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가 지난 19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1차전에서 홈 팀 요코하마 F. 마리노스에게 4대2의 승리를 거뒀습니다.
축구팬들 사이에서 보통 '아챔'으로 불리는 AFC 챔피언스리그(AFC Champions League)는 아시아축구연맹이 주관하는 아시아 각국 프로축구리그에서 상위 성적을 올린 축구 클럽들을 대상으로 매년 열리는 클럽 축구 대회입니다.
2002년에 아시안 클럽 챔피언십과 아시안 컵위너스컵 대회가 AFC 챔피언스리그로 통합, 출범했는데 '아챔' 우승 팀은 그 해 아시아 최고 축구클럽의 영예와 함께 우승상금도 4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53억7천880만원 정도 받게됩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난 시즌 K리그1에서 4위에 올라 '아챔'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따낸 뒤 지난달 22일 베트남의 하이퐁FC을 3대1로 꺾고 '아챔' 본선에 진출했습니다.
2003년 창단한 인천 유나이티드가 20년만에 처음으로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 아시아무대로 나아가게 된 것입니다.
인천은 요코하마와 가진 '아챔' 첫 경기에서 외국인 선수 에르난데스가 역전골과 쐐기골을 터뜨리는 맹활약에 힘입어 역사적인 첫 승리를 따냈습니다.
이날 요코하마 홈구장에는 700명이 넘는 인천 팬들이 원정 응원석에서 인천 선수들과 첫 승의 감동을 함께 했습니다.
요코하마 원정응원을 간 인천 팬들 가운데는 올해 8살로 초등학교 1학년인 민경이와 태윤이도 있었습니다.
인천 논현동의 초등학교에 다니는 민경이는 두 오빠와 엄마와 함께 원정 응원길에 올랐습니다.
경기도 고양시에 살고 있는 태윤이도 엄마와 함께 요코하마 응원단과 동행했는데 고양시에 프로축구팀이 없어 인천을 응원한다고 했습니다.
두 친구는 인천 선수들 이름을 외치거나 응원곡을 따라하며 때론 손뼉을 치고 때론 구단 머플러를 흔들며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는데 누구보다 열심이었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시간을 두 가지로 나누어 말했는데 하나는 흘러가는 시간을 뜻하는 크로노스(Chronos)이고 다른 하나는 특별한 시간을 의미하는 카이로스(Kairos)입니다.
이번 인천 유나이티드의 요코하마 원정 경기는 인천 팬들에게 20년을 기다려온 인천의 아챔 진출이었기 때문에 승패를 떠나 특별한 시간이 되기에 마땅합니다.
인천 팬들은 원정 응원에 참여한 사람은 물론이고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도 20년만에 갖게 된 인천의 첫 아챔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인천의 아챔 진출이 내년에도 이루어질 수 있고 앞으로는 '20년에 한 번'보다는 더 자주 일어날 수 있겠지만 어쩌면 지금까지 기다려온 2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어 연세 지긋한 올드 팬들에게는 마지막 경험일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인천 팬들은 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 울컥하고 첫 골이 들어간 순간이나 마지막 승리를 확인하는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눈물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제 곧 민족의 큰 명절인 추석입니다.
올 추석은 코로나19 이후 맞는 첫 명절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아 가까운 친지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겁니다.
민경이와 태윤이도 같은 마음으로 추석을 맞을겁니다.
두 친구들에게 이번에 겪은 '인유 아챔 원정 응원과 첫 승의 현장에 있었던 경험'은 매우 특별한 이야기 거리이고 남다른 추석 선물을 미리 받은 셈입니다.
민경이와 태윤이에게 '요코하마 감동'이 한가위 보름달을 볼 때마다 떠올리는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되길 기원합니다.
☞ 인천 유나이티드 창단20년만에 AFC챔피언스리그 첫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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