은 여기에 보호관찰이라고 해서 4호 내지 5호 처분을 추가로 받았는데요. 그런데 보호관찰이라고 해도 이게 다른 게 아니라 보호관찰관이 전화를 하거나 아니면 한 번씩 만나서 학교 잘 다니고 집에 늦게 안 들어오는지 나쁜 짓 안 하는지 확인하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 이도형 : 이게 지금 각 1호부터 10호까지 있기는 한데, 결과적으로 집에서 알아서 잘 해라 그런 얘기. 참 구속까지 된 사건이 어떻게 경하게 처리가 됐는지 참 이상하네요.

◇ 이승기 : "초범이고 내용을 보면 부모님의 훈육 의지가 확실하다" 이런 이유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가해자들이 미성년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촉법소년이라고 해서 만 14세 미만의 소년들은 형사 재판이 아닌 소년 재판을 받게 하는데요 소년 재판을 받으면 나오는 게 바로 보호 처분입니다. 전과가 전혀 남지 않는 거죠. 그런데 이 사건의 가해자들은 중학교 3학년생이기 때문에 일단 촉법소년은 일단 아닙니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헷갈릴 수 있는 게 만 14세 미만인 촉법소년이 형사처분을 받지 않으니까 만 14세부터 만 18세까지의 미성년자는 죄를 지으면 형사처분을 무조건 받지않느냐,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게 아닙니다. 그 나이대 청소년들은 형사처분이 가능하다는 거지 반드시 형사처분을 하라는 건 아닙니다.

사실 실무에서는 웬만큼 큰 범죄가 아니면 촉법소년이 아니어도 일단 미성년자이기만 하면 소년재판으로 넘겨서 보호 처분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소년 사건을 변호사들이 맡게 되면 가장 집중하는 게 바로 이 사건을 형사 재판이 아니라 소년 재판을 받게 만드는 겁니다. 그래서 그걸 보통 소년부 송치라고 하는데요. 검찰과 재판부에 "가해 학생이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 그리고 부모도 자녀를 철저하게 훈육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이렇게 의견서를 내면서 이 사건을 소년부로 옮겨달라 이렇게 요청을 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애당초 구속영장까지 발부될 정도로 재질이 매우 좋지 않았지만 이게 검찰에서 곧바로 소년 재판에 넘어갔는지 아니면 검찰은 정식으로 형사 기소를 했지만 이걸 법원에서 소년부로 송치를 해줬거나 둘 중에 하나로 보이는데 결과적으로는 소년 재판을 받았고 보호 처분을 받은 겁니다.

◆ 이도형 : 전과도 남지 않고 보호 처분만 받은 건데요. 그런데 지금 그 가해자들이 지금 다 성인이 됐을 거란 말이에요.

◇ 이승기 : 제가 한번 계산을 해 보니까 지금쯤 한 33살 정도가 됐을 겁니다. 그러니까 전과도 하나도 남지 않은 채 지금 어디선가 가정을 꾸리거나 자신의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을 겁니다.

◆ 이도형 : 아마 자기들도 드라마를 직접 보지는 않았어도 이게 워낙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다 보니까 그 이야기를 다 듣고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정말 반성을 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미안한 마음이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 이승기 : 그렇다고 하면 정말 다행인데 그것도 믿을 수가 없는 게 학폭 사건을 보면 피해자는 과거의 일을 절대 잊지 못하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고통스러워하는 데 반해 가해자들은 자기가 뭘 했는지 잘 기억을 못 하는 일이 많습니다. 기억을 한다고 해도 내가 좀 심한 장난을 했나 이 정도로 이렇게 왜곡돼서 알고 있는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대부분의 학폭 사건을 보면 피해자들이 인터넷이나 이런 곳에 과거를 쭉 글로 올리면 가해자들이 그에 대해 인정을 하면서도 하나같이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그랬다면 미안하다. 그 정도는 아니지 않았느냐" 이렇게 답을 합니다. 그러니까 비슷한 거고요.

'더 글로리' 이 드라마에서도 보면 박연진이 같은 가해자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을 합니다. "우리가 문동훈에게 어떻게 했지? 심했나?" 이렇게 묻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아마 현실 속 진짜 가해자도 이렇게 살고 있지 않나 하는, 정말 그렇게 살고 있다면 그 삶은 또 얼마나 불행할까 하는 또 생각이 듭니다.

◆ 이도형 : 그러게요. 그런데 이렇게 드라마가 흥행을 하면서 유명인들의 학폭 사실도 다시 회자가 되고 있어요. 태국에서는 아예 '더 글로리 타이'라는 해시태그까지 달아서 자신의 학폭 피해 사실을 고발하는 운동이 한창이라고 합니다.

◇ 이승기 : 뭐 태국 이름이라 제가 좀 어려워서 말씀을 잘 못 드리는데요. 이미 태국의 유명 가수와 배우들이 이번에 사실이 알려지며 공개 사과를 하는 일이 생기고 있고요. 그리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전에 학폭으로 논란이 됐던 연예인들과 운동선수들의 이름이 다시 소환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중 일부는 활동을 재개할 예정이었다고 하는데 과연 이런 악화된 여론을 듣고 컴백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 이도형 : 그런데 최근에 추신수 선수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학폭 가해자를 옹호한다는 비판부터 학폭 문제에 대해 너무 안일한 것 아니냐 이런 말까지 나오는데요. 어떤 내용이죠.

◇ 이승기 : 지금 이 학교 폭력을 다룬 이 드라마가 이토록 인기인 시점에 추신수 선수가 프로야구 후배인 이제 키움 히어로즈의 안우진 선수를 두둔하는 내용의 인터뷰를 합니다. 이게 국내 언론이나 SNS에 올린 게 아니라 텍사스 주에 있는 한 한인 라디오에 출연을 해서 직접 한 발언인데요.

먼저 안우진 선수가 누구인지 말씀을 드리면 2018년 데뷔를 해서 현재에는 국내 프로야구에서 투수 2관왕을 차지하고 골든글로브까지 수상한 최정상급 투수입니다. 그런데 이 선수가 학창 시절 후배들에게 학폭을 저질러 이게 또 지상파 메인 뉴스에도 크게 나온 적이 있습니다. 그때 이 사건으로 안 선수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자격정지 3년을 받기도 했고요. 그리고 나중에 넥센에서 프로 지명을 받을 때도 학폭이 논란이 돼서 이 팀에서도 50경기 출장 정지라는 자체 중징계를 내립니다. 그래서 이런 과정을 거쳐 지금은 실력으로는 한국 최고 투수가 됐고요.

그런데 이번에 WBC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 출전할 국가대표팀을 꾸리는데 이 학폭이 문제가 돼서 안우진 선수를 배제한 겁니다. 최고의 선수를 배제를 한 거죠. 그러자 추진수 선수가 라디오 방송에 출연을 해서 "분명 잘못된 행동을 한 건 맞다. 이렇게 말을 하면서도 여기에 한국은 용서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잘못도 뉘우치고 처벌도 받고 출장 정지도 받고 다 했는데 왜 국제대회에 못 나가냐. 우리 선배들이 이런 부분은 좀 나서서 고쳐야 한다" 이렇게 발언을 한 겁니다.

물론 추진수 선수의 진위는 이미 본인도 깊이 반성하고 있긴고 하니까 이제 전도유망한 후배에게 기회를 주자 이런 취지인 것 같긴 한데요. 문제는 아직 안 선수가 학폭 피해자들 모두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다는 겁니다. 일부는 용서를 했다고 하는데 전부는 아닌 거죠. 그러자 당장 여론은 용서는 피해자가 할 수 있는 건데 왜 제3자가 나서서 용서를 해주네 안해주냐고 해서 추 선수에 대한 비판이 상당한 겁니다.

◆ 이도형 : 이게 용서를 다 받은 게 아니네요. 일부만 용서했지 전부 아닌데 추신수 선수가 얘기를 해서 더 비판이 상당한 거네요.

◇ 이승기 : 피해자가 4명 정도 되는데 3명은 용서를 했다고 하는데 1명이 지금 용서를 안 했다고 합니다.

◆ 이도형 : 설령 4명이 다 용서했다고 하더라도 국가대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실력뿐만 아니라 또 인성, 특히 태극마크를 달 자격이 있는지 국민 눈높이에서 결정을 해야 되는 건데. 추신수 선수가 너무 앞서가지 않았나 너무 경솔하지 않았나 싶은데요.

◇ 이승기 : 그렇습니다. 사실 이게 처음이 아닌 게요. 이 무쇠팔 최동원 선수를 기리기 위한 그러니까 레전드 최동원 선수를 기르기 위한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최동원 상이라고 있습니다. 여기서도 당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안 선수를 이제는 후보군에서 아예 제외를 해버립니다. 최동원상에서. 이유는 최동원 선수 역시 "학교 폭력 피해자로 야구를 그만둘 뻔 했는데 이를 극복하고 최고의 선수가 됐다. 그렇기에 학복 가해자는 이런 최동원 선수의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해서 후보에서 배제 결정을 한 건데요.

우리가 보통 보면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같이 소위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이런 유명인들이 학폭 문제를 포함해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가 되면 가장 자주 하는 말이 "한 번만 기회를 주면 좋은 연기로 보답하겠다. 아니면 뭐 야구로 갚겠다" 이런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거의 클리셰가 됐는데요. 그런데 가만히 보면 본인들이야 자기가 지금 하는 활동으로 갚겠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갚아달라고 요청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특히 피해자는 아직 용서도 안 했는데 좋은 실력으로 갖겠다. 이렇게 하는 건 뭐랄까요. 좀 번지수를 완전히 잘못 잡았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요. 일단 잘못했으면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가 용서를 받고 나타나는 게 이 순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 이도형 : 그게 순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드라마 한 편이 우리 사회에 던진 숙제가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사람이 사람을 괴롭히는 건 그게 학교 폭력이든 직장 내 갑질이든 뭐든 간에 반드시 근절돼야 할 대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변호사님 감사합니다.

◇ 이승기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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