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18일) 환경부는 붉은 수돗물 사태가 장기화된 원인이 공촌정수장의 탁도계 고장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인천시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실제 탁도계 관리는 허점 투성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비단 공촌정수장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강신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정부 원인조사단의 발표 내용 중 가장 이목을 끈 건 공촌정수장의 탁도계가 고장난 상태였다는 것.
[인터뷰/ 김영훈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
"당초 정수지 탁도가 기준 이하로 유지된 것으로 인천시는 판단하고, 정수지와 흡수정의 수질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지만 탁도계 고장으로 정확한 탁도 측정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인천시는 사태 발생 2주가 넘도록 이를 확인조차 못한 채 수돗물 방류만을 강조하다 골든타임을 놓쳤습니다.
환경부도 공촌정수장 정수지와 흡수정이 이물질 공급소 역할을 했다고 신랄하게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문제 당사자인 인천시상수도사업본부는 '고장'이란 표현은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일시적으로 비정상 가동이 된 것일 뿐, 평소에는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했다는 건데 정작 비정상 가동된 이유에 대해선 답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김재원 신임 공촌정수사업소장]
"쭉 정상적으로 작동하다가 어찌 됐는지는 모르는데 그런 현상이 난 걸 환경부는 고장이라고 표현한 것이고요. 저희가 계측기 회사에도 물어봤는데 자기네도 모르겠다고."
상수도본부가 원인도 모른 채 항변하는 배경에는 허점 투성이인 탁도계 관리에 있습니다.
현재 공촌정수장은 정수지와 침전지, 여과지 등 정수계통에 모두 36개의 탁도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탁도계 관리는 사실상 2년에 한 번 실시하는 법정 검사가 전부입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탁도계는 지난해 적합 판정을 받았지만 원인 모를 고장을 일으켰습니다.
사업소 측은 탁도계 수치와 실제 물의 탁도를 매일 한 차례 비교한다고 해명했지만, 수시로 변하는 탁도계 수치를 잡아내긴 거의 불가능합니다.
비단 공촌정수장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경인방송 강신일입니다.
강신일 riverpress@if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