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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유의 해피타임 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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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길 먼지와 수박서리
  • 최재준
  • 댓글 : 0
  • 조회 : 2,015
  • 작성일 : 18-08-15

 

순디님 오늘 홈피에 글 올린김에 다른하나를 더 올려보겠습니다.


다름아니오라 그 옛날 어릴적 추억이 가득담긴 시골길 대로변의 참외서리에 얽힌 이야기를 해 보렵니다.
제 나이가 지금 50대입니다만 글을쓰는 지금의 제 나이는 아직도 마음만큼은 초등시절마음입니다.

지금의 초등학교 3학년시절 여름방학을 이모가 살고계시던 경기도 이천에서 줄곧 방학을 보냈었지요...
그러던어느날 이종사촌형과 동네 형들이 참외서리를 하러가자는 제안으로 함께 따라나섰습니다.
그당시 시골버스가 다니는 제법 큰 신작로 길 임에도 비포장이기에 대부분 버스가 한번 지나가면 한참동안 흙먼지로 바로앞도 볼수없을 정도로 무척 심했지요.

특히 완행버스보단 직행버스가 세차게 내 달리면 더욱더 흙먼지의 여파로 시야확보는 한참동안 눈뜬 장님이 되고마는 셈이지요...


한참동안 동네형들을 따라간 후 이윽고 큰 길가에 한눈으로도 노릿노릿한 참외가 푸르른 넝쿨잎 사이로 작렬하게 내리쬐는 강한 햇볕아래 드러나 보였습니다.

형들의 작전지시에 따라 어린 나를 비롯한 몇명의 아이들은 나와함께 한쪽편으로 미리 몸을 멀리해 놓고 형들은 완행버스가 아닌 직행버스가 지나가기를 기다렸습니다.

잠시후 저 언덕편의 길 모퉁이너머로 뭉개구름과  저녁연기처럼 어마무시한 흙먼지가  이는것을봐선  여지없이 직행버스임을  어린 저로써도 직감했지요...
떨리는 가슴에 숨을죽이듯이 형들이 서있는 곳을 직행버스가 온통 흙먼지로 심하게 뒤덮고 지나간 그 틈새로 이종사촌형과 이웃 형들의 서리작전이 개시된 것입니다.

흙먼지가 사라지기 전 잽싸게 서둘러야 하는 그 상황을 상상해 보십시오.
얼마나 가슴조려지는지를.....어휴~~~~...
과일이 탐스럽게 잘 익어 수확기가 되면 영락없이 원두막위로 낮잠을 달게주무시는  호랑이 할아버지와 사람들이 올라가 있었죠.

얼마간 흙먼지가 가라앉고 형들의 모습이 서서히 떠오르는 모습을보니 모두 다 런닝샤쓰 앞으로 노란 참외 몇몇개씩을 앞쪽으로 푹 숨기고 우리쪽으로 향해 부지런히 걸음을 재촉하였습니다.
숨어서 보는 우리로썬 그 노랑참외를 보고선 "만세" 라는 소리를 약속이라도 했듯이 서로 외쳐대었습니다.

애써 서리를 해 온 그 참외를 무사히 공수하여 인근에있는 개울로 향했습니다.
역시 시골본토배기들의 형들 참외서리솜씨는 알아줄 만 했었지요.

흙먼지로 온통 뒤집어 쓴 노랑참외를 흐르는 개울물에 씻어 껍질도 벗기지않은채 그냥 한입 콱 깨물었지요...얼마나 달고 맛있었는지 지금도 그 생각을 해 보면 중년이 된 지금에와서 참외를먹을때 그맛이 안나더군요...

맛있는 참외를 한참 먹은 후 내리쬐는 태양볕에 우리는 모두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도않은채 옷이란 옷은 죄다 벗은채로 조금 깊은곳의 개울물속으로 첨벙~첨벙 하며 뛰어들었습니다.
그당시엔 옷을 모두 벗은채로 개울에서 멱감는것은 일상이었기에 별 쑥스러움이 없었죠.

한참을 개울에서 물장구를 치고있을때 상류쪽에서 제법 커다란 널빤지 한개가 떠 내려오는것을 우리는 그것을 잡아 등에다 짊어대고 그대로 누운채 물위로 다이빙을했지요...

그 널빤지로 한참을 재미있게 여러가지방법으로 물위에서 놀고있던중 동네형 한사람이 널빤지를 뺏어 유심히 살펴보더군요...

그러더니 한다는 말은 ""야~ 이거 관뚜껑이야... 관 뚜껑...바보들같으니...""

ㅋ.ㅋ.ㅋ.여지껏 관뚜껑을 가지고 놀았던 것입니다.
형의 말을듣고선 저역시 어린나이였슴에도 유심히 살펴보니 영락없는 관 뚜껑이 분명했었습니다.

그날 이모집에서 저녁을 먹기전 이모부에게 낮에있었던 관뚜껑 에 대한 이야기를 말씀드렸더니 개울가 상류 언저리에서 장례를 치루던 중 탈관을 하고 아마도 관 뚜껑을 개울가에 그대로 방치한것이 장마영햘으로 불어난
개울물에 떠 내려온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우리는 또한번 불쾌감으로 찜찜함을 간직한 채 이모님께서 저녁식탁에 이모부께서 아침에 앞산에서채취한
송이버섯국을 맛있게 끓여주신탓에 찜찜함을 애써 잊으려했지만 그날 저녁밥을 거의 못먹었던것으로 기억이나네요...ㅎㅎ
이렇게 한참지난 추억의 옛 향기가 가끔씩 생각난다는것은 이제 저역시 나이를 먹었다는 증거이겠죠?...

오늘밤도 해피타임 진행에 수고많으셨습니다 순유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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