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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사태 1년전 예언? 경인방송 시사콩트 ‘천하대반점’ 화제
최순실 / 인천 / 풍자 / 천하대반점 / 박근혜 / 문화 김성민 (icarus@ifm.kr) 작성일 : 2016-11-25, 수정일 : 2016-11-28
[ 경인방송 = 김성민 PD ]
경인방송 <노명호 양희성의 시사자유구역>(FM 90.7MHz 오후 6~8시 방송)의 정치 풍자 시사콩트 ‘천하대반점’이 화제다.

천하대반점은 코미디보다 더 코미디 같은 정치 현실과 청와대에서 벌어지는 일을 중국 음식점에 빗대어 풍자하는 코미디다. ‘본격 애국 콩트’를 전면에 내세우며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방송됐다.

개그우먼 양희성이 박근혜 대통령을 성대 모사해 ‘박사장’으로 출연하고, 방송인 노명호가 황교안 총리를 상징하는 ‘황고안’으로 연기를 펼친다. 그 밖에 여야의 대권주자들, 각 당의 유력 정치인들을 상징하는 목소리들이 등장한다.

최순실 사태가 터지기 딱 1년 전이다. 1년 전만해도 박근혜 정권이 서슬퍼렀던 터라 왠만한 용기가 없으면 권력의 심장부인 청와대(시사콩트에선 천하대)를 신랄하게 비판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경인방송은 굽히지 않았다. 지역의 작은 방송이지만 국민들이 시국 돌아가는 것을 보고 너무 답답함을 느껴 올곧은 소리를 담아 내기로 했다.

PD, 진행자, 작가 등 모든 스텝들이 회의에 회의를 거듭하며 아이디어를 짜냈다. 청와대 때문에 쓰려진 속을 시원하게 달래줄 '해장국' 같은 방송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천하대반점은 그동안 1년 넘게 국정교과서 문제, 개성공단 폐쇄, 한일 위안부 협정, ‘나라 꼴 잘 돌아간다’ 등 정부와 집권당, 정치권의 행태를 꼬집었다.

이런 방송을 계속해서 선보이자 청취자들은 “정치 풍자가 사라진 시대에도 불구하고 중국 음식점 경영보다 허술한 국정 운영을 코믹하게 들려줘 신선한 충격을 준다”는 평가를 보내왔다.

최근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자 “현 사태를 예견이라도 했느냐”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어이없는 국정운영을 펼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계속해서 풍자프로그램을 이어왔던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천하대반점은 ‘고산병엔 비아그라’, ‘온 우주의 기운을 모으고 계시는가’, ‘이러려고 대한민국 태어났나 자괴감 들어’, ‘나가주세요!’ 등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관련 에피소드들을 집중적으로 방송하고 있다.

이 같은 콩트에 대해 청취자들은 매일 수백통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열띤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청취자는 “천하대반점을 사무실에서 듣고 나가려고 퇴근도 못하는 일이 자주 생긴다”고 말했다. 다른 청취자는 “퇴근길 차 안에서 듣다 집에 도착했는데 천하대반점이 안 끝나 차에서 못 내리고 있다"는 소식을 제작진에 알려왔다.

경인방송 제작진은 “1년 전만 해도 천하대반점은 지역 지상파 방송 유일의 정치 풍자 콩트였다”며 “다시 정치 풍자 문화가 살아나서 반갑기도 하지만 그만큼 현실은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 풍자 콩트가 정치혐오를 불러오는 것이 아니라, 웃음을 통해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천하대반점 듣기: http://www.podbbang.com/ch/9904

김성민 icarus@if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