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명물 '세숫대야 냉면', 연이은 물가상승에 상인들 '울상'

26일 점심시간 찾은 동구 '화평동 냉면거리'의 시작을 알리는 문구가 도로에 표시돼 있다. <사진=김예빈 기자>
26일 점심시간 찾은 동구 '화평동 냉면거리'의 시작을 알리는 문구가 도로에 표시돼 있다. <사진=김예빈 기자>

(앵커)

때이른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요즘 '냉면'을 찾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대표적인 서민음식이지만 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 지갑을 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천의 대표적 냉면거리인 '화평동 냉면거리'를 김예빈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오늘(26일) 오후 동구 화평동 냉면거리.

무더운 날씨의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냉면거리'라는 이름에 맞지 않게 거리는 한산했습니다.

그늘에서 뙤약볕을 피하고 있던 동네 어르신들은 취재진을 보고 "예전같지 않을텐데 뭐하러 왔냐"며 물을 정도입니다.

냉면은 인천의 대표적인 서민 음식입니다.

인천에 냉면이 본격적으로 들어온 건 지금으로부터 100여년 전.

인천항이 개항하면서 황해도와 평양의 사람들이 인천으로 넘어오며 그 지역 음식인 냉면도 함께 따라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천 냉면은 화평동을 중심으로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았던 공장 노동자들이나 학생들에게 면을 덤으로 얹어주며 시작됐습니다.

푸짐한 양의 냉면을 커다란 대접에 담아줘 일명 '세숫대야 냉면'으로 불렸습니다.

40년 째 냉면 집을 운영 중인 82세 임옹례씨는 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던 그 시절을 그리워 했습니다.

[임옹례 / 자영업자]

"(냉면이) 500원씩 할 때 사람이 무진장 많았죠. 학생들은 급식이 없었잖아. 점심 때는 사람들로 북적였죠. 그때는 인건비도 싸고 재료도 싸고, 지금은 인건비 비싸니까 남는 게 없어요."

화평동 냉면거리의 냉면 가격은 8천원. 유명 음식점에서는 1만원을 훌쩍 넘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주재료인 메밀뿐 아니라 인건비, 가스 요금, 전기료 등 고정비가 올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주들의 입장입니다.

부담이 적어 서민들이 자주 찾던 냉면. 그러나 이젠 '누들 플레이션'이라 할 만큼 가격이 올라 서민들이 찾지 않는 서민음식이 돼가고 있습니다.

경인방송 김예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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