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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규진의 ‘최후의 선비들’…광란의 시대를 비틀비틀 걷다

[경인방송=김성민 기자]

구한말, 광기와 극단의 시대를 살다간 선비 20인의 이야기를 담은 책 <최후의 선비들>(인물과사상사). 이 책을 쓴 함규진 서울교육대 교수를 경인방송 ‘김성민이 만난 사람과 책’이 인터뷰했다.

함 교수는 “선비는 그냥 살아가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 ‘어떻게 이 시대를 제대로 이끌어갈 것인가’를 항상 고민하는 사람들이었다. 구한말은 혼란과 광기의 시대로, 선비들은 그 와중에서 방황하고, 혼란에 빠지고, 나름대로의 길을 걸어갔다. 그런 것들을 짚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후의 선비들' (함규진 지음) 표지. 제공: 인물과사상사
‘최후의 선비들’ (함규진 지음) 표지. 제공: 인물과사상사

 

그는 당시의 시대상을 “짧게는 30년 정도, 길게는 100년 만에 조선이라는 나라가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이 다 뒤집히고, 깨지고, 바뀌게 됐다. 선비들에게는 나라가 망하는 정도가 아니라 천하가 다 망하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최후의 선비들>에는 도끼를 짊어지고 광화문 앞에서 노숙 투쟁했던 최익현의 이야기가 첫 머리에 나온다. 저자는 이 같은 최익현의 모습을 오늘날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과 대비시키면서 책 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인다.

최익현은 ‘위정척사’를 신념으로 삼고 살아간 선비였다. 오랑캐가 중화 위에 서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그는 개항을 결사 반대했고, 개항이 되자 “나라가 망했다”며 은둔했다. 그러다 1905년 을사조약이 맺어지자 “이제는 더 이상 내가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며 전북 태안에서 의병운동을 일으켰다.

반면 서양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던 ‘동도서기’론자 김윤식은 국권상실마저도 “시운이니까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받아들였다. 한일합병 때 반대 목소리를 내기는 했지만 뚜렷하게 말하지 못했고, 일제가 내린 은사금까지 받았다. 그러면서도 3.1운동 때는 독립청원을 하다 구금 됐다. 

함 교수는 을사조약 당시 외부대신(지금의 외교부 장관)이었던 박제순에 대해서는 “을사오적의 우두머리 이완용 보다 더 많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썼다. 그가 을사조약의 주무대신으로 나라를 팔아 먹는데 일조했기 때문이다. 

함 교수는 박제순에 대해 “외교는 중대한 국익 앞에서는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아야 하는 강단이 있어야 하는데 이 사람에게는 강단이 없었다. 나약한 선비의 대표적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책에는 강직한 모습을 잃지 않으면서도 인간적 고뇌에 빠져 괴로워 하던 신채호, 허무주의에 빠졌지만 독립을 위해 죽을 것을 알면서도 달려간 이육사 등 광란의 시대를 비틀비틀 걸어갔던 선비 20인의 모습이 담겨 있다. 선비들의 이야기는 각각 하나의 단편소설처럼 극적으로 읽힌다. 

저자 함교진 교수에게 물었다. “만약 구한말에 태어났다면 어떤 선비와 같은 모습으로 살았을 것 같으냐”고. 

그는 “이건창과 같은 시대에 태어났다면 저는 많이 절망하지 않았을까 싶다. 또는 글을 포기할 수 없었던 장지연처럼 망국과 망천하의 상황에서 절망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자기 자신의 타고난 재능을 어떻게 명분에 맞춰 써야 하느냐, 이게 고민이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아래 주소를 클릭하시면 저자의 목소리와 인터뷰 전체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15440 

 

‘김성민이 만난 사람과 책'(경인방송 FM 90.7MHz 토요일 오전 8~9시 방송)

진행·연출 김성민 PD, 구성 양예은.

icarus@if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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