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유의 해피타임 907
제작*진행 황순유 PD 김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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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말고 이상은
- kimjieun1
- 댓글 : 0
- 조회 : 1,553
- 작성일 : 21-02-04
누구에게나 잊지 못할 추억 하나쯤은 있나봐요
며칠동안 노사담 코너를 듣다가 문득 떠오른 시절이 저에게도 있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오빠와 남동생 사이에서 자랐던 저는
선머슴아같다는 소릴 많이 듣고 자랐어요
그래서 일부터 머리도 기르고 온갖 예쁜 척은 다하고 살았지만
남자 형제들 틈에서 자라는 티는 사라지지 않더라고요.
친구들이랑 분식집에 가서도
저는 집에서 먹던 버릇으로 허겁지겁 먹어댔고
행동 하나하나에 그 또래의 여학생들과는 사뭇 다른 부분이 많았던지
새학년이 될 때마다 늘 반의 웃음거리가 되곤 했거든요
그러다 저 고1 때 가수 이상은 씨가 강변가요제에 나와서 대상을 탄 거예요
한 눈에 확 띄는 큰 키에, 멀뚱멀뚱한 눈에
저는 팬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반 친구들의 성화에 소풍을 가거나, 학교 축제가 열리면
늘 이상은 씨처럼 분장을 하고 노래를 불렀죠
물론 노래를 잘하지는 못해 매번 인기상을 받았지만요
지겨울 만도 할텐데 저는 그냥 행사 때마다 이상은 노래를 부르는
김지은이라는 이름보다 학교에서 이상은으로 불리는 여고생이었답니다
진짜 오랜만에 생각이 나서 학창시절 앨범을 찾아보니
왜이리 촌스럽고 웃음이 나는지요
소풍 때 찍은 사진들은 죄다 모자를 뒤로 쓰고 있고
무대에서 노래를 하는 엉거주춤한 포즈도..
지금의 저로서는 상상도 못할 사진들이네요
담다디를 부르던 여고생은 이제 쉰을 넘은 중년의 아줌마가 되었지만
언제나 소녀의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오랜만에 글을 적어봅니다.