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월용 인천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 조기사퇴..."비위라고? 이자수익 올렸는데...속내는 '사퇴 압박'"

인천인재평생교육진흥원. <사진=경인방송DB>
인천인재평생교육진흥원. <사진=경인방송DB>


김월용 인천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의 '조기 사퇴' 배경을 둘러싼 해석이 분분합니다.

기관 내에서는 정치적 압력에 의한 '압박성 사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시의회에서는 비위를 감추기 위한 '도피성 사퇴'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2일 인천인재평생교육원(인평원)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김 원장은 지난달 26일 유정복 시장을 만나 이달 말까지만 근무한 뒤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임기 만료보다 3개월 앞서 조기 사퇴하는 겁니다.

재작년 6월 취임한 김 원장은 대학과 연계한 전국 최초의 평생교육 체계 '인천시민대학 라이프칼리지'를 출범시키며 인평원을 부흥시킨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인평원이 만년 꼴지를 벗어나지 못했던 인천시 산하 11개 출자·출연기관 경영평가에서 2위의 성적표를 받아냈고, CEO 성과평가에서는 산하 기관장 중 유일하게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 원장은 금융기관에 예치돼 있는 인평원 장학기금(기본재산) 150억여 원을 '이자 차액 확보' 목적으로 이사회 승인 없이 중도해지, 제2금융권에 재예치하는 등 관련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상태입니다.

실제 인평원은 지난 2021년 하나은행에 예치된 정기예금 100억 원을 중도해지하고 계양구에 있는 계양새마을금고와 북인천새마을금고에 분산 예치했는데 이는 새마을금고의 금리(1.70%)가 당시 하나은행(0.99%)보다 높다는 이유에서 였습니다.

지난해에는 만기가 도래한 신한은행 예금 48억5천300만 원을 북인천새마을금고에 재예치하기도 했습니다. 이 역시 신한은행 금리는 1.00%에 불과했지만 북인천새마을금고는 3.10%에 달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김 원장은 "정관상 정기예금을 옮기는 것은 이사회 승인 없이 사무처장 전결로 가능하고, 제2금융권 예치도 가능하다"고 설명했으나 시의회는 '김 원장이 해당 제2금융권과 이해관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막대한 금액을 이사회 승인 없이 움직이는 것도 문제지만, 그 중에서도 모 은행만을 특정해 예치한 것은 김 원장이 과거 계양구장학재단 이사로 재직했던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A시의원은 "인천시 감사실에서 관련 내용을 감사하고 있다"며 "시의회는 형사처벌까지 가능한 부분이라고 보고 대응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B시의원도 "(김 원장이) 임기 만료 전 사퇴한 것에 의문점이 많다"며 "감사에 들어가니 책임을 회피하려고 사퇴한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인평원 관계자는 "장학기금 출연금이 5년째 동결된 상황에서 인평원은 오히려 칭찬받을 일을 한 것"이라며 "김 원장이 전 정권에서 임명된 인사다보니 압박이 들어오는 것 같다"고 '사퇴 압박설'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원장의 사의 표명을 '도피'라고 하는데 아무리 설명해도 안되니 오히려 감사를 통해 억울함을 벗고 이달 말께 사퇴하려는 것"이라며 "경영평가에 대한 칭찬은 못해줄지언정 오히려 공격을 받으니 자존심 강한 원장의 성격상 조기 사퇴를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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