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민환경 60개 단체, '시민협력단' 결성...지자체는 '모르쇠' 개발 추진

인천 영종2지구 갯벌. <사진=경인방송DB>
인천 영종2지구 갯벌. <사진=경인방송DB>

<앵커>

국내에서 두 번째로 넓은 인천의 갯벌을 놓고 '개발과 보전' 양론이 팽팽합니다.

보호구역을 넓혀 세계자연유산에 등재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시민 편익을 위해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는 건데요.

보도에 윤종환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21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서천·고창 등 서남해안 갯벌 5곳을 '세계자연유산'에 등재했습니다.

2007년 제주도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국내 첫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지 14년 만입니다.

그러나 당시 위원회는 2025년까지 서해안 갯벌 등으로 세계자연유산 구역을 확대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사실상 조건부 등재였던 겁니다.

이에 따라 서남해안 갯벌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넓은 인천의 갯벌을 세계자연유산으로 추가 등재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습니다. 면적만 728㎢으로 여의도 면적의 251배에 달합니다.

오늘(22일) 인천지역 60개 시민단체는 '인천갯벌 세계자연유산 등재추진 시민협력단'을 발족하고 인천 갯벌의 자연유산 등재를 위해 시민과 지자체와 소통에 나섰습니다. 이 단체를 통해 시민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겠다는 겁니다.

[지영일 / 시민협력단 공동집행위원장]

"행정이 일방적으로 미는 방식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고, 단체도 결사반대 같은 것은 유효하지 않으니 깊은 고민과 협의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개발 논의도 여전합니다.

인천경제청과 시흥시는 최근 습지보호구역이자 람사르습지인 송도 남측 갯벌을 관통하는 '배곧대교 건설사업'을 재추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송도 6·8공구 갯벌을 지나는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인천~안산 구간 건설'도 곧 승인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천 갯벌 면적의 20%를 차지하는 영종도 갯벌에서도 제2준설토 투기장 조성 등 매립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갯벌을 끼고 있는 연수구와 중구, 강화·옹진군 등 기초지자체에서는 세계자연유산 추가 등재 추진이 달갑지 않은 반응입니다. 람사르 협약에 따라 추가 규제가 뒤따르고, 시민 편익을 위해 개발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유상호 / 인천시 해양환경과 담당자]

"현재로서는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기초(단체)가 없고요. 중구나 옹진은 보류 상황이고, 강화나 연수도 부정적..."

경인방송 윤종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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