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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억울한 사연에 귀기울여 진실 밝혀 낸 초임 검사의 기지
인천 / 사회 강신일 (riverpress@ifm.kr) 작성일 : 2017-05-25, 수정일 : 2017-05-25
[ 경인방송 = 강신일 기자 ]
(앵커)

자전거 교통 사고를 당하고도 피의자로 몰려 처벌받을 뻔 했던 50대 남성이 한 초임 검사의 기지로 혐의를 벗게 됐습니다.

단순히 처벌에 주목하지 않고, 사건 당사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강신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경기도 안양시에 사는 52살 A씨는 지난 1월 경인아라뱃길에서 자전거를 타다 끔찍한 사고를 당했습니다.

마주 오던 자전거 운전자와 정면으로 부딪히며 목 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은 겁니다.

A씨는 당시 기억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몸의 절반이 마비돼 현재까지도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사고 처리과정은 A씨를 더 괴롭게 했습니다.

사고 장면을 목격한 이도, CCTV도 없는 상태에서 경찰이 해당 사건을 쌍방 과실로 처리했기 때문입니다.

꼼짝 없이 피의자로 몰려 처벌 받을 위기에 놓인 A씨의 억울한 사연은 한 초임 검사에 전달됐습니다.

지난해 2월 인천지검에 첫 부임한 민경재 검사는 상대 운전자의 과속 여부에 주목했습니다.

당시 상대 운전자가 사용했던 스마트폰 속도 체크 어플을 통해 과속 사실을 확인한 겁니다.

또 싸이클 자전거의 특성상 상대 운전자가 앞을 보지 못해 도로 중앙을 넘어 온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결국 혐의를 벗은 A씨는 최근 장문의 자필 편지를 민 검사에 보내 진심어린 감사를 표했습니다.

[인터뷰 - 민경재 인천지검 형사2부 검사]
"고맙다고 (편지가)왔을 때 보람도 많이 느꼈고요. 그 분들은 저희가 얘기를 들어주지 않으면 아무도 들어주지 않으니까 피의자로 왔지만 얘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진실을 밝히고 난 뒤에 공정하게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검사 한 명당 한 달에 200건 이상의 사건을 처리하는 격무 속에서 한 피의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초임 검사.

단순히 죄를 물어 처벌하는 것이 아닌 진실을 밝혀낸다는 검찰의 존재 이유를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경인방송 강신일입니다.

강신일 riverpress@if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