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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상봉 기획②] 실향민 1세대 윤중식 할아버지 "70년의 기다림 끝에 고향 땅을 밟네요"
인천 / 사회 강신일 (riverpress@ifm.kr) 작성일 : 2018-08-20, 수정일 : 2018-08-20
[ 경인방송 = 강신일 기자 ]
(앵커)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오늘 열립니다.

인천에선 16명이 대상자로 확정됐는데요,

황해도 출신의 실향민 1세대인 윤중식 할아버지의 사연을 강신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한국전쟁 당시 11살의 나이로 고향인 황해도 벽산군을 떠나 피난길에 오른 윤중식 할아버지.

38선 이남이던 고향은 전쟁 중 북측 영토로 넘어가면서 다시는 갈 수 없는 곳이 됐습니다.

[인터뷰 - 윤중식 할아버지]
"그때 당시에는 오래 안 있을 줄 알어요. 금방 고향 돌아갈 줄 알았죠. 근데 이렇게 70년이나 됐으니 이 세월이 참 이렇게 오래갈지 몰랐죠."

결혼해 따로 살던 큰누나의 모습도 다시 보자던 피난 전 만남이 마지막이 됐습니다.

[인터뷰 - 윤중식 할아버지]
"용매도라는 섬이 있어요. 누나네 빼고 식구 전부 피난을 갔어요. 원래 매형은 같이 갔었는데 먹고 살게 없으니까 도로 이북으로 돌아갔어요"

할아버지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로 선정되며 큰누나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 짐작은 했지만 허탈한 마음을 감추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두 조카와의 만남이 성사돼 가족의 오랜 숙원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게 됐습니다.

[인터뷰 - 윤중식 할아버지]
"누님은 아니지만 혈육이니까. 하여튼 마음은 설레요. 가서 조카라도 보고, 누님에 대한 소식도 듣고 우리 고향 소식도 알고 있는지 그것도 물어보고 그럴려고요."

일흔이 된 조카에게 줄 선물을 정리하며 상봉일을 손꼽아 기다린 윤 할아버지.

이번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의 10명 중 8명은 윤중식 할아버지와 같이 80대 이상의 고령자입니다.

이산가족 생존자의 고령화는 점차 가속화하고 있지만 신청자의 극소수만이 가족을 만납니다.

이산가족 상봉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정례화되길 바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경인방송 강신일입니다.

강신일 riverpress@if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