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리뷰] 복합문화공간 '개항도시' 인문학강의 제2강 박종인 기자의 '바로 잡는 우리 역사'

복합문화공간 '개항도시'의 인문학강의 '희망을 말하다' 두 번째 강연자인 박종인 기자는 ">
복합문화공간 '개항도시'의 인문학강의 '희망을 말하다' 두 번째 강연자인 박종인 기자는 "괴담이 됐든 진실이 됐든, 이제 '사실(事實·Fact)'이 아니라 '감동' 여부가 역사를 대하는 기준이 돼버렸다"라며 "잘 짜여진 괴담일수록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여승철>

"괴담(怪談)은 요즘 말로 '가짜 뉴스'입니다. 대표적인 괴담이 나치독일의 국가대중계몽선전장관 괴벨스의 '큰 거짓말을 반복하면 대중은 결국 믿게 된다'거나 '거짓말을 오래 하게되면 진실이 된다'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인천 중구 경동 싸리재길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개항도시'의 인문학강의 '희망을 말하다' 두 번째 순서로 지난 22일 <광화문 괴담>의 저자 박종인 기자가 '바로 잡는 우리 역사'란 주제로 강연을 가졌습니다.


"지속적·반복적으로 괴담을 유통시키면 대중들은 진실로 믿게 돼"


"괴담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괴담을 누가 유통시키는가입니다. 흔히 '먹물'로 불리는 학자나 지식인 또는 어마어마한 권한과 권력을 가진자들이 유려한 선전선동술로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괴담을 유통시키면 대중들은 그 괴담을 철석같이 진실로 믿게됩니다."

실제 괴벨스는 '영국이 먼저 침공할 것', '영국이 잠수함으로 독일 상선을 공격했다'며 2차대전을 일으켰고 '독일이 늘 승리하고 있다'는 거짓말로 선동해서 독일 국민들은 패전 직전까지 '이기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박종인 기자의 <광화문 괴담> 표지.

"서울의 조선시대 공식 명칭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한양'이 아닌 '한성'입니다. '한성부윤'이란 직함은 있어도 '한양부윤'이란 말은 없습니다."


'조선 수도 한성을 풍수지리로 만들었다'는 말은 전형적인 괴담


박 기자는 '조선의 수도 한성을 풍수지리로 만들었다'는 무학대사와 정도전의 '풍수 논쟁'은 조선왕조실록 등 공식 기록 어디에도 끼어들 여지가 없는 '아예 소설'이며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괴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한성은 오로지 실용적인 기준에 따라 건설된 도시입니다. 한성 천도와 한성 도시 계획에 풍수지리는 개입되지 않았습니다. 태종은 '사방으로 통하는 도로의 거리가 고르며 배와 수레도 통할 수 있어서'라거나 '또다시 큰 비용을 들여 토목사업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라는 도시 기능과 경비 절감이라는 지극히 합리적인 기준을 철저하게 적용해서 고려의 수도 개성에서 조선의 수도는 한성으로 정하고 천도했습니다."

박 기자는 '풍수설에 입각한 한성의 백악-경복궁-남대문-관악산 축선(軸線)' 또한 근거가 없는 괴담인데 '일제에 의해 국가 축이 훼손됐고 민족정기를 다시 세우기 위해'라는 건축가의 주장에 따라 최근 벌이고 있는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복원 사업에 수천억원의 국가 예산이 쓰여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개탄했습니다.


"권세가들이 잘 짜여진 구도로 이야기 할 때는 의심해봐야"


"먼저 소개한 괴벨스의 '큰 거짓말' 등은 그가 실제 한 말이 아닌 괴담 자체입니다. 그의 사후에 인터넷이 활성화 된 뒤 출처도 없이 유통되며 전세계적으로 진실로 믿게된 결과지요.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여성의 이빨 수는 남성보다 적었다'고 평생 믿었습니다. 부인의 이빨 수를 세어보면 금방 알 수 있는데 그러지 않았던 거죠. 따라서 '보면 알 수 있다'는 말처럼 확인해봐야합니다. 특히 저명인사나 전문가 또는 권세가들이 잘짜여진 구도로 이야기 할 때 의심을 해봐야 합니다. 우리가 진리로 알고 있는 역사 속에는 '설마 이것까지'하고 놀라는 괴담이 많습니다.”

1992년부터 조선일보 기자로 할동하고 있는 박종인 기자는 2015년부터 '직시(直視)하는 사실의 역사만이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신념으로 '박종인의 땅의 역사'라는 제목의 역사 기행 기사를 연재하고 있으며 잊히고 은폐된 역사를 발굴해 바로잡아온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서재필 언론문화상'을 받았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한일관계사를 짚어본 <대한민국 징비록>, 고종 정권에 의한 조선 망국사를 분석한 <매국노 고종> 외에 <박종인의 땅의 역사 1~5>, <여행의 품격>, <기자의 글쓰기> 등이 있고 <뉴욕 에스키모, 미닉의 일생>, <마하바라타>를 옳겼습니다. 최근 대한민국 사회에 뿌리내린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광화문 괴담>을 펴냈습니다.

저작권자 © 경인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