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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게 낫다"...'익명 기부' 기초수급자.폐지 줍는 어르신의 훈훈한 '온정'
경기 / 사회 조유송 (Usong@ifm.kr) 작성일 : 2019-01-11, 수정일 : 2019-01-11
[ 경인방송 = 조유송 기자 ]

 


(앵커)


겨울바람이 매섭습니다. 어려운 우리 이웃에겐 추운 겨울이 가장 힘겨운 계절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중에서도 끝까지 자신의 얼굴을 밝히지 않은 채 '익명 기부'를 해오는 분들의 온정이 남아 있어, 힘겨운 이웃들이 추운 겨울을 버틸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조유송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수원시 금곡동에 홀로 살고있는 71살 김모 할아버지.


지난 달 금곡동행정복지센터를 찾아 기초연금을 모은 돈이라며 100만 원을 내놓고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행정복지센터 관계자]


"한 달에 25만 원 받으신다고.. 300만 원 받으시거든요 1년에. 거기에 100만 원 기부하셨으니까. 잘 사시는 분이 아니니까. 이런 분들이 많아서 살기 좋은 세상이죠."


익명의 기부자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권선구 구운동의 한 기초생활수급자인 79살의 박모 할아버지도 마찬가집니다.


두 달 전 현금 60만 원을 겨울철 청소년 한부모 3가구에 '희망을 갖고 따뜻하게 겨울을 보내달라'며 희망의 메시지와 함께 후원금을 전달했습니다.


[인터뷰 / 구운동행정복지센터 관계자]


"한 달에 25만 원에서 받으시거든요.. 안 쓰시고 모으신 것도 있고"


박 할아버지는 과거 자신이 어려울 때 이웃에게 도움을 받아 고마웠다며, 앞으로 자신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말만 남겼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폐지를 주워온 한 어르신도 온정을 보탰습니다.


영화동에 거주 중인 80대의 한 할아버지는 지역 내 저소득 어르신을 위해 써달라며 라면 700여 개와 계란 25판을 건넸습니다.


[인터뷰 / 장안구 영화동행정복지센터 관계자]


"당신 성함 여쭤보니까 '모르는 게 낫다'고 하시니까 저희가 더 캐묻지는 못하겠더라구요. 꼬치꼬치 캐물으려 하면 '나에 대해서 물어보지 말아라 그냥 기부만 하고 간다' 이렇게 얘기하고 가시니까.."


어려움 속에서 피어난 얼굴 없는 이웃들의 따뜻한 온정. 한겨울 추위를 녹이고 있습니다.


경인방송 조유송입니다.



조유송 Usong@if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