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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상봉 기획①] "형님의 생사라도 알고 싶었다"...68년을 그리워한 조권형 할아버지
경기 / 사회 구민주 (kumj@ifm.kr) 작성일 : 2018-08-16, 수정일 : 2018-08-14
[ 경인방송 = 구민주 기자 ]

 


(앵커)


오는 20일부터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진행됩니다.


오랜 세월 그리워했던 가족들을 만날 수 있게 된 남측 방문단은 93명인데요,


경인방송은 두 차례에 걸쳐 이번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가 된 분들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로 북한 의용군으로 간 형의 소식을 60여 년 간 기다려 온 조권형 할아버지의 사연을 구민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터뷰/ 조권형 할아버지]


"1950년 아마 7~8월 됐을거다. 그때 강제로 우리 형님이 의용군으로 북한군으로 넘어갔다. 그 후로 생사를 모른다. 형님이 돌아가셨는지 살아있는지..."


한국전쟁 당시 북한 의용군으로 징병된 둘째형의 소식을 기다린 지도 어느덧 68년.


중이염이 있었던 형이 내내 솜으로 귀를 막던 기억을 끝으로 얼굴마저 희미해졌다는 조권형 할아버지는 형의 생사만이라도 알고 싶었습니다.


[인터뷰/ 조권형 할아버지]


"우리 어머니가 생존해 계실 때 우리 형님이 살아서 무사히 돌아라고 매일 장독대에다가 청수..청수를 매일 모셨다. 365일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오랜 시간 기다림에 지칠 대로 지친 조 할아버지에게 드디어 기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16년 전 신청했던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가 된 겁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조 할아버지가 그토록 기다려온 둘째형은 17년 전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인터뷰/ 조권형 할아버지]


"전란 속에서 타향에서 살다보니 오래 살기가 어렵지 않겠나. 할 수 없는거다. 며느리를 보기 위해서 보러 가는 거다. 조카 며느리."


전란에 목숨을 잃지 않고 가정까지 꾸려 자식까지 있었으니, 묘라도 있겠다는 생각에 조금은 안도했다는 조 할아버지의 눈시울은 금세 붉어졌습니다.


[인터뷰/ 조권형 할아버지]


"살아있으셨을 때 무슨 말씀을 하셨나. 만나면 자세하게 얘기할 수 있다. 돌아가실 때 무슨 유언을 했는지, 뭘 하시다가 돌아가셨는지..."


오는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열리는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위해 남측은 조 할아버지를 포함한 93명, 북측은 88명의 상봉대상자를 확정했습니다.


상봉대상자들은 그토록 그리던 가족들을 만날 그 날을 설레는 마음으로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경인방송 구민주입니다.



구민주 kumj@if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