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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마시모 자네티가 경기도문화의전당 회의실에서 진행된 신년인터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구민주 기자>

[인터뷰] 마시모 자네티 “베토벤으로 경기필 역량 보여줄 것…새로운 해석 기대해달라”

[경인방송=구민주 기자]

 

마시모 자네티. 세계적인 지휘자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던 그가 지난 9월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로 취임하자 많은 기대와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지난 몇 차례의 공연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자네티가 이끄는 경기필에 대한 관객들의 만족도는 높았습니다.

짧은 기간에도 깊은 인상을 남긴 그가 올해 본격적으로 경기필과의 ‘합(合)’을 보여주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기필이 2020년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앞두고 선보일 베토벤 교향곡 전곡 사이클은 자네티가 해석하는 베토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자네티 스스로도 “지휘자와 오케스트라가 호흡을 맞추고, 서로 공부하고, 배우는 데 가장 좋은 작곡가의 작품은 베토벤”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그는 경기필에 대한 애정 역시 숨기지 않고 드러냈는데, 경기필의 실력과 잠재력이 기대 이상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꾸준히 발전하는 경기필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자네티의 바람은 마치 우리가 흔히 말하는 ‘초심’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자네티는 “베를린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4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악단이지만 연습 때마다 행복하지 않다. 더 나아지려고 하는 의지 때문”이라며 “이러한 정신을 경기필과 함께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다음은 마시모 자네티와의 일문일답.

– 취임한 지 100일이 지났다. 경기필과 함께한 소감과 경기도민들에게 새해 인사를 해 달라.

“허니문을 누리는 중이다.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고, 이러한 좋은 분위기가 유지되길 바라고 있다. 경기도가 큰 도시라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경기필이 가진 중요성도 잘 알고 있다. 경기도민들에게 새해에도 큰 복이 있으시길 바라고, 모든 일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

 

– 그동안 경기필 팬들과 몇 차례 만났는데 팬들과 소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다정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 모습을 팬들이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

“경기필과 연주하는 자체가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소셜 미디어나 관객들의 반응을 지켜봤을 때 그들도 만족감을 느낀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저희들이 연주하면서 느끼는 열정이 관객들에게 전달되길 바라고 있다. 지난번 브람스 교향곡을 연주했을 때 10여 분 정도 남아서 관객들에게 감사 표현을 하고 함께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런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지금까지의 공연을 통해) 경기필이 관객들에게 얼마나 사랑받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경기필의 신선함, 젊은 기운을 관객들이 좋아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이러한 부분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내년이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다.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선보이겠다고 했는데, 경기필의 올해 라인업에 대해서 설명해 달라.

“첫 기자회견에서 말씀 드렸던 것처럼 주요 작곡가로 모차르트, 베토벤, 하이든의 곡을 연주할 것을 말씀 드렸다. 지난해에는 기대했던 것 보다 그런 작품들을 덜 연주했고, 오히려 후기낭만인 슈트라우스와 말러를 하게 됐다. 그런데 사실상 오케스트라와 지휘자가 호흡을 맞추고 서로를 알아가고 배워가는 데 가장 좋은 작곡가의 작품들은 모차르트와 베토벤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다.

오는 7월에는 말러 교향곡 4번을 연주하게 되는데, 마지막 악장 노래를 위해 유럽의 ‘슈팅스타’와 같은 엘사 드레이지라는 소프라노가 오게 된다. 한국에 처음 오는데 경기필과 첫 협연을 하게 된다. 그 외에도 아직 확정은 되지 않았지만 모차르트, 브람스 같은 다른 곡들도 연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신년음악회 선곡이 베토벤 교향곡 5번과 6번인데 특별히 이유가 있나.

“신년음악회에 대중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베토벤 교향곡 5번과 6번을 선택했다. 두 곡의 경우는 베토벤의 곡 가운데 아주 중요한 부분인데, 같이 작곡됐고 같이 연주되도록 만들어져 특별하다. 두 곡은 완전히 대비를 이루는데 5번에서의 문제나 긴장감이 6번에서 해소되는 것처럼 완벽한 대비를 이루고 있는 곡이다. 가능하다면 경기필과 함께 베토벤의 교향곡 전곡을 해보고 싶은데, 2~3년 안이면 완전한 사이클이 가능할 것 같다. 어떤 오케스트라든 한 지휘자와 함께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함께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성취를 이루는 것이고, 오케스트라로서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

“베토벤이 위대한 이유는 심포니라는 형식을 다른 의미로 바꿨기 때문이다. 베토벤은 인간의 문제와 해소되는 감정의 폭들을 음악으로 표현했다. 셰익스피어의 희극과 비극이 인간의 관계를 표현하고 있는데 이런 것처럼 베토벤의 교향곡도 각각 다른 것을 표현함에도 불구하고 연결성이 있다. 각각의 교향곡이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고, 하나의 세계와 같은 그 시대의 음악사와 변화.흐름을 보여준다고 말할 수 있다.”

 

-베토벤 교향곡을 선보이는 데 있어 특별히 표현하고 싶은 부분이나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추구하는 바는 투명성이다. 비브라토를 아주 적게 쓰고, 마치 실내악같은 느낌으로 중간 파트의 섬세한 움직임을 다 볼 수 있도록 가벼운 느낌의 투명성을 가진 연주를 하려고 한다. 이전에 경기필과 했던 연주 스타일과는 다른 방식으로 연주하게 될 것이다. 완전히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느낌으로 하려고 한다.”

(자네티와 경기필이 이번 베토벤 교향곡 전곡 사이클에 사용하는 판본은 ‘베렌라이터’로 영국의 음악학자 조나단 델 마르가 수정 편집한 악보다. 이른바 ‘조나단 델 마르 판본’이라고도 불리는 이 악보는 베토벤 교향곡 원본에 가장 충실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는데, 음표의 음이 다르게 적혀있는 부분이 있어 지휘자가 해석하고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자네티는 설명했다.)

 

-경기필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오케스트라의 잠재력에 충격을 받았다. 수준이 기대 이상이다. 현재는 그 기대 이상의 수준이 점점 늘고 있다. 어느 한 세션만 잘하는 게 아니라 모든 파트가 다 잘 연주한다. 가장 좋아하는 건 표현하는 방식이다. 연주 실황을 영상으로 봤는데 단원들의 움직임이 바람이 불어서 같이 움직이는 것 같은 움직임이었다. 한 호흡으로 연주하기 때문에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경기필과의) 관계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이 관계가 지속되길 바란다.”

 

– 좀 더 보강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외부에서 갖는 기대도 있지만 내부적으로 갖는 기대도 있다. 경주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간에 주저앉지 않고 지속적으로 꾸준히 계속 나아지는 실력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450년 된 오케스트라 슈타츠카펠레는 하나의 정신이 있는데 그들은 매 연습 때마다 행복하지 않다. 더 나아지려는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정신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

kumj@if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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