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평균 65세, 최고령 82세...부부 남매 새터민 등 다양...대학진학 30%

성인학교인  남인천중고교의 '감격의 졸업식장'. 졸업생들이 서로 부등켜 안고 배움의 한과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하며 복받치는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김인완 기자)
성인학교인 남인천중고교의 '감격의 졸업식장'. 졸업생들이 서로 부등켜 안고 배움의 한과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하며 복받치는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김인완 기자)


2일 오전 10시 인천 학익동 남인천중·고등학교 4층 대강당. 한복을 곱게 차려있는 60~80대 전후의 남녀 어른 4백여명이 강당을 가득 메운체 밝은 표정으로 삼삼오오 손을 잡고 기뻐하며 웅성거리고 있었다. 곳곳에선 눈시울을 붉게 적신채 서로 얼굴을 맞대고 울고 있었습니다.

이날 이 곳은 청소년시절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가정환경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쳤던 어른들이 성인 학력인정 학교인 남인천중고교(설립자.교장 윤국진)에서 정규 교과과정을 마치고 정식 중·고교 졸업장을 받게 되는 날이었습니다.

코로나19 발생이후 3년만에 대면으로 열린 이날 졸업식장은 감격과 눈물의 졸업식이었습니다. 배움의 한을 풀고 일반 학교와 똑같은 학력을 인정받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졸업장을 받는다는 기쁨과 어려웠던 지난 세월의 회상이 복받치면서 눈물바다로 진행되었습니다.

김숙자씨(71)는 "어린시절 가장 부러웠던 것은 교복을 입고 학교가는 학생들이었다"며 "이제는 한을 풀고 교복을 입었던 소녀처럼 새로 출발하는 기분"이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젖은 눈가를 손으로 쓸어 내렸습니다.

이날 남인천중학교는 제21회, 남인천고등학교는 제42회 졸업식입니다. 중학생 4학급 155명, 고등학교 6학급 237명 등 총 392명의 만학도들이 졸업을 하게 된겁니다. 이날 학생들의 평균 연령은 65세이며, 최고령자는 만 82세입니다.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했습니다. 중학생은 최고 80세, 최저 39세이며 고교생은 최고 82세, 최저 25세입니다.

이날 졸업식장에는 윤국진 교장 선생님의 은사 유흥수 선생님과 허종식 국회의원, 이영훈 미추홀구청장, 유필우 인천시 정책 특보, 김종배 인천시의회 시의원, 이관호 미추홀구의회 부의장, 이대형 인천교원총연합회 회장, 김종대 남인천중고교 총동창회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었습니다.

이날 졸업생 중에는 자매가 함께 중학교를 마치고 고등학교에 진학하는가 하면 부부가 함께 고등학교와 중학교를 각각 졸업을 했습니다.

또 북녘땅에서 3년 전에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에 와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거나 킥복싱 국가대표 감독도 졸업을 맞이했습니다. 이 밖에도 인천과 평택을 오가며 중고교 4년간의 학업을 마쳤거나 아내가 학교 선배가 되는 고교 졸업생 등 여러가지 사연을 가진 졸업생들도 많았습니다.

윤국진 남인천중고교 교장은 졸업생들에게 축사를 통해 "이제는 지식의 곳간을 채웠으니, 앞으로는 나보다 못한 사람들에게 베풀고 봉사하는 새 출발하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한편 남인천중·고교는 1년에 각각 3학기로 방학기간이 없이 각각 총 6학기(2년제)입니다. 이곳을 졸업하면 일반 학교와 똑같은 학력인정으로 대학에 진학하거나 사회 진출에 동등한 대우를 받게 됩니다. 대학 진학률도 매년 30%가 넘는다는 것이 학교측의 설명입니다.

이 학교는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병든 부모 수발과 동생들의 교육 뒷바라지 등으로 '배우고 싶어도 배울수 없었던' 만학도들이 배움의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입학금과 수업료없이 입학과 졸업을 할수 있는, 독지가가 운영하는 인천 유일의 성인 중고교입니다. 금년부터는 중학교 12학급, 고등학교 13학급으로 총 25학급이며 학급당 정원은 43명으로 전학년이 1천여명에 달합니다.

남인천중·고등학교는 '나처럼 불우한 환경으로 인해 배우고 싶어도 배우지 못하는 저소득층 자녀와 불우 청소년에게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항구적인 배움터를 만들어 주겠다' 는 윤국진 교장의 의지로 세워진 학교입니다.

윤교장은 청소년때 고향인 충북 괴산에서 부모을 여의고 혈혈단신 차비도 없이 기차타고 동인천으로 올라와 구두닦이, 신문배달 등으로 고학을 하며 중고교를 마쳤습니다. 그후 신포시장에서 의류장사로 돈을 모아 사재를 털어 학교를 설립, 지금까지 40년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교직원 40명으로 지금까지 1만6천여 명의 동문을 배출했습니다. 동문들 가운데 시. 구의원도 상당수 있으며 대부분 사업과 자영업으로 성공해 사회적 기반을 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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